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치과 치료 없어도 유디갤러리 놀러 오세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르포] “치과 치료 없어도 유디갤러리 놀러 오세요”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04.20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5월 12일까지 송형노 작가 개인전 개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유디갤러리는 지난 2009년부터 12년째 매달 신예·중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유디치과
유디갤러리는 지난 2009년부터 12년째 매달 신예·중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유디치과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문화'를 중심으로 전시뿐 아니라 판매까지 연계해 단순한 사회 공헌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유디갤러리'를 20일 방문했다.

유디치과 강남뱅뱅점에 13평 규모로 꾸며진 유디갤러리는 통유리 구조가 적용돼 굳이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기실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소독과 출입 명부 작성은 물론, 안전한 전시 관람을 위해 동시 입장객 수도 3명으로 제한됐다.

현재 유디갤러리에서는 송형노 작가의 개인전이 마련됐으며, 오는 5월 12일까지 진행된다.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진 송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선보인 그림체와 다른 작품을 선보였다. '담장 위의 올리비아' 시리즈를 카툰적 표현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다.

송 작가는 "담장 위의 올리비아는 대중들이 사랑해 준 작품"이라며 "사실주의 쪽으로 한계가 있음을 알고 의인화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시리즈의 확장판인 이번 전시에서 가족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령 왕관을 쓴 작품은 딸을 공주라고 부르기에 엄마는 왕비로 표현한 것이고 하트 안경을 쓴 작품은 '색안경 끼다'라는 말에서 생각을 틀어 하트 모양의 안경을 씌워 사랑스럽게 세상을 보자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유디갤러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송 작가는 "진료실로 사용하면 환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그 공간을 포기하고 갤러리 공간을 만들어 준 유디치과에 감사하다"라며 "공간 제공뿐 아니라 구매를 원하는 고객과 연계까지 해주며, 강남에서 이런 전시 공간이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의 전시가 2주로 짧고 부족한 데 유디갤러리는 한 달간 전시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유디갤러리는 지난 2009년부터 12년째 매달 신예·중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유디치과
유디갤러리는 지난 2009년부터 12년째 매달 신예·중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유디치과

유디갤러리는 일 평균 2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특히 강남이라는 위치 상 30~40대 환자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치과 치료가 목적이 아닌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월평균 10명 내외의 관람객이 유디갤러리를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디갤러리에서 만난 박모(41)씨는 "처음 갤러리를 방문했는데 무료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라며 "치료가 없어도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오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람객 김모(33) 씨도 "매달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걸려있어서 눈이 즐겁다"라며 "요즘 같은 시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미술 관람을 하러 가기 어려운데, 가까운 곳에서 좋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유디치과 강남뱅뱅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환자들이 대기할 때 (유디갤러리의 그림을) 보는 경우가 많다. 환자뿐만 아니라 매달 작품이 교체될 때마다 원장님, 직원들도 관람하며 만족도가 높다"며 "이번 전시는 너무 귀여웠다. 유디갤러리 덕분에 문화생활을 할 수 있어 좋다. 환자들 중 전화로 전시에 대해 묻거나 작품 구매 문의를 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유디치과의 한 관계자는 "작가님마다 스타일이 달라 보는 재미가 있고 전시도 한국화, 판화 등으로 다양하다"라며 "매년 말에 달력전도 하고 이를 달력으로 만들어 배부하고 있다. 유디갤러리는 치과 치료를 받는 고객뿐 아니라 치료를 받지 않는 관람객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디갤러리는 2009년부터 12년째 매달 신예·중견 작가들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30여 명의 작가들이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개최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서초동 코리아비즈니스센터 3층으로 위치를 옮기고 리뉴얼 오픈했다. 지하에 위치했던 전과 달리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