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물으니-젠더] 오세라비 “이대녀 vs 이대남? 혐오 없애려면 공공의 정책 펴야”
[그들에게 물으니-젠더] 오세라비 “이대녀 vs 이대남? 혐오 없애려면 공공의 정책 펴야”
  • 윤진석,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5.16 12:4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세라비 작가(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저자)
“GS리테일 논란처럼 젠더 혐오 갈수록 격렬해질 것”
“성별 가를수록 혐오 커져… 2030 보편성으로 가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조서영 기자)

젠더, 정치, 경제, 백신, 공정, 복지, 교육, 환경, 에너지, 한반도, 비트코인, 마을, 세대 갈등, 양극화, 부동산, 사회안전망, 청년, 노인, 장애인, 싱글, 다문화, 저출산, 육아, 결혼, 워라밸 등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갈등 해결에 나선다. 각 분야를 고민해온 인물을 만나 인터뷰하거나 <시사오늘>이 취재한 포럼·강연에서 나온 여러 어젠다 재조명을 통해 해법을 구해볼 계획이다. ‘그들에게 물으니’를 시작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위한 가교,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발전적 대안’ ‘공공의 담론’ '시대정신'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오세라비 작가는 성별이 넘어 공공의 정책을 강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오세라비 작가는 성별이 넘어 공공의 정책을 강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젠더 편 / 오세라비 작가 

우리 시대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혐오의 시대를 극복하는 거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를 만났다. 지난 13일 서울시청 근처에서다. 그는 혐오가 아닌 연대로 가자는 휴머니스트 운동을 전개 중이다. 오 작가는 가상의 대정부질의를 통해 "성별을 가르지 않는 공공의 정책을 만드는 게 젠더 혐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vs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페미니즘 논쟁 어떻게 보나. 


“마초 586 꼰대 교수와 30대 정치인, 저렇게 둘이서 언쟁을 벌이는 게 몹시 기분이 안 좋다. 실컷 밥상 차려 놨더니 저 남자 둘이서 밥상째 들고 뭐하지? 남자 성기가 작네, 크네. 막장 수준까지 왔다.”

 

Q 이 전 최고위원은 ‘2030 세대 남성 역시 가부장제의 피해자'라는 시각을, 진 전 교수는 본인이 살던 시절 여성차별이 극심했을 때를 기준으로 페미니즘을 얘기한다는 (서로 다른 얘기를 한다는) 평가가 있다.


“진중권 씨에게 특히 실망했다. 왜 자꾸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 정치인 이준석 씨가 '반페미 어젠다'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웃기다. 페미니즘 갈등이 깊어지기까지 보수당에서 한 게 없다.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둘 다 셧 더 마우스 했으면 좋겠다.”

 

Q. 정치권에서 오히려 젠더 혐오나 갈등을 키우는 것 같다. 


“정치권은 이해집단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다. 이 이슈를 쭉 끌고 갈 거다. 이대남(20대 남성) vs 이대녀(20대 여성)는 보통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답이 안 나온다.”

 

Q. 젠더 혐오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오세라비 작가는 젠더 혐오와 갈등이 더 극렬해질 거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세라비 작가는 젠더 혐오와 갈등이 더 극렬해질 거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 극렬해질 거다.

GS리테일 포스터 갖고 남성 혐오 논란(남성 비하 목적의 손 모양과 유사하다는 비판 속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이 있었듯 그냥 넘어갈 일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낼 거다. 이대남 사이에서 ‘저 달은 뭐지? 달은 서울대 페미 단체 상징이네?’ 이런 식 말이다. 

이대녀 역시 온갖 언어에서 차별적 요소를 찾기 시작할 거다. 왜 남녀냐, 여남이라고 해야지. 왜 학부모냐 학모부지 등.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 처럼 세상이 왜 이래, 되는 거다. 20대 남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되는 이유다. 너무 아름다운, 빛나는 황금 시절이잖나.”

 

 

Q. 현 이대녀 표심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나. 


“20대 여성은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다. 그런데 박원순‧오거돈 성 비위 사건 등을 겪으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 투기, 조국 불공정 사태 등의 문제도 누적됐다. 남인순‧김상희‧고민정 ‘피해 호소인’ 발언도 실망을 줬다.”

