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교수 “韓 외교, 美·中 경쟁 속 구체적 방향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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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교수 “韓 외교, 美·中 경쟁 속 구체적 방향 정해야”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4.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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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포럼(69)] 바이든 美행정부, 전 정부보다 중국 견제 ‘체계적’
역대 정부, 대처 원칙·방향 없어…포퓰리즘 등 ‘임시방편’적 대응 비판
‘모호한 입장’ 안돼…“구체적 정책 및 일관성·유연성 행보 필요” 조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위성락 교수가 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75회 동반성장포럼'에서 '바이든 시기 미·중 경쟁과 한국 외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위성락 교수가 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75회 동반성장포럼'에서 '바이든 시기 미·중 경쟁과 한국 외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러시아 대사를 지냈던 위성락 국립외교원 겸임교수가 미·중 경쟁 속 우리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8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 75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모호한 입장에 서지 말아야 한다"면서 한국의 외교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美행정부, 전 정부보다 중국 견제 '체계적'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국 정책을 진단하고 과거 우리 정부들의 외교 행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위 교수는 "지금까지 드러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을 살펴보면, 과거 트럼프 정부와 유사하면서도 조금 더 체계적인 견제를 지향하는 인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때의 정책 개념인 인도 태평양 전략 하에 견제책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전 행정부에 이어 대중(對中) 견제를 추진하는 현실은 과거 미·소 대립과 같은 국제적인 환경이 됐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한반도와 북핵 문제, 남북 관계도 미·중 대립이라는 큰 구도 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책의 기초로 동맹 강화를 내세우므로 한국(동맹국)에게 (중국 문제)에 대한 공동 보조를 주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장기화되겠다"면서도 미·중 대립의 변수는 중국의 '전향적'인 변화와 러시아의 입장을 꼽았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각각 전략적 사고가 접점을 찾게 되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역대 정부, 대처 원칙·방향 없어…포퓰리즘 등 '임시방편'적 대응 비판

위성락 교수는 특히 과거 정부의 외교 행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위 교수는 "한국의 역대 정부는 미·중 대립을 목도하면서도 이렇다 할 정책적 대처를 고심하지 않고 오랜 기간을 지내 왔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대처 원칙이나 방향을 세우지 않고 '사안'별로 임시방편적인 대응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부는 미국과 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면서 "이같은 자세는 부상하는 중국의 위력과 한·중 경제 관계를 감안할 때, 한국이 입장을 정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현실론이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역대 정부들은 중요 국제환경 변화를 냉철하게 보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대외문제를 보려는 관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적 고려를 중심으로 대외 문제를 다루면서 중요한 결정은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또한) 대중의 인기만 의식하는 포퓰리즘, 민감한 사안을 회피하려는 정치인과 관료의 보신주의, 영합주의도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위성락 교수는 수년전 '사드 배치 논의'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안보를 위한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으며,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논의가 실종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이제 미·중 대립은 우리의 대외적 환경에 압도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면서 "과거와 같은 모호한 처신을 계속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견인력 앞에 계속 휘둘리고 표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위 교수는 현재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는 "현재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 문제를 중심으로 아시아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대미(對美) 협의를 원만히 하려면 중국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부터 잘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호한 입장' 안돼…"구체적 정책 및 일관성·유연성 행보 필요" 조언

위성락 교수는 한국 외교의 현재 대안으로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할 것을 제시했다. 위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에 서지 말고, (한국이) 설 좌표와 나갈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각인시켜야 하며, 행보를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좌표를 설정해야 할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고, 중국은 동반자라는 점"이라며 "가치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우리에게 더 가깝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더 가까운 좌표와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과의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대중 입지를 강화하고, 미국의 호의를 유발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악화된 한일관계는 한국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안된다"면서 "정부가 나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다면 초당적인 민간 현인회의를 결성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일본에 대한 대응을 정립한 후 한반도 비핵 평화와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의 주문을 미국 측에 제기하는게 낫다"면서 "(그러면서)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를 활성화할 길을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은 압도적으로 중국 초점에 맞춰져 있다"면서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면, 한반도 비핵 평화 문제나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미국과 협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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