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엿보기]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망사건 재발방지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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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엿보기]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망사건 재발방지책 ‘주목’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6.0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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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징계 규정도 없어” … 강력한 개혁 방안 ‘촉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성추행으로 고통을 겪다 숨진 이 모 중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사회적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민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성추행으로 고통을 겪다 숨진 이 모 중사의 사망 사건에 대한 사회적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민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공군 부사관 성폭력 사망 사건을 계기로 관련 법적 미비함이 도마에 올랐다. 군 성범죄 재발방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실이 인사혁신처와 여가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국가기관 내 징계가 이뤄진 성범죄는 812건에 달했지만, 재발 방지 대책은 274건(3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2019년 성희롱으로 1건을 징계 조치한 것만 나와 있어 실제 군 내 성범죄 피해가 얼마나 많이 신고되고 있는지는 파악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가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군 성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질타했다. 권 의원은 “저는 2004년부터 군성폭력과 조직 문화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2017년에는 군적폐 청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군성폭력과 2차 피해 발생 저지를 위한 대책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2021년 피해자 부모님을 만나면서 그동안 군이 해온 것이 무엇인지, 개선된 것이 무엇인지 단 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통탄해했다. “어떻게 이렇게도 변하지 않는 조직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 군은 기존의 문법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시민사회의 방식으로 사건에 대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해 나가고 입법과 제도개선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군 성폭력 관련 징계 규정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조직적 타살이라고 지목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3일 군 내 성폭력 처벌 규정 관련 확인한 사항에 따르면 국방부 부대관리 훈령 제244조에 성 군기 사건 발생 시 필요한 조치는 명시돼 있어도, 훈령을 위반할 때 명확한 징계 규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군이 창설된 지 70년이 넘었고, 군 간부 중 여성 비율이 7~8% 정도 되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인데도 훈령은 수준 이하”라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당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당연히 성 군기 위반 사안에 대한 명확한 처리 규정과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함에도 훈령을 위반할 때 처벌 규정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런 제도적 안이함과 미비가 타살에 가까운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것 아닙니까?”라고 질타했다. “미군은 우리처럼 국방부 내 일개 과가 아닌, 독립된 성폭력 예방 및 대응 기구를 설치하고, 체계적인 피해자 보호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예방과 보호에 힘쓰고 있다”며 “우리 군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 전체의 성 군기 사고처리 시스템과 조직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강력한 개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독립적인 군내 성폭력 대응 및 피해자 보호 기구를 만들고 강력한 징계 규정 신설을 통해 성 군기 문제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개선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도 페이스북에서 “여군 중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번 성폭력 사건은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이라는 점에서 박원순, 오거돈 성폭력사건과 하등 차이가 없다. 군은 특수한 계급사회이고 국가 밖 주적과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절대로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은 국가적 차원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막는 사회안전망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글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사망한 공군 중사의 부모는 해당 글에서 “공군부내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내 은폐, 회유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 달라”며 “책임자 모두를 처벌해 달라”고 청원했다. 앞서 공군20전투 비행단 소속의 이 모 중사는 성추행을 당하고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조직적 은폐 협박에 고통을 겪다 혼인신고한 날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매달아 숨지고 이를 영상으로 남겼다. 사회적 공분, 슬픔과 애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공군 참모총장은 4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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