 

Q. 재보선 출구 조사를 보니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더 지지하는 거로 나왔다. 박원순·오거돈 성비위로 치러진 건데 좀 아이러니하더라.


“그래도 이번엔 국민의힘에 표가 꽤 많이 간 거다. 민주당 후보에게는 표를 줄 수 없겠다 싶었던 거지. 그나마 (박영선) 여성 후보가 나왔으니 표를 줬다고 본다. 여성의당 후보를 비롯해 무소속 신지예 후보한테 간 기타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지예 후보가 5000만 원 금방 모금하는 거 보면 저변에 깔린 이대녀들의 파워도 상당하다. 무시하지 못한다. 대선, 지선이든 주요 선거에 반영될 거로 본다. 이것도 중요하다. 민주당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진 거다.”

 

Q. 이대녀가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이유는 여당이 친 페미니즘 정책을 펴서 그랬던 걸까. 어떻게 규정하나. 


“문재인 정부 여당의 페미니즘 정책은 국가주도 페미니즘이다. 여성가족부, 여성인권진흥원 등 여성이 들어간 공공기관이 우리나라처럼 많은 나라가 없다. 국가 주도의 여성 정책에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국립여성박물관도 또 건립한다. 지자체에서 경쟁하듯 여성친화도시를 내걸고 있다.”

 

Q. 그렇다고 이대녀 모두가 지지하지는 않는다. 15%는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다. 무당층,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정책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99%라 해도 여성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남성들도 불만이 있을 것이고. 모든 성별을 만족시킬 정책은 불가능하다.”

 

Q.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남녀평등 복무제를 주장했다. 저서에도 밝힌 바 있지만, 지금도 찬성하나. 


“무조건 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국가 안보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공공의제로 다뤄보자는 얘기다.”

 

Q. 군 가산점 부활도 다시금 수면 위에 올랐다. 


오세라비 작가는 군 가산점은 반드시 부활해야 하고, 남녀평등 복무제는 공공의제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세라비 작가는 군 가산점은 반드시 부활해야 하고, 남녀평등 복무제는 공공의제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군 가산점은 반드시 부활해야 한다. 20대 청년들이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24시간 1년 8개월을 묶어두는 것과도 같다. 얼마나 신체적으로 왕성할 나이인가. 사병 월급도 올려줘야 하고, 군대 밥도 양질로 먹여야 한다. 예산 타령하면 입을 떼려주고 싶다. 군대 갈 때는 조국의 아들, 다치거나 사망하면 남의 집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국가가 책임져줘야 한다. 이런 게 안 되니까 난리 치는 거다. 젠더 갈등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Q. 여가부 폐지론에 찬성하나. 


“완전히 해체에 가까운 변화가 필요하다. 과감히 변모해야 한다. 여가부 용어도 모순이다. 여성과 가족을 동일시하고 있다. 차라리 가족부라고 하는 게 맞다. 추천한다면 인구 가족부가 좋겠다.”

 

Q. 재보선을 계기로 표심이 이대녀에서 이남자 쪽으로 옮겨온 것 같다. 표가 무섭긴 한 듯. 그렇다 보니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싱글 표심도 생겼으면 싶더라. 


“정치의 속성이 그렇더라. 필연적으로 사람을 이용하고, 표를 쫓아간다. 이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게 정치인들이다. 메갈리아 사이트에서의 ‘홍대 누드 남성 몰카 조롱’ 논란이 있을 때 정치권은 이를 비판하는데 소극적이었다. 눈치를 봤다. 남성 혐오의 혜화역 시위가 일어났을 때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뭔 뼈를 깎나?”

 

Q. 2016년 강남역 사건 이후 페미니즘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얘기를 한다. 근본 원인은 안전망 문제가 아닐지? 


“범죄는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 문제는 자꾸만 성별로 나누다 보면, 페미 vs 반페미 중심의 젠더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Q. 우리나라 페미는 자생적 vs 키워진 것 중 어느 쪽으로 보나. 


“NL(민족해방운동)계 여성 운동권들이 서구의 급진적 페미니즘을 접목한 것이 지금의 페미다. 서구는 페미니즘 역사가 150년 정도 된다. 이론적 작업을 하면서 발전시켜 왔지만 우리는 아니다. 1980년대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강좌가 개설되면서 생겨났다.”

 

Q. 원조 페미에서 반페미로 돌아선 결정타는 뭐였나. 근데 반페미 이런 표현이 맞는 건지? 


“나는 원조 페미가 아니다. 휴머니스트다. 안티 페미라고 하는 것은 상관없다.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이라는 성별을 강조한다. 나는 상호연대, 상호협력에 주목한다.”

