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첫삽…SK “하닉 살려라” 단심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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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첫삽…SK “하닉 살려라” 단심가 향방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4.1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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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자회사, 2곳으로 헤쳐모여…목표는 SK하이닉스 키우기
투자회사·주식회사 합병은 언제?…쉬쉬하지만 올해 안 예상
SKT 주주도 웃을까…일각선 SK(주) 배불리기 지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SK텔레콤은 14일 관계사 사장단과 임직원들을 상대로 중간지주회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고 분할 방법을 공론화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SK텔레콤은 14일 관계사 사장단과 임직원들을 상대로 중간지주회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고 분할 방법을 공론화했다. ⓒ시사오늘 김유종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 첫 삽을 떴다. SK텔레콤은 14일 관계사 사장단과 임직원들을 상대로 중간지주회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하고 분할 방법을 공론화했다. SK하이닉스·11번가 등 유력 자회사들의 거취와 이번 개편이 주가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Why? SKT 위한다지만…속내는 SK하이닉스 키우기


SK텔레콤이 주주들을 향해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는 주가 부양이다. 

박정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지배구조 개편 구상을 언급해 왔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선 “기업가치로는 SK텔레콤이 10조, SK하이닉스가 100조가 넘는데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SK텔레콤 주가 부양의) 마지막 수단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속내는 역으로 ‘SK하이닉스 키우기’에 가깝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최 회장 등 오너 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 순이다.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지위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리면, 최 회장 등 오너 일가가 SK하이닉스를 더 근거리에서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인수합병(M&A)을 할 때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올라서면, 해당 규제에서 벗어나 ‘반도체 사이클’을 타고 공격적인 글로벌 M&A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2조 976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 즉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적 분할은 (지주회사 격인)SK㈜가 하이닉스를 직접 지배하려는 것이 주목적임이 분명하다”면서 “SK는 중간지주사 지분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결국 중간지주사와 합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How? SKT, 두 개로 쪼개지지만…최종 합체 과제 남았다


SK텔레콤 측은 이날 합병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선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 이상으로 늘리는 공정거래법 개정(2022년) 전까진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SKT
SK텔레콤 측은 이날 합병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선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 이상으로 늘리는 공정거래법 개정(2022년) 전까진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SKT

공개된 개편안은 다음과 같다. 

SK텔레콤은 투자회사(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MNO)로 인적분할된다. 사업회사 아래엔 SK브로드밴드·SK텔링크 등 통신업 자회사들이 편입되고, 투자회사엔 SK하이닉스·웨이브·11번가·1ADT캡스·티맵모빌리티 등 반도체와 ICT 사업이 소속된다. SK텔레콤의 30여 개에 달하는 SK텔레콤 자회사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는 것.

SK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SK하이닉스와 11번가 등 유력 자회사를 품은 투자회사와 SK㈜의 최종 합병이 남았다. 중간지주사격인 투자회사가 사라져야만 SK하이닉스가 SK그룹 자회사가 되고, SK하이닉스가 공정거래법상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 이날 합병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선 지주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 이상으로 늘리는 공정거래법 개정(2022년) 전까진 모든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적분할 추진 관련 의사결정은 상반기 내 진행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확정 시점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전했다. 

 

Who? SKT 변화에 주주도 웃을 수 있을까 


SK그룹 차원에서 신설 투자회사 주가 상승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비관도 제기된다. ⓒ뉴시스
SK그룹 차원에서 신설 투자회사 주가 상승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비관도 제기된다. ⓒ뉴시스

SK텔레콤의 분할을 두고 주주 득실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저평가를 받고 있는 SK텔레콤의 비(非)통신 신사업 부문들이 개별적 재평가를 받아 기업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낙관도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투자회사 주가 상승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비관도 제기된다. 

SK그룹 입장에선 투자회사의 주가가 낮아야 합병 시 비용이 적게 든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 회장으로서는 투자회사의 시가총액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고, SK㈜가 추후 현물출자나 합병 등을 통해 투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향후 합병을 앞둔 SK텔레콤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 효과가 투자회사가 아닌 SK㈜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SK텔레콤이 연신 ‘주주달래기 프로젝트’에 들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수차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SK브로드밴드 웨이브 11번가 등 주요 계열사들의 IPO를 추진,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1위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하면,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추게 된다”며 “반도체와 ICT 부문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텔레콤이 신설한 투자회사 이름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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