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산 소비자만 봉?”…오락가락 BMW 보증 정책에 PHEV 고객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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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산 소비자만 봉?”…오락가락 BMW 보증 정책에 PHEV 고객들 ‘부글부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3.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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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 연장 프로모션 두고 고객 혼선 빚어
지난해 출고된 일부 모델 소급 적용했지만, 일부 차량 차별둬 고객 불만 이어져
지난해 배터리 리콜 겪은 고객들 ‘참담’…“몇개월 차이로 먼저 산 고객만 피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올해 시행된 보증 연장 정책과 관련해 소급 적용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에 돌아온 BMW 코리아의 답변 메일 내용. 연식과 출고일 기준에 따라 보증 연장 적용이 어렵다는 안내가 이뤄졌다. ⓒ 제보자 제공, BMW 동호회 카페 갈무리
올해 시행된 보증 연장 정책과 관련해 소급 적용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에 돌아온 BMW 코리아의 답변 메일 내용. 연식과 출고일 기준에 따라 보증 연장 적용이 어렵다는 안내가 이뤄졌다. ⓒ 제보자 제공, BMW 동호회 카페 갈무리

BMW코리아가 올해 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배터리·주행거리 보증기간을 대폭 확대하고 나섰지만, 되려 고객들의 원성을 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해당 보증강화 조치가 지난해 구매자와 배터리 리콜을 겪은 고객들을 외면한 채, 올해 판매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 1월 프로모션 일환으로 2021년식(MY21) PHEV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배터리 보증 기간을 기존 6년에서 8년으로, 배터리 주행거리 보증기간은 10만km에서 20만km로 늘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해당 프로모션은 2021년식 모델을 올해 1월부터 출고한 고객들에게 적용되며, 이전 PHEV 구매 고객들에게는 소급 적용이 불가함을 안내했다.

다만 문제는 이번 보증 프로모션이 보증 정책 변경으로까지 이어져 지난해 구매자들에 대한 차별과 차종별 안내 혼선을 유발했다는 데 있다. 기존 안내대로라면 21년식 모델을 올해 구매한 고객들에게만 보증 연장이 주어져야 했지만, 지난해 출고한 21년식 X3 30e, 530e, 745e 모델에도 8년/20만km 혜택을 소급 적용해준 것이다.

반면 330e와 X5 45e 차종은 21년식이라 할지라도 지난해 등록했을 경우 보증 연장에서 제외됐다. 불분명한 소급 적용 기준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키운 셈이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말부터 서비스센터와 고객센터에는 보증기간 연장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PHEV 차량 구매자들의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21년식 330e와 X5 45e를 지난해 구매·출고한 고객들은 동일한 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과 몇개월 차이로 배터리 보증 연장에서 제외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년식 X5 45e를 구매했다는 차주 오 모씨는 "차종과 등록날짜에 따라서 배터리 보증 연장이 안된다는 답변을 안내받았다"며 "X3 30e보다 비싼 1억2000만 원짜리 X5 45e의 보증 연장을 해주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과연 올바른 마케팅, 고객관리인지 의문이 들고 배신감에 화가 난다"고 전했다.

또한 20년식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 사이에서도 BMW가 지난해 배터리 리콜로 인한 피해를 고객에 전가시켰음에도 올해 보증기간 연장 조치에서는 쏙 빼버렸다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콜로 인해 배터리 보증 연장이 필요한 고객들은 오히려 제외된 꼴이어서, 해당 정책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0월과 12월에 걸쳐 PHEV 6개 차종, 총 1257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고전압 배터리 팩 제작 시 발생한 이물질이 배터리 팩 손상과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리콜분 중 고객에 기판매된 물량은 △530e(216대) △X5 45e(114대) △330e(89대) △X3 30e(47대) △745e(9대) △745Le(4대) 등 480여대 수준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BMW PHEV 차량들의 고전압 배터리 리콜 관련 내용. ⓒ 국토교통부
지난해 12월 이뤄진 BMW PHEV 차량들의 고전압 배터리 리콜 관련 내용. ⓒ 국토교통부

지난해 8월 20년식 X5 45e 모델을 구매한 한 차주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BMW의 보증 정책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배터리 리콜을 첫 통보받은 이래 올해 2월 실질적 조치를 받기까지 충전 제한과 PHEV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 데 따른 유류비 증가 등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겪어왔다"며 "하지만 이것도 모자라 제멋대로 식의 보증 연장 정책으로 인해 앞서 구매한 고객들만 바보로 만들었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20년식 X5 45e 차주는 "이번 보증 연장이 리콜 서비스와는 무관한 정책 변경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며 "리콜하는 배터리 시스템도 결국 21년식과 동일한 셈인데, 몇개월 차이로 보증을 달리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BMW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측은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인지하면서도, 보증 연장 대상 고객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보증연장은 세단에만 적용된 게 맞다"며 "마케팅 활동에 있어 자체적인 브랜드 전략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고객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똑같은 기준으로 계속 판매하지는 않는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이 변할 수 있고, 이는 브랜드의 자율성과도 관련된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유관 부서에서도 시장 반응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보증 연장 조치를 어떻게 해주겠다고 답을 주긴 어렵다"고 전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1월 프로모션 일환으로 2021년식(MY21) PHEV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배터리 보증 기간을 기존 6년에서 8년으로, 배터리 주행거리 보증기간은 10만km에서 20만km로 늘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 BMW 동호회 카페 갈무리
BMW코리아는 지난 1월 프로모션 일환으로 2021년식(MY21) PHEV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배터리 보증 기간을 기존 6년에서 8년으로, 배터리 주행거리 보증기간은 10만km에서 20만km로 늘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같은 21년식 모델이라도 등록일에 따라 소급 적용에 차별을 뒀다. ⓒ BMW 동호회 카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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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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