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오너리스크 몸살 끝에 ‘보복운전’ 구본성 대표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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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오너리스크 몸살 끝에 ‘보복운전’ 구본성 대표 해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6.0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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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운전 논란 타격…주총서 해임안 통과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신임 대표 선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구지은(왼쪽) 전 캘리스코 대표와 구본성 부회장 뉴시스
구지은(왼쪽) 전 캘리스코 대표와 구본성 부회장 ⓒ뉴시스

범LG가 식품기업 아워홈의 ‘남매의 난’이 자매의 승리로 끝났다. 남매 간 갈등이 지속돼온 상황에서 구본성 아워홈 대표가 최근 보복운전 논란에 휩싸이자 세 자매가 구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아워홈은 향후 경영 정상화와 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아워홈은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는 신규 이사 후보 21명의 선임안이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워홈의 이사회는 11명으로, 이를 훌쩍 넘어서는 이사가 대거 선임된 것이다. 아워홈이 정관 상 이사 수 상한이 없다는 점을 노려 구 대표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들로 이사회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는 이사회뿐만 아니라 언니들도 포섭했다. 현재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지분 38.6%를 보유한 구본성 부회장이다. 하지만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하면 약 59.6%에 달한다. 장녀 구미현 씨는 지난 2017년 발발한 경영권 분쟁에서는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날 주총에서는 구지은 대표 편에 서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구 부회장을 지지했던 구미현 씨가 마음을 돌린 데는 최근 구 부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킨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 3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 5일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운전하던 중 끼어든 피해자의 차량을 다시 앞질러가 급정거했다. 이에 차량 충돌이 발생했고 구 부회장은 현장에서 도주했다. 피해자가 구 부회장 차량을 뒤쫓아가 차 앞에 내려 “기다리라”고 했지만 구 부회장은 차량을 움직여 피해자를 배와 허리 등을 쳐 다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대표 자리에 오른 구 대표는 5년여 만에 아워홈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구 대표는 지난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지만 2016년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장자승계’ 분위기 속 후계자에서 밀려났다. 입지를 잃은 구 대표는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고 남매 간 관계도 악화됐다.

향후 아워홈은 경영권 분쟁 종지부를 찍고 구 대표 체제 하에서 회사 정상화에 나선다. 구 대표의 경영 능력도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주요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급식시장이 위축되며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구 대표는 “새로 아워홈을 맡게 됐다. 이 선택이 곧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전 직원이 공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인력개발원과 왓슨 와야트(Watson Wyatt Korea) 수석컨설턴트를 거쳐 지난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 급식사업 중심의 아워홈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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