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쌍용건설, 리모델링 수주전략 ‘通했다’
‘뭉쳐야 산다’ 쌍용건설, 리모델링 수주전략 ‘通했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5.1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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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실적·기술 갖췄지만…경쟁 과열 우려해 수주전략 전환 
"다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통해 시장 지배력 높여 나갈 계획"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리모델링 사업 최강자인 쌍용건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감안한 새로운 수주전략을 펼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홀로 뛰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들어 리모델링 시장 내 경쟁이 과열되자 다른 업체와 손잡고 함께 뛰는 행보를 보이며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쌍용건설 컨소시엄(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은 '가락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 컨소시엄은 이날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득표율 96.7%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시공권을 따냈다. 해당 사업은 국내 리모델링 사상 최대 규모로, 공사비만 8000억 원에 이른다. 쌍용건설은 컨소시엄 주간사(지분 26%) 역할을 맡아 수주를 견인했다.

당초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분야 최대 라이벌인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양사의 자존심이 걸린 경쟁인 만큼, 시공사 선정 때까지 '쌍용건설 컨소시엄 대 포스코건설'이라는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으나 포스코건설은 입찰 마감 직전 컨소시엄 합류를 제안했고, 쌍용건설이 이를 수락하면서 4개사(社)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당시 쌍용건설 측은 "역대급 리모델링 사업의 안정적이고 신속한 추진을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앞선 지난 3월에도 쌍용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광명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에도 쌍용건설 측은 "쌍용건설의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튼튼한 재무구조와 브랜드 1위 파워를 더해 최고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룬 쾌거"라고 설명했다.

쌍용건설 CI ⓒ 쌍용건설
쌍용건설 CI ⓒ 쌍용건설

쌍용건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행보다.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리모델림 전담팀을 출범한 이후 누적 수주 실적이 약 2조5000억 원에 육박, 국내 리모델링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독보적인 실적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과거에는 단독으로 나서서 시공권을 따내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방배 궁전아파트', '당산 평화아파트', '옥수 극동아파트', '신답 극동아파트'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던 쌍용건설이 수주전략을 바꾼 이유는 리모델링 시장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등을 분석해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2010~2019년 전체 리모델링 착공면적은 연평균 1.7% 늘었는데, 같은 기간 아파트 리모델링은 57.7% 급증했다. 아파트 리모델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간별로 보면 2010~2015년은 35.5%, 2015~2019년은 90.7%로 최근 뚜렷하게 급증하는 경향이라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건산연 박용석 선임연구위원은 "준공된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1990년 이전 준공) 130만 호, 향후 5년 내 30년이 넘는 아파트(1994년 이전 준공, 1기 신도시 포함)를 포함하면 약 290만 호 규모"라며 "모든 아파트를 재건축할 수는 없는 바 상당수가 리모델링을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리모델링 사업을 눈여겨보지 않던 대형 건설사들도 하나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DL E&C, 구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정부 규제 영향으로 정비사업 먹거리가 줄자, 리모델링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재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 쌍용건설은 불리한 국면에 놓일 수밖에 없다. 경험과 기술력이 아무리 우세해도 브랜드 인지도와 인적·물적 자원을 앞세운 대형 업체들에게 밀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도한 출혈 경쟁을 염려해 컨소시엄을 택하는 것"이라며 "쌍용건설이 지금은 리모델링 시장에서 최강자 자리에 있지만 소모적인 수주전이 점점 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현명하게 수주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쌍용건설 측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리모델링 시장에 맞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메머드급 단지를 수주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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