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리는 ‘잘’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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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는 ‘잘’ 올라야 한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1.05.26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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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폭탄’ 위험에 금통위 일시적 동결 예상
예금·대출 차 줄이며 ‘필연적’ 금리인상 대비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한국은행 제공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시스=한국은행 제공

"금리가 지금처럼 가면 안됩니다. 오르긴 올라야 해요. 그런데 상황이 쉽지 않죠. 가계부채가 어마어마하고,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겹쳐서…하지만 (금리인상은) 필연입니다."

최근 금융관련 공기업의 한 중진 관계자가 기자와의 식사자리에서 들려준 얘기의 일부다. 제로금리 시대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골자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정부 정책과 같은 내부적인 원인보다는, 미국 등 글로벌 경제의 물가상승 압박이 거세진 게 주요 요인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나, 최대무역국인 중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실물자산 등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풍문이 여의도에 떠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업계에선 기준금리 동결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적정 기준금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동결 내지는 소폭 상승 조정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아직 시기상조로 분석되고 있다"라면서 "가계부채비율이 너무 높은 상태인데다, 아직도 '빚투'등의 과열양상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최근 급등했다.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갑작스런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아직 시장의 분석처럼 속도조절이 필요한 순간이다. 안전장치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금융권이 손을 맞잡고 가계부채 바람 빼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요구불예금 증가에 발맞춰 예금 금리 상승도 고민해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리는 알맞은 속도로, 적정한 높이로, '잘' 올라야 한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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