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금정 “여성 시행사 CEO 성공 비결은 ‘섬세한 사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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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금정 “여성 시행사 CEO 성공 비결은 ‘섬세한 사명감’”
  • 경남= 김승용 기자,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3.12 15: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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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정 거목㈜ 대표이사
"영천 한라비발디에서 힐링라이프 선사할 것"
"모든 지역에 민간임대아파트 공급하고 싶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경남= 김승용 기자, 박근홍 기자]

"시행은 마치 엄마가 아기를 낳는 과정과 같다."

부동산 시행사인 거목㈜을 이끌고 있는 류금정 대표이사는 국내 건설 시행업계에서는 찾기 어려운 여성 CEO다. 전통적으로 '금녀(禁女)의 영역'인 건설산업, 그중에서도 부동산 시행사업은 PF, 로비 등을 내세워 거칠고 투박하게 일을 추진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금녀의 장벽이 더욱 두텁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 류 대표는 그야말로 '거목'(巨木)을 키워냈다. 업계에서 거목은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시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 부지 확보, 시공사 선정, 각종 인허가 절차, 자금 조달 등 복잡다단한 시행사업 추진 단계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풀어내며, 사명감을 갖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이룰 수 있는 성과였다고 그는 설명한다. 〈시사오늘〉은 류 대표의 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지난 3월 11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서면으로 이뤄졌다.

류금정 거목㈜ 대표이사는  국내 부동산 시행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최고경영자다 ⓒ 거목 제공
류금정 거목㈜ 대표이사는 국내 부동산 시행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최고경영자다 ⓒ 거목 제공

-법무사 출신으로 안다. 어떤 계기로 시행사업에 뛰어들었는지 궁금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어린 나이인 27세에 그저 내 집을 짓기 위해 단독주택을 건립했고, 준공한 뒤 얼마 살지 않아 주변에서 자기들에게 팔라는 요청이 있어서 집을 팔게 됐고, 그래서 다시 땅을 매입해 보다 근사한 단독주택을 지었다. 자연스럽게 시행이라는 일에 발을 들인 것이다. 때문에 당시 주변에서는 법원직을 관두고 전문적으로 '집 장사'를 하면 대성하겠다며 퇴직을 권유하기도 했다. 부친이 공무원이시기도 했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서 공무원 생활을 조금 더 하긴 했지만,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결국 그때부터 난 집 장사를 했고, 그걸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 것뿐이다."

-지금은 지역을 대표하는 시행사로 확고히 자리잡았지만. 일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현장은 2005~2006년 시행을 맡은 데시앙 브랜드 공동주택이었다. 당초 신일해피트리라는 브랜드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시공사의 부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너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당했기에 무척 곤혹스러웠는데 결국 데시앙이라는 브랜드로 시공사를 변경해 잘 마무리했다. 회사 이익보다는 수분양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한 게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 입주민대표회의가 준공 뒤 보통 시공사에게 주는 감사패를 우리가 받아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시행이란 마치 엄마가 아기를 낳는 과정과 같다. 태교도 하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마지막 산고의 고통까지 겪고, 하지만 '응애'하는 아기의 첫 울음이 터지는 순간 고통은 모두 잊혀지게 된다. 공동주택사업이 딱 그렇더라."

-시행사업에 대한 철학이 남다른 것 같다.

"참 어려운 일이다. 운도 따라야 하고. 하지만 체계적으로 차분하고 섬세하게 하나하나 진행한다면 틀림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솔직히 그닥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주택사업은 큰 수혜를 다수의 지주가 가져가고, 다음으로는 금융, 시공사 등 협력업체들이 수혜를 입는다. 더 나아가서는 수분양자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사업이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들이 꼭 알아줬으면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땀으로 이뤄진 좋은 집이구나,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주셨으면 너무나 감사하겠다."

-대표적 남초업계에서 여성CEO로 성공한 비결이 있다면.

"글쎄,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고.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여성으로서 시행사업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분야고,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이다. 금융시스템, 인적네트워크 등 많은 협업이 필요한 일이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현장에서 조화를 이뤄내고, 수분양자들에게 좋은 집을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류금정 대표가 이끄는 시행사 거목은 한라와 함께 장기전세형 민간임대아파트 '영천 한라비발디'를 경북 영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영천 한라비발디 조감도 ⓒ 거목 제공
류금정 대표가 이끄는 시행사 거목은 한라와 함께 장기전세형 민간임대아파트 '영천 한라비발디'를 경북 영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영천 한라비발디 조감도 ⓒ 거목 제공

-경북 영천에서 한라와 함께 민간임대주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들었다.

"'영천 한라비발디'라는 단지다. 1군 시공사인 ㈜한라가 참여하며, '비발디'라는 최고 브랜드를 지닌 명품 아파트다. 최근 집값과 전세가 폭등으로 올전세형 민간임대아파트가 각광을 받고 있지 않느냐. 영천 한라비발디는 합리적인 가격에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주거가 보장되고, 수준 높은 브랜드의 신축 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비규제지역에 들어서는 단지인 데다, 명의변경이 가능하고 무제한 전매를 할 수 있어 투자자의 관심도 많은 편이다. 또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임대보증금을 100% 보증해 입주까지 모든 과정에 있어 안심할 수 있다. 주변에 동부초 등 학교와 파크골프경기장, 체육시설, 공원 등이 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환경 좋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인 영천 한라비발디에서 여유로운 힐링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부지 100%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신탁했으며, 한라와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현장에 대한 착공계를 접수한 상태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데.

"영천 한라비발디 사업을 준비하면서 모든 외부 활동을 끊었는데, 이제 다시 영천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그동안 여러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특히 이번에는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싶다."

-2년 연속 대한민국 최고경영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까 말했듯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펼치는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주신 것 같다. 책임경영과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항상 시공사와 금융사, 이주민, 그리고 수분양자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일하고 있다. 그것이 올바른 주거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시행사 본연의 임무라고 확신한다."

류금정 거목 대표이사 ⓒ 거목 제공
류금정 거목 대표이사 ⓒ 거목 제공

-본인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성실을 강조하는 편이다. 성실한 사람은 비록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한다. 빠른 토끼보다는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끝까지 완주하는 거북이 같은 마음과 자세로 처음 가진 꿈을 반드시 이루고자 노력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지금까지 많은 고생을 했다. 이제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밥상을 차리는 여자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큰 아이도 출가해서 가정을 이뤘고, 막내까지 장가를 가면 이제 홀가분한 마음뿐이다. 다만,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해서 전국 모든 지역에 민간임대아파트를 공급하고 싶다. 그래서 사명과 브랜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단지는 크지 않아도 지하철역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단위세대가 살기 편리한 집도 공급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중에는 누구나 가고 싶고 살고 싶어하는 제주 하늘 아래 둥지를 갖는 게 최종 목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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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욱 2022-10-25 15:12:43
웃기고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