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피해 본 폭스바겐, LG-SK 배터리 줄인다
배터리 전쟁 피해 본 폭스바겐, LG-SK 배터리 줄인다
  • 방글 기자
  • 승인 2021.03.1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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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탑재" 한마디에…LG-SK직격탄
폭스바겐 매출 40% 중국서 나와…CATL 눈치 본 결정인듯
"한국 배터리사, 신뢰도 떨어졌다…소송전 멈춰야" 주장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가 파워데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워데이 캡쳐화면스 폭스바겐 CEO가 파워데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워데이 캡쳐화면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가 파워데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워데이 캡쳐화면스 폭스바겐 CEO가 파워데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워데이 캡쳐화면

“2030년까지 그룹 전기차 80%에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다. 통일된 각형 배터리셀 디자인을 적용해 배터리 제조비용을 줄이겠다. 보급형 차종에서 최대 50%, 대표 차종에서 최대 30%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폭스바겐

폭스바겐이 미래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적용한다. 중국 CATL 배터리와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리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급받던 파우치형 배터리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날 진행한 파워데이 행사에서 미래 통합 배터리셀로 각형에 집중하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업계는 폭스바겐 매출의 40%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파우치형과 원통형, 각형 등 세가지로 나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주력 배터리는 파우치형이고, 일본 파나소닉은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각형을 만드는 배터리사는 중국 CATL과 삼성SDI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이 CATL 배터리를 주력으로 두고, 삼성SDI 배터리를 공동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는 물론,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서도 단일 벤더 체제를 피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배터리 벤더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SDI와 CATL이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전망”이라며 “앞으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각형과 파우치형 중 어떤 형태를 선택할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각형 셀로 통합한 데 대해서는 중국 시장을 고려한 처사라는 분석이 가장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CATL에 잘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스바겐의 가장 큰 고객인 SK이노베이션에게는 굉장히 뼈 아픈 상황일 거다. 이번 결정은 고객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도 타격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ATL과 폭스바겐이 지분 투자한 노스볼트가 각형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K-배터리 신뢰도 떨어져…폭스바겐의 경고장?

폭스바겐 전기차 ID4. ⓒ폭스바겐
폭스바겐 전기차 ID4. ⓒ폭스바겐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LG와 SK가 벌이고 있는 배터리 전쟁으로 피해를 보게 된 폭스바겐이 양사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폭스바겐의 일부 차량에 공급되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2년 후부터 수입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공급을 제때 하지 못해 아우디 e-트론 출시가 늦어진 것 △폭스바겐 물량을 수주했던 삼성SDI가 공급을 포기한 것 등 한국 배터리 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소송이 한국 배터리에 대한 불신을 키운 것"이라며 "무분별한 경쟁자 발목잡기식 소송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업체 자체생산 움직임, "기술력 격차 좁히기 힘들 것"

테슬라에 이어 폭스바겐이 자체 배터리 생산 비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박연주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에 단기 불확실성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배터리 셀의 핵심은 어떤 케이스를 쓰는지가 아닌, 안에 있는 화학물질을 어떻게 바꾸느냐”라면서 “노스볼트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 진영과 파우치 타입의 원가 절감이 가속화되면 폭스바겐의 배터리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수요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위 배터리 업체들의 먹거리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배터리 제조사에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배터리 업체들이 20년 이상 축적한 기술력과 품질 노하우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체 조달 물량의 비중을 높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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