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문재인 정부 4년 경제정책, 무엇이 잘못됐나
[이병도의 時代架橋] 문재인 정부 4년 경제정책, 무엇이 잘못됐나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1.05.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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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고 반성하고 확 바꿔야
경제정책 평가, 자화자찬
가려진 '산업정책 부재'
실패 겹쳐 더 악화한 양극화
정책기조부터 수정을
공공기관 부채 최악
부채·세금 폭탄 떠넘기지 말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 임기 1년을 시작했다. 그간 오판과 아집으로 밀어붙여 엉망이 된 분야들을 하나씩 정상화하고, 차기 정부에 바통을 넘겨줄 채비를 해야 할 때다.

현실과 괴리된 스스로의 자화자찬 경제정책 진단은 불신과 냉소를 부른다. 현 정부의 지난 4년이 그랬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무차별 강행 등 소득주도 성장에 나서면서 예고된 재앙이다. '소주성'을 보완하려고 엄청난 재원을 퍼부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지난 4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해 “놀라운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 시기였다”면서 자성보다는 현실과 거리가 먼 논리로 일관했고, 기획재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톱10 경제로 도약시켰다”는 평가까지 내놓았다. 실적은 그 반대다. 정작 일자리도, 부동산도 ‘참사’로 귀결됐다. 소득주도 성장과 퍼주기 복지정책에도 격차는 더 벌어졌고, 이젠 국제기구들까지 한국의 나라빚 폭증을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현 정권의 정책 실패로 국민과 기업들은 긴 터널을 힘들게 지나가고 있다. 집값 폭등과 일자리 쇼크, 양극화 심화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은 더 어려워졌다. 기업들은 규제 족쇄와 친(親)노조·반(反)시장 정책으로 난관에 부딪쳤다. 여기에다 크게 늘어난 공공 부문 부채는 나라빚을 가속화 시켰다. 정책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나라 곳간 사정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이란 경보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지막 임기 1년을 시작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비판론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우리 경제가 더욱 강한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현실은 역시 정반대다. 허황한 소주성 정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으며,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세금으로 이를 땜질하면서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각종 규제의 신설과 강화로 기업은 숨이 막힌다. 무엇이 '강한 경제'라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실책은 부동산정책이다. 2·4대책까지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반신반의다. 갈팡질팡 경제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소득 양극화 추세가 가팔라진 것도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저소득층 배려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참담한 통계다. 올 1월 취업자가 98만2천 명 줄어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큰 고용 충격에 빠졌고, 실업자도 1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통에 시달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 서민들 입에서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경제 현실을 객관적으로 봐야 하는데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보고, 여기에 포퓰리즘까지 더하니 경제정책이 일관성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 자화자찬에 급급한 '그들만의 청와대 모임'에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

이율배반 후진적 행정과 정책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문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정부의 경제정책 불안정성이 최근 5년간 주요 20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를 기초로 측정한 결과 대통령 탄핵, 코로나 사망자 급증 등으로 혼란을 겪는 브라질, 브렉시트 영향을 크게 받은 아일랜드보다도 한국이 더 불안정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사 협력, 환경·산업안전 규제가 세계 최악 수준에 이르렀다. 경영진을 형사 처벌하는 규정이 수백 가지에 이르고 CEO가 감옥에 갈 각오를 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총수가 이 시기에 감옥에 있는 것도 문 대통령 적폐 몰이의 결과다. 이런 후진적 행정과 정책으로 기업들에 투자를 재촉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세계 경제, 특히 첨단산업을 놓고 벌어지는 기류가 심상치 않다. 곳곳이 암초투성이다. 1분기 성장률도 따지고 보면 세계경제의 가파른 회복에 따른 영향이 크고, 코로나19 4차 유행도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진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국내 인구의 4.6%에 머물 정도로 더딘 점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개별 기업이 넘기에는 파고 규모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호실적에 즐거워만 할 수 없는 이유다. 현 정부에서 산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개발 시대의 낡은 유물처럼 치부돼 온 건 사실이다.

가계흑자율도 경제에 '독(毒)'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뢰를 얻을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신뢰는 정책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이 있을 때 생긴다. 정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바뀌고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운용된다면 신뢰도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제대로 된 경제·산업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종합적·체계적·장기적 경제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계의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흑자율이 높았던 이유는 소득을 많이 올려서가 아니었다. 안 쓰거나 못 써서 흑자를 냈다. 심각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고소득층까지 씀씀이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결국 사상 최고라는 가계흑자율도 우리 경제에 '독(毒)'이란 점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이 고착되기 전에 서둘러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흑자라는 착시효과에 취하지 말고 내수를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경제정책을 대폭 손봐야 한다. 근본적인 것은 지난 4년간 경제를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뜨린 반기업 정책을 청산하는 일이다.

