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금융권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요 금융사 수장들도 경쟁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시사오늘〉은 금융권의 ESG 경영 상황을 중간 점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19년 지주사 설립과 동시에 ESG 경영을 도입했다. 상대적으로 지주체제 출범이 늦은 만큼 가장 적극적인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굵직굵직한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모양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1월 "ESG경영은 이제 시대의 흐름"이라며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및 한국형 뉴딜 정책에 발맞춰 금융의 사회적, 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금융그룹이 되자"라고 선언한 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사 내 전직원의 ESG 경영 캠페인 참여다. 손 회장의 지휘 아래 '전사(全社)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9일 손 회장이 시작한 임직원 및 고객 대상 '으쓱(ESG) 캠페인'이다. ESG에 대한 임직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인식개선· ESG경영 실천과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서다.

주요 내용으론 우리금융그룹 전직원이 'ESG경영' 동참을 서약하며 직원들은 사내 메일을 통해 대·내외 ESG 주요동향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PC 화면보호기에 친환경 실천사항 등 ESG 관련 콘텐츠를 상시 노출시켜 홍보 및 교육효과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2일엔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보호 캠페인‘지구는 WOORI가 지킨다’시즌Ⅲ를 시작했다. 오는 5월 31일까지 실시하는 이 캠페인 역시 우리금융그룹의 전 그룹사 임직원이 참여한다.

이러한 대대적 캠페인 이전에도 사실 우리금융은 전략적인 ESG경영을 지속해 왔다. 2020년 발간된 우리금융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선 우리금융의 ESG투자가 이미 38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채권이다. 우리금융의 주요 자회사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2월 시중은행 최초로 원화 ESG채권 2500억 원 발행을 시작으로, 지난달 31일엔 지주설립 이후 최초로 2000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형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해당 채권은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ESG 인증등급 제도를 적용한 것으로,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지속가능금융 인증등급 가운데 최고등급(ST1)을 받았다. 이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6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에 활용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원화 ESG채권(지속가능채권)발행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ESG관련 펀드도 순항 중이다. 우리자산운용의 주식형 ESG펀드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은 2019년 기준 약 6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우리금융그룹은 당분간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3일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경영위원회’를 열고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원칙’을 제정했다. 

이번 원칙 제정은 우리금융이 향후 ESG금융의 정의와 목적을 명확하게 정해, 여신, 수신, 채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운용 등 우리은행 등 자회사의 각 사업별 상품과 서비스 및 금융지원에 적용하고 체계적 관리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별 의사결정에 ESG경영요소를 반영하겠다는 선언이다.

손 회장은 이날 "이번 원칙 제정은 그동안 금융업 각 부문에 산재해 있던 ESG금융 요소들을 우리금융의 ESG금융 원칙 아래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우리금융은 앞으로도 선도적이고 지속적인 ESG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