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D-DAY, 증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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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D-DAY, 증시 영향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5.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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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분 재개, 금융당국 “전산개발-제도개선 준비해왔다”
코스피, 최근 ‘관망세’…기관·외국인 순매수세→순매도세
개인, 전면 개선 선행 돼야…“기울어진 운동장 계속될 것”
증권업계, 단기적 변동성 있겠으나…직접적 영향은 ‘미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뉴시스
지난 2월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뉴시스

3일부터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함께, 실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맞서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조치를 다음달(5월)까지 연장하며 3일부터 부분 재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약 3개월 가량 부분 재개를 위한 전산개발과 제도개선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정 교육을 받은 개인 투자자들도 3일부터 '개인대주제도'를 통해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공매도 재개일이 다가오면서 증시는 다소 '관망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4월 20일, 3220.70포인트)를 기록한 이래, 3170~3200선을 오르내리다가 27일부터 하락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전일대비 26.21포인트(0.83%) 하락한 3147.86에 장을 마감했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 수급에도 최근 며칠간 변화가 생겼다. 4월 초 순매수세를 이어갔던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순매도세로 전환했으며, 개인 투자자는 반대로 순매도세에서 '사자'로 돌아서면서 총 5조 479억 원(4월 1일~29일 기준) 순매수했다. 기관 투자자도 순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월별로 따져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1월 이후 오랜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을 시장은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본격적인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예상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시장의 대차잔고도 늘고 있다. 이날(4월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까지 대차잔고는 13억 9751만 주로, 금액 기준은 55조 7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전일대비 0.8%씩 늘어난 수치로,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차잔고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물량으로, 그만큼 공매도 물량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렀다. 3일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 증시의 상승세를 방해하고,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겠다는 주장인데, 그렇게 되면 자본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의 기회가 늘었다고 하지만,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이와 관련,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온라인 게시판에는 금융당국의 공매도 재개 결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담긴 게시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공매도 피해가 클 경우, '한국판 게임스탑'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해임 청원도 올라와 한달만에 약 2만 5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증권업계는 공매도 부분 재개에 대해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겠지만,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일부터 재개되는 공매도는 지수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코스피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기회복과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공매도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는데, 그 이유에 대해 "공매도 규모가 거래대금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며 "공매도 필수 요소인 대차잔고와 대주잔고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도 우려를 더해준다"고 했다. 

최근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대차잔고에 대해 "국내 증시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기 때문에 공매도에는 대차거래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런 연유로 연초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코스피 대차잔고가 일부 우려를 자극한다"고 했다.

하지만 배 연구원은 "(다만) 대차잔고는 매년 연말 배당락일 전후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최근 증가세가 연말 감소 직전 수준에 그친 점, 대차잔고 데이터가 과대 계상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위험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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