수사(修辭)와 현실 간의 괴리

4·7 재·보궐선거 전후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문 정부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명확하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약속 불이행’이다. 문 대통령은 4년 전 취임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소통의 정치, 권위주의 청산, 고른 인재등용, 공정한 사회건설 등을 약속했다.

또 5대 국정목표로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수사(修辭)와 실제 현실 간의 괴리가 너무도 크다.

우선, 집권 이후 누적 재정 적자액(내년 추계분 포함)은 409조 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합산치의 2배에 육박하는 ‘부채 폭탄’을 차기 정부에 떠넘기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거시경제에서는 코로나 위기 대응에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가시화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역시 코로나 직전 시점의 성장률 수치 회귀를 성과로 포장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3%대인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은 미국 7%, 프랑스 5.8%, 영국 5.3%, 독일 3.5% 등에 비해서도 낮다.

정부는 최근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한 점도 내세웠다. 하지만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호황업종에 국한되며 국내 수출산업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현실은 걱정스럽다. 포용성장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정책으로 가계소득이 확충되고, 일자리가 늘었다고 평가했지만, 이 또한 최저임금 급등과 주 52시간, 주휴수당 등 여파로 서비스직 일자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에 더욱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민경제 운명…도 넘은 '모럴헤저드'

특히, 소득 양극화 추세가 더 가팔라진 것은, 일자리 정부와 저소득층 배려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 4년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34만9000개나 줄어든 고용참사로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한편, 공공 기관의 사상 최악 부채와 공기업의 적자 악화는 무리한 정책 사업과 공공 부문 채용 확대에 기인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선심성 정책 사업에 관행적으로 공기업을 동원했고 ‘암묵적 지급 보증’을 통해 공기업의 공사채 발행을 부추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정원 확대 정책에 순응한 결과 지난해 공공 기관 임직원은 43만 6,000명에 이르렀다. 2016년의 32만 8,000명과 비교하면 10만 8,000명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공공 기관 347곳의 부채가 544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로 불어난 것이 문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50조 원가량 증가했다. 공기업은 지난해 36곳 가운데 18곳이 적자를 냈고, 적자 발생 공기업 15곳에서는 성과급을 임직원 1인당 평균 1,408만 원 지급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졌다.

모럴해저드가 도를 넘은 것이다. 심지어 강원랜드·한국가스공사·한국마사회 등 적자 공기업의 핵심 요직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낙하산 인사로 채우는 몰염치까지 보였다. 적자 공기업은 4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당분간 현안과 전망도 불투명하다. 백신 보급률의 상대적 저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백신 보급률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백신은 경기 회복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로 드러났다. 국민 절반이 백신 접종을 마친 영국의 성장률은 올해 15.2%포인트 반등하고, 백신 접종률이 40%에 육박하는 미국은 9.9%포인트 반등한다고 한다. 미국·영국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도 이달 들어 크게 높아졌다. 백신이 방역 차원을 넘어 국민경제의 운명을 가르는 열쇠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 불안정성 최상위국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다시 지적치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20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 변동 폭을 바탕으로 경제정책 불안정성을 측정했더니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불안정성 값은 43.7로 주요 경쟁국들보다 크게 높았다. 영국이 브렉시트라는 예외적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주요국 가운데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가장 큰 국가로 드러났다.

주요 경쟁국인 독일(33.8)·일본(33.7)·중국(28.9)·미국(28.9)보다 높았고 프랑스(22.2)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이었다. 경제정책의 불안정성이 높을수록 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설비투자가 감소한다.

한경연은 지주회사제도, 주택임대사업, 원전정책, 공매도 금지 등 금융정책, 코로나19 소비쿠폰 등을 대표적 불안정한 경제정책으로 꼽았다.

더 우려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란 점이다. 오락가락하는 대표적 정책으로 지주회사 제도가 꼽힌다.

김대중 정부가 외환위기 직후 대기업의 복잡한 출자구조가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지주회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지분 보유비율 완화 등 장려책에 따라 많은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은 지난해 지주회사가 의무 보유해야 하는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높인 공정거래법을 일방 통과시켰다. 기업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헷갈릴 지경이다.

또한, 집값 폭등을 진정시키겠다면서 징벌적 과세를 밀어붙여 올해 주택분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세수는 최대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6조 원이었던 보유세가 2년 만에 두 배로 급증하면서 ‘세금 폭탄’이 됐다.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은 2041년쯤 적자로 전환된다. 그러나 현 정권은 표심의 동요를 우려해 연금 개혁에 손도 대지 않아 다음 정권에 ‘연금 폭탄’을 넘기게 됐다.