 

Q. 처음 어떤 계기로 여성운동을 하게 됐나. 


“여러 매체 통해 언급한 바 있지만, IMF 때부터다. 200만 실직자 늘면서 많은 가정이 와해됐다. 정말 위기가 닥치면 힘든 사람은 어쨌든 아동이고 노인, 여성이다. 그런 면에서는 사회적 약자다. 어머니들이 설거지라도 하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생계, 육아, 취업이라는 3중고에 시달렸다. 미혼모들도 지금이야 수당이라도 있지. 그때는 아니었다.

제도적으로 정책적으로 가장 노릇을 하는 여성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내가 여성운동을 하게 된 이유였다. 노무현 정부, 열린우리당이 들어서면서 호주제 폐지 운동 일어났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움직임이 활발했다. 그때는 남인순‧정춘숙 의원이 제도권 안으로 안 들어왔을 때다. 그런데 통일 운동을 주로 하더라. 실망을 많이 했다.”

 

Q. 결국, 지금의 페미니즘은 왜 틀렸다고 보나.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페미니즘인가.


오세라비 작가는 성별을 가를 수록 젠더 갈등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세라비 작가는 성별을 가를 수록 젠더 갈등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는 세계 11위의 성평등 국가다. 여성들이 참 뛰어나다. 유전적으로 명도 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 산다. 가방끈도 너무 길다. 공부 욕심도 엄청나다.

안 그래도 급질주하는 상황인데 굳이 급진 페미니즘을 갖고 와서 이런 혼란이 일어나는 거다. 페미니즘 운동이 안 일어나도 사회진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성 경제 시대가 된 게 10년이 넘었다. 가정의 소비 결정권도 어머니들이 들고 있다.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이미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양성평등에 들어섰는데 이분법으로 나눠서 서로가 증오하고 누가 더 죄가 많나를 저울질하는 게 안타깝다.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2030 여성들이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시대는 달라졌다. 정치권 내 여성 가산점도 문제다. 나경원 씨가 약자여서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 여성 가산점을 받은 건가.”

 

Q. 유리천장은 여전한 문제이지 않나. 해외 정치권은 그런 가산점이 없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런 거 없어도 4번을 연임했다. 나는 메르켈을 존경한다. 정말 자신의 능력으로 16년간 국정을 이끌고 있다. 유럽의 여제와 같다. 그리스 파산 등 EU 재정문제에서도 메르켈이 앞장서고 있다. 대만의 첫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 역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항시 대만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가다. 그의 전기를 읽었지만, 한 번도 ‘나를 배려해주세요’ ‘가산점 주세요’ 그런 게 없다.”

 

Q. 여성가산점 등이 유리천장을 더 만들고 여성을 소수자, 사회적 약자로 국한 시키고 있다고 보는 건가. 


“그렇다. 나는 우리 2030 여성들이 메르켈이나 차이잉원 같은 리더를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Q. 종합해 만약 대정부 질의할 기회가 있다면, 젠더 혐오와 갈등 극복 및 통합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나.


“남녀 갈등 심화의 중심엔 페미니즘 이슈가 있다. 정치인들이 입법안을 낼 때는 성별을 가르는 정책 말고, 보편적인 공공 담론, 공공정책, 공공의제로 가야 한다. 나는 이 방법이 혐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보편 안에는 남녀, 노인과 청소년, 성소수자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여성 박물관을 짓는다. 여성 배려칸을 만든다. 여성안전 택배를 만든다’ 등 특정 성별을 지칭하지 말자. 남성도 데이트 폭력을 당한다. 수가 적다는 것뿐이다. ‘여성 안심 귀갓길’ 역시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 아닌가.”

 

Q. 대선이 일 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참에 이대녀, 이남자 할 것 없이 젠더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공약 제언 하나 해달라.


“2030은 다음 세대 주역이다. 586을 봉양할 사람도 2030이다. 앞으로 20년 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거기까진 못 보더라도 2030이 살아갈 국가를 어떻게 만들지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돈 퍼줄 생각만 한다. 대학 안 간 청년에게 1000만 원 준다는 (이재명 경기지사) 발언 등은 너무 포퓰리즘 적이다. 20대들도 고마워하지 않는다. 갚아야 할 빚임을 알고 있다. 손바닥에 돈 집어줄 생각만 하지 말라는 거다.”

p.s. 오세라비 작가는 인터뷰 후 서민 교수를 만나러 시청 광장으로 향했다. 한때 페미 vs 반 페미로 격론을 벌인 사이지만 지금은 ‘세금 기생충 규탄’ 등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고. “서민 교수요? 이젠 페미니스트 아니죠.”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21-05-17 07:17:37
진짜 하나하나 틀린말이 없어...ㅠㅠ 오세라비님 화이팅

Hh 2021-05-16 14:36:00
오세라비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