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퇴출” 정치권 “규제” 알뜰폰 압박에…통신3사 “프레임”
중소 “퇴출” 정치권 “규제” 알뜰폰 압박에…통신3사 “프레임”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4.2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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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자회사 5곳, 알뜰폰 시장 45% 차지…중소 가입자 수↓
중소 사업자 매출, 3년 동안 0.2%↑…대기업 3사 18.6% ↑
알뜰폰협회 "3사 계열사, 3년 내 알뜰폰 사업서 퇴출시켜야"
규제법 제정 박차…3사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 반발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중소업체들 사이에선 통신3사의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서비스 경쟁 저하를 막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의 과도한 진출로 위협받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시사오늘 김유종
중소 사업자들은 통신3사의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서비스 경쟁 저하를 막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의 과도한 진출로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한다.ⓒ시사오늘 김유종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누적 적자 속에서도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출 감소와 가입자 이탈 현상을 겪고 있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 사이에선 통신3사의 자회사 규제에 대한 요구가 대두된다.

 

통신3사 자회사, 적자 행진에도 점유율은 ‘쑥쑥’…중소업체 ‘한숨’


27일 업계에서는 통신3사 자회사 5곳 비중이 전체 알뜰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해, 독점 방지라는 알뜰폰 사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알뜰폰 사업자 50곳 중에서 3사 자회사는 SK텔링크·KT엠모바일·스카이라이프(KT)·미디어로그(LG유플러스)·LG헬로비전(LG유플러스) 등 5곳이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윈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의 44.5%는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다. 사물인터넷 등 회선을 포함한 알뜰망 가입자는 927만 명이고, 순수 휴대폰 회선 가입자는 606만 명이었다. 이중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는 270만 명에 달했다.

문제는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는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중소업체 가입자는 줄어들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 수는 지난 2016년 259만 명에서 2021년 2월 270만 명까지 4.2% 증가했다. 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는 424만 명에서 336만 명으로 20.8% 급락했다. 

대기업 자회사들의 시장 진입으로 중소업체 매출 성장폭도 둔화됐다. 

중소 사업자 매출 총계는 지난 2016년 3230억 원에서 2019년 3238억 원으로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기업 자회사 매출은 5096억 원에서 6048억 원으로 18.6%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3사 자회사의 경우 지난 2012년 시장 진입 이후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누적 적자만 1661억 원에 달한다. 다만 매출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서 업계에선 KT엠모바일을 비롯한 몇몇 자회사들의 연내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소업체들 사이에선 통신3사의 독과점으로 인한 요금·서비스 경쟁 저하를 막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의 과도한 진출로 위협받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지난달 공식석상에서 “통신사들의 보편요금제 정책에 자회사들이 수천 억원 적자를 감수하고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통사(MNO) 계열 알뜰폰 점유율을 낮추고 3년 내 사업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도 “3사가 2012년부터 적자를 거듭하면서도 사업 철수를 하지 않는 이유는 시장을 잠식해 3사 외엔 다른 선택지를 없애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3사의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일반 중소업체가 감당할 수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가입자를 뺏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과기정통부, “대기업 제한” 한목소리…3사 “프레임” 항변도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는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중소업체 가입자는 줄어들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양정숙 의원실 제공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는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중소업체 가입자는 줄어들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양정숙 의원실 제공

중소업체의 한숨 소리가 높아지자 정치권도 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정숙 의원은 기간통신사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도 지난해 12월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를 각 1개로 제한하고, 망 도매 제공 의무를 KT와 LG유플러스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으로, 국회 과기정통위는 상반기 내 법안소위를 통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 의원은 “통신 자회사들의 자금력을 앞세워 무차별적인 시장 잠식은 결국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을 고사 상태로 몰아넣는 것으로, 알뜰폰 시장에서의 통신 자회사 시장점유율 제한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사 자회사들 사이에선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을 내세운 과도한 기업 규제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자회사 관계자는 “이동통신 전체 시장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가입자 점유율은 10%, 매출은 5%밖에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자회사 점유율과 매출을 따지면 더 미미한 수준”이라며 “SK텔레콤이 전체 시장의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괜찮고, 3사 자회사가 전체 시장에서 5% 미만을 차지하는 것은 독과점이냐”며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3사 자회사들에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을 씌워 과도한 기업 규제를 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치권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에는 법안 통과가 예상된다는 분위기”며 “문제는 점유율을 어떻게 제한할 것이냐다. 자회사 숫자를 제한할 것인지, 점유율로 제한할 것이라면 점유율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구체적 내용에 따라 기업 규제가 될 수도,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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