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히틀러를 초대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포퓰리즘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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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경제] 히틀러를 초대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포퓰리즘 공약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1.05.09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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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패전 후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절망의 늪
또다시 히틀러에 현혹돼 또 다른 재앙과 부딪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패전 후,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가 히틀러에 현혹돼 또 다른 재앙을 만났다,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패전 후,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가 히틀러에 현혹돼 또 다른 재앙을 만났다, 사진제공=뉴시스

하이퍼 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 수백퍼센트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해 물가상승이 통제를 벗어난 경제위기 상황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역사를 보면 전쟁이나 혁명 또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통화량이 급증하는 등 사회가 대혼란에 빠졌을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이다. 독일은 패전 국가로서 승전국에 의한 베르사이유 조약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 지불을 물어야 했다.

패전국 독일은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지만 1320억 금 마르크라는 전쟁 배상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었다. 배상금 규모는 전쟁 전 기준으로 독일 국민총생산의 3배 이상이었다고 한다.

결국 독일 정부의 선택은 중앙은행의 발권력, 즉 화폐 발행의 남발밖에 없었다. 화폐 발행의 남발은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 물가가 1000배 이상 뛰는 일이 일상사가 됐다. 돈의 가치가 폭락하자 국민들은 화폐 대신 달러나 파운드와 같은 외화를 선호했고, 현물 구입에 집중했다. 

그 결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 대다수의 국민은 벼락거지가 됐지만, 토지와 공장 등 현물을 가진 소수의 기업들이 부를 축적했다. 정부는 이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패전국 독일은 경제뿐만 아니라 국론분열의 재앙을 덤으로 얻었다. 

이때 등장한 지도자가 히틀러다. 히틀러는 패전국이라는 상실감에 빠진 벼락거지 독일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줬다. 그는 앞선 바이마르 정부가 실시한 금리인하와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기반으로 베를린 올림픽 개최와 아우트호반 건설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친 덕분에 경제 재건에 성공했다. 

히틀러의 나팔수 괴벨스는 이를 교묘하게 포장해 국민을 현혹시켰다. 독일의 이성은 멈췄다. 패전 후 모든 것을 포기했던 독일인들에게 히틀러는 구세주와 같았다. 독일인들은 히틀러와 나치당에게 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경제 회복은 곧 군비확장으로 이어졌다. 결국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또 폭망했다. 히틀러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최대 수혜자이자 독일의 재앙 그 자체였다.

최근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등 여권의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공약 남발로 재정 건건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재원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혈세를 마구잡이로 풀겠다는 발언만 일삼고 있다. 일단 던져 놓고 아니면 말고 식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무책임한 정치인들에 의해 방만한 재정 공약남발은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한 포퓰리즘성 공약 남발은 또 다른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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