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 식약처 나서자…고개 숙인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 식약처 나서자…고개 숙인 남양유업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4.16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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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오해 불러일으켜 죄송”…남양유업, 논란 3일 만에 사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심포지엄에서 발표중인 한국의과학연구원 김경순 센터장 남양유업
지난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발표중인 한국의과학연구원 김경순 센터장 ⓒ남양유업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논란으로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또 한 번 대형 악재와 맞닥뜨렸다.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가 있다는 발표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까지 남양유업을 고발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남양유업이 결국 고개를 숙이고 공식 사과한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식약처는 이날 긴급 현장조사를 통해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와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9일 남양유업 홍보전략실은 ‘불가리스, 감기 인플루엔자(H1N1) 및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등’의 문구를 담은 홍보지를 언론사에 배포해 심포지엄 참석을 요청했고, 13일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29개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시험을 했음에도 불가리스 제품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제품명을 특정했다고도 지적했다. 

해당 연구와 남양유업의 관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식약처는 해당 연구에 사용된 불가리스 제품, 남양유업이 지원한 연구비와 심포지엄 임차료 지급 등 심포지엄의 연구 발표 내용과 남양유업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한 것으로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한 것이다. 질병 예방·치료 광고 시 영업정지 2개월, 10년 이하 징역, 1억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남양유업은 세포 실험 단계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에서는 불가리스의 인플루엔자 H1N1 99.999% 저감 효과, 충남대 수의학과 보건연구실에서는 COVID-19(코로나19) 77.78%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심포지엄을 통해 내놓은 바 있다.

해당 발표 이후 후폭풍은 거셌다. 일부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는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등 소비자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실제 인체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코로나19를 활용한 과도한 마케팅이었다는 지적이다. 해당 연구 결과 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가 한때 급등하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 조작 혐의로 회사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식약처가 고발이라는 강수를 들자 결국 남양유업은 16일 오전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사과했다. 논란이 지속된지 3일 만이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심포지엄 과정에서 이 실험이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심포지엄 행사 당일 오해의 이 같은 소지를 방지하기 위한 설명이 있었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발표 과정에서 세포 실험 단계에서의 결과임을 설명했다”면서도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남양유업은 이번 세포실험 단계성과를 토대로 동물, 임상 실험 등을 통해 발효유에 대한 효능과 가치를 확인해 나가며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연구 및 개발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의 사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불가리스 논란이 8년 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또 한 번의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갑질 논란 이후 벌어진 불매운동 여파가 컸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남양유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약 86억 원, 2019년 약 4억 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771억 원의 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535억 원에 달한다.

이번 식약처 행정처분으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생산공장이 있는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 행정처분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곳으로 발효유, 분유, 치즈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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