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선거 D-2, 김영춘 “살림꾼 될 것” vs 박형준 “실정 바로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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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선거 D-2, 김영춘 “살림꾼 될 것” vs 박형준 “실정 바로잡을 것”
  • 부산=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4.05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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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보궐선거 D-2, 與野 유세 현장
김영춘 “이번 선거는 대통령 아닌, 부산 살림꾼 뽑는 선거”
박형준 “민주당에 투표하면, 위선·무능·실정에 투표하는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부산=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막판 릴레이 유세에 나섰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도 ‘정권 심판론’과 ‘민생론’이 맞붙었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막판 릴레이 유세에 나섰다. <시사오늘>은 5일,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수영구 합동 유세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중구 자갈치 공영주차장 유세 현장을 담았다.

 

“오늘 점심 때 생태탕 먹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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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후보는 수영구 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합동 유세를 진행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후 12시, 수영구 일대가 들썩였다. 점심 무렵 수영구 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합동 유세가 시작됐다. 유세 30분 전부터 취재진들과 동네 주민, 지지자 등으로 북적였다.

‘쭌쭌쭌쭌 쭌이야(찐이야·영탁)’과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사랑의 재개발·유산슬)’와 같은 트로트. ‘질풍가도·유정석’, ‘더 빅토리·Koreana’, '애국가·YB' 등 응원가로 쓰일 법한 신나는 음악을 로고송으로 사용했다. 선거 운동원을 동원한 율동 유세도 함께 진행돼, 축제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다. 실제로 지지자 가운데 북을 동원한 이도 있었다. 동네는 월요일 낮임에도 불구,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박형준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그를 지지하기 위한 많은 전·현직 의원들로 연단 위가 가득찼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박진·윤창현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원유철·전희경·조훈현 전 의원 등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또 하태경 총괄본부장과 김미애·박수영 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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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나열하며 비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들은 입을 모아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원유철 전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켜 문 정권 심판하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 역시 △부동산 실패 △민생 파탄 △세금 폭탄 △백신 참사 △LH 신도시 투기 등 실정을 나열하며,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오만하고 위선적인 정부를 갈아치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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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총괄본부장은 그 자리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 “오늘 점심 때 다 같이 생태탕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뒤이어 하태경 총괄본부장은 그 자리에 있는 시민들을 향해 “오늘 점심 때 다 같이 생태탕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이는 같은 날 내곡동 인근 생태탕 집 주인 아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의혹 관련 기자회견 돌연 취소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하 본부장은 1997년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빗대며, “선거가 얼마 안 남았고 입증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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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연단에 올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후 1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나 전 원내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 정당을 연상하기 때문에 금지한 ‘내로남불·위선·무능’ 문구와 관련해, “본인들이 내로남불·위선·무능 정권임을 인정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겪어봐서 안다”며 ‘1억 피부과 논란’에 휩싸였던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끄집어냈다. 그는 “이제 우리 국민들은 어떤 네거티브 전략도 속지 않는다”며 “다른 후보에게 네거티브만 하는 김영춘 후보 혼내주자”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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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박형준 후보는 가장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주인공인 박형준 후보는 가장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았다. 전·현직 의원들과 국민의힘 당원들까지 총 8명을 거친 뒤에야 그에게 발언 기회가 왔다. 그는 그에게 덮여 씌워진 13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에 집중했다. “나 의원과 동병상련의 마음”이라며, 가족 얘기를 하는 동안 잠시 멈칫하며 목이 메기도 했다.

“네거티브가 얼마나 무섭냐면, 한 번 뒤집어 씌워서 아닌 걸로 얘기하면 지지자들도 ‘뭐 있는 거 아니냐’며 돌아섭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던 것은 가족에게 상처를 줄 때였습니다. 가정을 파괴하려는 못된 비루한 정치를 계속해야 하나 싶어 마음의 눈물을 많이 흘렀습니다. 저는 사실 선거 점잖게 했습니다. 정책선거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협치 해야 하니, 너무 감정의 골을 패이게 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잘 하는 건 선거 공작뿐이었습니다.”

그는 엘시티 특허 매입 의혹, 국회 조형물 특혜 의혹, 투기 의혹 등에 차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명해도 민주당은 듣지 않고, 매일 새로운 공작을 한다”며 “민주당은 협박과 공갈, 공작에 능하다”고 설명했다.

“저 그렇게 막 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헛살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공작 정치에 속을 부산 시민 있습니까. 민주당에 투표하면, 위선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에 투표하면, 무능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실정에 투표하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아닌, 부산 살림꾼 뽑는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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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오전 10시부터 48시간 릴레이 퍼레이드 유세를 진행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후 2시, 중구에서 작지만 강한 울림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오전 10시부터 48시간 릴레이 퍼레이드 유세를 진행했다. 사상과 북구, 강서구, 사하구를 거쳐 마지막 유세 일정인 자갈치 공영주차장 앞에서 멈춰서 짧은 연설을 가졌다.

민주당 유세 현장 분위기는 국민의힘과는 정반대였다.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로고송 대신, 선거 운동원들이 마이크도 없이 ‘떴다떴다 김영춘(비행기)’ 동요를 개사해 불렀다. 지원 유세를 위해 총 출동한 대거 인원과 달리, 후보 혼자 유세 차량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연령대도 달랐다. 국민의힘 유세 현장은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반면, 민주당 유세에는 30~50대가 많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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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현장에서 한 발짝 떨어져 플래카드를 든 백발의 시민단체가 있었다. ‘김영춘 후보를 지지하는 부산 60~70세대: 부산 경제 살리는 김영춘 후보를 지지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지지자들 틈에 낯선 플래카드를 든 이들에게 왜 지지하냐 물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180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춘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영춘이 되면 부산이 확실히 경제 발전이 될 거다. 60대 이상이 박형준을 많이 지지하는 건 돈 주고 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쟁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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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YS)과 인연이 돼 상도동계 막내로 지낸 김영춘 후보는, 화면에 YS와 함께했던 사진을 띄웠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후 2시 25분, 김영춘 후보가 등장했다. 김영춘 후보는 부산 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대통령 뽑는 선거가 아닙니다. 부산 살림꾼 뽑는 시장 선거입니다. 이 어려운 부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살림꾼이 누가 더 적합할 것인가를 잘 따져주십시오. 김영춘은 부산을 위해서 힘든 국민들을 위하는 민생 시장이 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영춘이 꾸는 꿈’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춘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더 편하게 국회의원할 수 있는 서울 지역구 버리고, 10년 동안 부산에서 3번이나 국회의원 선거 실패한 김영춘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부산 경제 살리는 김영춘이 꾸는 꿈에 투표해주십시오. 함께 살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함께해주십시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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