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티록은 다 계획이 있구나”…소형SUV 그릇에 담기엔 넘치는 ‘매력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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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티록은 다 계획이 있구나”…소형SUV 그릇에 담기엔 넘치는 ‘매력 부자’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5.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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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SUV 시장 후발주자의 이유있는 도전…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빠릿한 응답성, 우수한 연비로 고객 눈높이 맞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2일 시승한 티록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22일 시승한 티록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소형SUV 시장에 폭스바겐 티록이 뒤늦게 합류했다. 쟁쟁한 동급 모델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의 도전이 다소 무모하지 않을까 싶지만, 역시나 티록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눈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티록은 SUV의 강인함과 해치백의 민첩함을 고루 섞은 크로스오버 모델이라는 점만으로도 욕심이 많은 녀석임을 알 수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강인한 동력성능, 여기에 티구안과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얻어진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 사양은 특유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타깃 고객층을 굳이 밀레니얼 세대에 국한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다.

기자는 지난달 22일 이뤄진 티록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 시승을 통해 이같은 상품성을 직접 살펴 볼 수 있었다. 강남 청담동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 이르기까지 편도 70km 구간에서 이뤄진 시승은 동급 차종들 가운데 유일한 2.0 디젤 엔진의 역동적인 성능과 우수한 연료효율성을 확인해 보는 시간이었다.

티록은 제타, 티구안과 비슷한 패밀리룩을 지니면서도 보다 화려한 이미지를 강조한 느낌이다. SUV의 이점을 살린 덕분에 존재감은 탁월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록은 제타, 티구안과 비슷한 패밀리룩을 지니면서도 보다 화려한 이미지를 강조한 느낌이다. SUV의 이점을 살린 덕분에 존재감은 탁월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성능부터 말하자면, 티록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을 발휘하는 2.0 TDI 엔진을 탑재해 넉넉한 힘을 유감없이 내비쳤다. 엑셀 페달을 밟으면 2000rpm을 넘지 않는 실용 영역대에서부터 풍부한 토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팅, 빠릿한 초반 가속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7단 DSG(듀얼 클러치 기어박스) 변속기도 주춤거림없는 매끄러운 직결감을 보장해 안정감있는 거동을 선사한다.

티구안과 동일한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차체 역시 장점으로 다가온다. 지상고만 높아졌을 뿐 SUV보다 해치백에 흡사한 주행질감을 제공, 도로에 착 붙어 달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날카로운 조향이 용이해, 고속 주행에서의 굽잇길 돌파가 수월하다. 액셀을 깊게 밟더라도 지체없이 따라붙는 차체 움직임은 영종도로 가는 고속화 구간 내내 달리는 재미를 보장했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이다 보니 열악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충격을 잘 잡아내 이질감이 크지 않다.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 또한 적은 편이어서, 장거리 주행도 거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티록은 주행 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지원한다. 차선을 잡아주는 기능이 누락된 점은 유일한 '옥에 티'라 할 수 있겠다.

티록 시승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록 시승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운전 중에는 손동작을 인식하는 8인치 터치스크린과 다양한 주행 정보를 표기해주는 10.25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관성을 높이려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덕분에 고급 차량에 탑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없더라도 경로를 확인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내비게이션도 국내 업체와 협업한 시스템을 탑재했다. 다만 티맵에 익숙한 고객들이라면 익숙해지기까지 다소의 시간을 필요로 하겠다.

목적지에 도착해 살펴 본 티록의 외관은 작은 체구치고 담대한 인상을 자랑했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걸맞게 날렵하면서도 SUV의 단단한 이미지를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짧은 오버행에 낮은 전고로 빚어낸 유려한 실루엣은 쿠페와 비슷해 보이지만, 18인치 알로이휠과 짝을 이루는 볼륨감 넘치는 휠 아치, 크롬 마감으로 덧댄 전후면의 범퍼부는 다부진 SUV의 인상을 그대로 따른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감있게 이어지는 듀얼 헤드라이트를 배치시켜 차폭을 넓어보이게 하는 동시에, 범퍼에 내장된 LED 주간 주행등으로 저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제타, 티구안과 비슷한 패밀리룩 속에서도 화려함을 강조한 느낌이다. SUV의 이점을 살린 입체감있는 면처리는 티록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큰 몫을 한다.

티록 2열은 제법 넓은 공간감을 제공, 성인 남성이 앉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록 2열은 제법 넓은 공간감을 제공, 성인 남성이 앉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록은 2열 공간도 만족스럽다. 전장(4235mm) 대비 긴 휠베이스(2605m)를 확보해 2열에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소형 SUV 모델에서는 보기 드문 2열 에어벤트와 전동식 트렁크를 확보했다는 점도 소구점이 될 수 있겠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2열 폴딩시 최대 1290ℓ까지 늘어난다. 다만 성인 남성이 누울 경우 발이 삐져나와, 차박 활용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 외에도 티록은 자랑거리 리스트에서 뛰어난 연비 효율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승에서 총 79.2km를 주행하는 동안 18.3km/ℓ의 실연비를 기록한 것. 막히는 도심 구간을 벗어나면서부터 고속 주행이 주를 이뤘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공인연비가 이미 15.1km/ℓ(2등급)에 달한다는 점은 젊은 고객들에게 큰 메리트로 다가온다.

초반 구매가격이 3000만 원 대임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나,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싶다. 동급 대비 뛰어난 동력성능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 연비 등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값어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형 SUV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고객들이라면 매력 부자인 티록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티록의 트렁크 적재 용량은 2열 폴딩시 최대 1290ℓ까지 늘어난다. 다만 차급의 한계로 인해 차박 활용은 다소 어렵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티록의 트렁크 적재 용량은 2열 폴딩시 최대 1290ℓ까지 늘어난다. 다만 차급의 한계로 인해 차박 활용은 다소 어렵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간 연비는 총 79.2km를 주행하는 동안 18.3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는 15.1km/ℓ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간 연비는 총 79.2km를 주행하는 동안 18.3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는 15.1km/ℓ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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