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한반도 개입, 中 본능…박정희·노무현에게 배울 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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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한반도 개입, 中 본능…박정희·노무현에게 배울 점 있어”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5.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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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포럼(70)]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
“이토 히로부미 전에 위안스카이…중·일·미외교는 영일동맹이 단초”
“한반도 개입은 중국 본능…중국, 청일전쟁 역사적 원한 갚으려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가 “중국·일본·북한·러시아 모두가 한국을 무시하는 현 상황에서, 박정희·김대중·노무현으로부터 올바른 역사적 사례를 찾고 베트남처럼 당당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가 “중국·일본·북한·러시아 모두가 한국을 무시하는 현 상황에서, 박정희·김대중·노무현으로부터 올바른 역사적 사례를 찾고 베트남처럼 당당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가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할 리 없고,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이라는 외교 정책은 우물 안 개구리 인식이자 퇴조된 것”이라며 “중국·일본·북한·러시아 모두가 한국을 무시하는 현 상황에서, 박정희·김대중·노무현으로부터 올바른 역사적 사례를 찾고 베트남처럼 당당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지난 13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76회 동반성장포럼 ‘격랑의 한반도 정세(1882~2021)-대한민국의 운명을 찾아서’ 강연에서 “외교는 협상기술이나 프로토콜(국제 협약)보단 역사관의 반영에서 시작된다”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역사 속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요소와 반면교사 교훈을 찾아 외교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현 외교 문제가 120여년 전 영일동맹(1902)에서 비롯됐으며, 중국·일본·미국 등 주변 강대국들의 외교 행보도 이에 기반한다고 분석했다. ⓒ시사오늘
박 기자는 중국·일본·미국 등 주변 강대국들의 외교 행보가 120여년 전 영일동맹(1902)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시사오늘

박 기자는 현 한반도의 상황을 두고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서, 미국은 일본·인도·호주와의 쿼드(Quad)를 통해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 와중에 한미 동맹은 약화됐고, 한미군사연합 훈련도 미흡해졌다. 북한은 핵무장국이 됐고, 남북의 체제 경쟁이 재개됐다. 2030 젊은 세대 사이에선 중국에 대한 혐오감이 고조됐다.”

박 기자는 이러한 문제가 120여년 전 영일동맹(1902)에서 비롯됐으며, 중국·일본·미국 등 주변 강대국들의 외교 행보도 이에 기반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임오군란(1882)은 민씨 정권이 청나라에 무력 개입을 요청하면서, 조선을 실질적 속방(보호국)으로 만든 단초”라며 “이때 들어온 1급도 아닌 3급 벼슬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조선 내부 권력 갈등을 부채질하면서 조선의 근대화 골든타임을 훼방 놓았다. 이토 히로부미 이전에 위안스카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기자는 “지난번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조선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라는 발언을 한 것의 근원도 위안스카이”라며 “위안스카이는 당시 ‘조선은 파주(破舟·부서진 배)이자 조선인은 부국강병을 논하는 소인배’라고 우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일전쟁(1894)도 동학농민운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한반도에서 철수한 사건이라는 국제정치적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영악한 외교 성공으로 영일동맹이 체결되면서, 일본 러일전쟁에 승리하고 한국은 완전히 일본에 넘어가 국제 정치사에 6·25 전까지 등장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보균 대기자는 중국의 한반도 무력개입 야욕(野慾)을 읽어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사오늘
박보균 대기자는 중국의 한반도 무력개입 야욕(野慾)을 읽어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사오늘

박보균 기자는 6·25 전쟁을 두고 ‘남북 전쟁’이 아닌 ‘미중 싸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김일성의 남침은 짧은 1막에 불과하고, 나머지 33개월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한반도가 희생됐다는 것. 박 기자는 중국의 한반도 무력개입 야욕(野慾)을 읽어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흔히 6·25는 남한과 김일성(북한)의 싸움이라고 생각하지만, 핵심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내세워 청일전쟁 패배 이후 57년 만에 역사적 원한을 갚으려던 중국이다. 

한반도 개입은 중화(中華)의 본능인가.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장제스 총통과의 대담을 ‘중국이 만주와 한국의 재점령을 포함한 광범위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회고했다. 시진핑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는 발언을 했다. 공통점은 중화 질서를 부활시키고, 100년 전의 치욕을 복수하려는 거다. 미중 관계는 투키디데스 함정(기존 패권국과 신흥도전국의 갈등)을 뛰어넘는, 거대한 역사적 차원이다.”

박 기자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과 미국은 북핵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며 “북핵 문제를 ‘미국이 막아주겠지’, ‘중국이 말려주겠지’ 식의 강 건너 불구경 심리로 바라보면 주변 강대국의 비웃음과 경멸을 초래하고, 스스로를 변방의 족속 변수로 설정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베트남에 대해 “호치민은 저항의지를 갖고 중국군과 프랑스군을 철수시켰고, 2021년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속에서도 원교근공(遠交近攻·가까운 나라를 공격하고 먼 나라와 친교한다) 전략으로 미국과 경제 협력을 하니 중국이 함부로 보복하지 못한다”고 평가하며 한국 정부도 베트남처럼 당당한 외교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외교 속에서도 배울 만한 사례들이 있다”고 회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연설에서 ‘미국 뒤꽁무니(엉덩이 뒤에 숨었다) 쫓아다니고 뭘 했느냐’고 했던 말이 상당히 일리있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 안보를 미국한테만 맡기고 있나. 노 대통령의 고민에 대한 해답은 박정희 대통령에 있다. 박 대통령은 카터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자 강화도 신미양요 유적지를 복원하고 이걸 성역화 시키는 운동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호국문화유적 부흥운동, 노무현 대통령의 무장평화론과 제주해군기지설치, 김대중 대통령의 미래 지향적 한일 협력 등 과거의 리더십 행적을 모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 해법이 있을 거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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