자가진단, 자화자찬 견강부회

이와 관련, 최근 기획재정부가 ‘그간의 경제정책 추진성과 및 과제’ 보고서를 냈다. 출범 4주년이 되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자가진단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글로벌 톱10으로 확실히 도약시켰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경제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 대신 자화자찬식 평가가 많아 우려스럽다. 정확한 진단 없이는 남은 기간에 제대로 된 정책을 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경제 선방'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 대통령은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언급하며 이전소득 증가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를 자랑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 선방 주장은 입맛에 맞는 지표만 내세운 자화자찬이자 견강부회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 효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소득 계층 간 양극화가 더 커졌다는 것이 통계의 본질이다.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34만9천 개가 줄어든 고용 참사로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중공업 사장 등 기업인들을 확대경제장관회의에 부른것도 아쉬움을 남길 정도다.

미국, 중국, EU 등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뛰는데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니 확대장관회의에 기업인을 부르는 행사를 급조한 것이다. 이 정부 들어 4년간 계속 반복된 일이다. 그래서 이 회의를 보고 ‘뭔가 달라지겠구나' 느낀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락가락 정책, 기업 위축

진정, 이 정부에 산업 전략을 위해 절치부심한 사람이 누군가. 한 명이라도 있나. 비판론이 거세다.

기획재정부의 혁신성장 평가부터 그렇다. 규제가 혁파되고 ‘제2의 벤처붐’이 확산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타다’ 실패나 원격의료 지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 지연 등 규제완화 속도는 느리고, 기업경영 규제는 되레 늘어났다는 게 경제계의 평가다. 제2 벤처붐 역시 최근 관련 기업 공개가 늘고 있지만, 내실보다는 시중자금 과잉에 따른 버블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한경연의 ‘매출 500대 기업 올해 투자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올해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거나 지난해 대비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8%에 달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경제정책이 기업을 이렇게 위축시켰다.

미국은 자국으로 반도체 산업 등 최첨단 산업을 끌어오기 위해 대통령까지 발 벗고 나섰다. 수십억달러의 당근으로 유인책을 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업에 엄청난 압박감을 주고 있다. 미국으로 대변되고는 있지만 중국이나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들도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가 잦아들면 더 격화될 것이다.

전례없는 '흑자속 불황'

그렇다면, 민생경제는 어떠한가. 소득 양극화 추세를 코로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속임수다. 그전에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10.88배에서 2017년 11.27배, 2019년 11.56배로 증가했다. 정부가 2019년 통계 기준을 바꿨지만 2020년에도 5분위 배율은 2분기 외엔 모두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는 정부가 무려 22조 원 넘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소득 격차 확대를 막지 못했다. 식당 주인은 지원금을 받아도 일자리를 잃은 종업원은 받지 못한다.

한마디로 잘못된 흑자속에 불황이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가계가 지출을 줄여 '불황형 흑자'를 만든 것이다. 사람들이 소비를 안하니 소상공인, 자영업자, 기업은 매출 급감에 아우성이다. 이는 생산 감소로 이어져 고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투자는 위축되고 경기회복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산업 혁신…규제혁파 시급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정부의 실정을 너그럽게 봐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조속히 백신을 확보해야 하고, 부동산과 세금폭탄, 일자리와 민생 추락도 풀어야 한다. 당면한 기술 패권전쟁에 대처하면서 미래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게끔 규제혁파도 시급하다.

정부와 여당은 남은 1년 동안 기업과 국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부동산 정책을 공급 위주로 바꾸고 1주택자의 과도한 보유세를 완화해야 한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 3법’을 고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동 개혁도 추진해야 한다. 또 국가 부채 관리의 청사진을 내놓고 국민연금 개혁도 서둘러 미래 세대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우리 경제는 성장률 하락과 일자리 대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세금 중과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가 해소되더라도 장밋빛 경제를 꿈꿀 수 없다. 전망도 심각하다.

경제 살리기 나서라는 국민 명령

문재인 정권은 이미 실패한 정책과 무능한 인재풀만 고집해선 안 된다. 임기 말 눈에 띄는 ‘성과’에 연연해 ‘이벤트 정치’로 기우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

여당의 4·7 재보선 참패는 정치를 배제하고 오직 경제 살리기에 나서라는 국민 명령이다. 정부는 규제를 풀고 기술·인재 개발 지원을 크게 늘려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만 한다.

오락가락 정책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경고를 남은 1년만이라도 경청하길 바란다. 경제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반기업 정책을 이어간다면 경제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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