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Sell Korea?’…증시 외국인, 5월 9조 7000억 순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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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Sell Korea?’…증시 외국인, 5월 9조 7000억 순매도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5.2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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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순매수 전환…이달엔 9조 팔아, 삼성전자 3조 9260억
경기 개선 기대 영향…인플레 우려→유동성 감소에 ‘위축’
조기 ‘테이퍼링’ 시사…美증시 혼조, FOMC 출구전략 논의
향후 매수세 재개 의문…“여전한 우려, 현 수준 이익실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21.01~2021.05 외국인 투자자 월별 거래대금 (단위 : 백만 원 / 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 / ‘마이너스’는 순매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21.01~2021.05 외국인 투자자 월별 거래대금 (단위 : 백만 원 / 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 / ‘마이너스’는 순매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엔 팔고 떠나라(Sell in May)'는 증시 격언을 지키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증시에서 9조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처분하는 '셀 코리아(Sell Korea)'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되겠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1일까지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9조 5033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순매수 거래일은 지난 10일(2143억 원)이 유일했으며, 특히 지난 11일부터 8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9조 6586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폭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줄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달 916억 원 순매수로 전환됐고, 5월 다시 상황은 반전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던진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달 21일까지 순매도 금액은 3조 92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SK하이닉스(7600억 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4650억 원) △삼성전기(3890억 원) △삼성전자우(326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영향을 받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거듭하며 8만 원선을 하회하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1910억 원)이었으며, △SK텔레콤(1310억 원) △더존비즈온(940억 원) △LG유플러스(780억 원) △KT(720억 원) 순이었다. 대부분 통신, 미디어, 건설 등에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연속 순매도세는 경기 개선 기대감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었다. 현재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백신의 확산과 맞물려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시중의 통화량은 늘게 되고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해당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되는데, 그러면 주식시장에 머물던 자금은 결과적으로 대체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하게 된다.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채권의 가격이 낮아지고 투자심리는 개선된다. 반면, 주식시장은 전체적인 유동성이 감소하기에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이 빠지고 있는 현 상황도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정부가 양적 완화 규모를 서서히 축소하는 것)'을 조기 시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영향을 받은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테이퍼링' 이슈가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을 결정짓겠다는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테이퍼링 이슈를 무마시키기는 했으나,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은 시기의 문제로 판단한다"면서 "한국은 FOMC를 계기로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날(24일) 통화에서 외국인의 최근 매도세에 대해 "이달 들어 달러 약세가 주춤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보니, 시장 유동성이 높은 한국에서 자금을 빼는게 유리한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이슈가 높은 상황에서 8월까지는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 수준에서 이익 실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24일)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2388억 원을 던지며 순매도세를 이어갔고, 기관 투자자도 38억 원을 순매도했다. 또한 개인 투자자는 235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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