[박동규의 세상만사] 요동치는 대선 판도, 보수 야권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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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요동치는 대선 판도, 보수 야권의 길은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3.1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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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에 흔들리는 제1야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2022년 3월 9일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대선 가도에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람이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현 정권의 ‘눈엣가시’로 여겨지던 때도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신임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길을 가고 말았다.

보수 야권은 일제히 그를 ‘범야권 블루오션’으로 규정하고 있다. 품에 안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 전 총장이 ‘反 문재인 연대 세력’이라고 확신하면서 함께 가야 할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자리를 걷어차고 나온 이후 윤 전 총장은 임기 시절 다소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언어와 법조인 특유의 경직된 법률용어, 법의식에 충실한 언행에서 탈피한 모습이 확연하다.

‘정의와 공정’, ‘자유민주주주의’ 수호에 목청을 높이며 ‘부동산 투기’와 ‘청년 문제’ 등을 언급한 것도 동일 선상의 준비된 메시지로 보인다. 이를 놓고 ‘정치인 윤석열’이 다 됐다는 평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행보를 두고 세간에서는 이미 오래전 계획된 것이고 정치권의 조언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기도 했다. 

사퇴 직후 윤 전 총장은 ‘보수층의 기대치’를 한껏 모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보수 야권은 일제히 ‘반문 연대’를 명분 삼아 손을 내밀었다. 국민의힘 주류세력들로서는 내심 불안과 초조함이 깔려 있었을 것임에도 말이다.

박근혜 국정 농단 수사의 주역이자 현 정권에 ‘저항’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윤석열’ 이름 석 자로 인해 이렇듯 야권은 지금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전투력과 풍부한 정치경력을 갖춘 대권 잠룡들도 ‘정치 초년생 윤석열’의 움직임 앞에 숨죽일 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적어도 정치 초년생 윤석열은 보수 야권에선 군계일학(群鷄一鶴 : 여러 마리 닭 중 한 마리의 학)이 됐다. 그럼에도 아직 윤석열의 ‘정치적 파급력 지속’에 대해선 ‘기대 반 의구심 반’ 인듯하다. 과거 일시적 신기루 현상을 보였다가 안개처럼 사라진 대선주자들의 사례를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윤 전 총장 역시 ‘내공과 저력’은 두고 봐야 한다. ‘속이 찬 내공’인지 ‘허당’ 인지 아직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보수 야권이 ‘윤석열에 몰린 여론’을 현 정권에 대한 비판론으로만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다면 내년 대선에 또 큰일을 당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윤석열에 대한 기대치의 상당 부분은 현 제1야당, 보수 야권을 대표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과 완전한 탈바꿈을 기대하는 여론도 크게 내포돼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재보선 이후 지든 이기든 보수 야권의 ‘전면적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란 점에서 이견은 없을듯하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벌써 몇 번의 집을 새로 짓고 간판을 바꾸었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해 보인다. 

백전노장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제1야당도 ‘안철수’라는 이름 석 자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尹-安’ 모두 보수 야권의 ‘객(客)’인 셈이다. 재보선 이후 야권은 자칫 이 두 사람의 ‘블랙홀’로 빠져들 수도 있다.

지리멸렬했던 야권의 재편으로 국민적 지지세가 크게 상승한다면 ‘반작용’으로 여권 내 이른바 ‘친문 세력’의 재결집과 당내 대선 구도 재조정 시도 역시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민심은 크게 나빠져 있다. 어쩌면 이번 재보선은 보수 야권에 ‘기회’를, 여권에 큰 혼돈을 줄 수도 있다. 대선판 또한 다시 크게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보수 야권이 대선을 앞두고 흔하게 보여왔던 ‘군계일학’ ‘이름 석 자’에 목메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볼썽사나운 정치판 모습을 연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현 정치 평론가
·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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