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오늘] 野 합당 논의 급물살?…‘이준석, 안철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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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오늘] 野 합당 논의 급물살?…‘이준석, 안철수 만났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6.1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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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李 당선에 "기성 정치 바꾸라는 국민 변화의 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13일 정치오늘 키워드는 '野 합당 논의 급물살 타나' 등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13일 일요일 자전거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13일 일요일 자전거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안철수·이준석 비공개 회동' 사실이 전해지면서 중도·보수 야권 합당 논의가 급물살 탈지 주목된다. = 이날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저녁 같은 동네에 사는 안 대표를 노원구 상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합당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공식 석상에서 밝혀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가 이준석 당대표 선출에 대해 기성 정치 바꾸라는 국민 요구라고 말했다.ⓒ안철수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가 이준석 당대표 선출에 대해 기성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적 요구라고 밝혔다. 사진은 다산 정약용 생가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기성 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됐다”며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서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철수 대표 페북 글 전문 = 어제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실학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국내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대전환기에 있는 격변의 시기에, 200여 년 전 조선의 미래를 고민했던 다산 선생의 마음을 읽고 싶었습니다. 200여 년 전 세계는 변화와 대전환의 시기였습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과학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정치적 자유가 신장되고 사회적 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의 조류에 맞게 정치, 사회적 시스템을 바꾸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서구 국가들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어땠습니까? 주자학의 굴레에 갇힌 비생산적인 논쟁이 정치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퇴행시켰습니다.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했던 ‘실학’은 기득권에 눌려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15세기에만 해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의 과학기술도 이념의 굴레, 신분제의 족쇄에 갇혔습니다. 왜란과 호란을 겪으면서 백성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지만, 권력은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습니다. 당쟁과 사화는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집권 세력이 바뀌어도 백성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실용보다는 이념과 관념에 집착하고, 과학은 모르고 기술은 천시하며, 파당과 집안의 이익을 국가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낡고 썩은 정치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상황도 200여 년 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87년 민주화 이후 오랜 시간 이념과 진영 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며 국론을 가르고 나라 전체를 퇴행시켜 왔습니다. 정권은 바뀌고 있지만 사익추구 정치가 판을 치고 국가의 분명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입니다. 가짜뉴스와 거짓 선동이 과학기술적 사실을 무력화시키는 사이에,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낙오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낡은 정치체제와 사고를 고집하며 변화와 대전환의 시대에 선제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구한말 비운의 과거를 되풀이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과학기술 강국이라는 나라의 좌표를 분명히 하고, 실용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강한 나라와 행복한 국민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정치구조와 문화, 경제성장 정책, 통합을 위한 최적의 사회적 조합을 찾아내야 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민은 여전히 힘들고 고단한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은,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하고 새로운 좌표에 맞게 정치를 뜯어고치고, 건강한 공동체의 가치와 규범을 바르게 세우는 것입니다.

저는 그 기본이 선조들의 실학을 이어받는 실용 정신이고 우리 민족의 과학기술 DNA를 복원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강국의 세계 선도국가전략을 짜고 미래로 나가는 것입니다. 진영 논리라는 공리공론을 배격하고 이용후생과 실사구시를 추구했던 200여 년 전 실학자들의 고민과 정신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DNA를 가진 민족입니다. 정치가 망치고 이념이 발목을 잡아서 잠시 사라졌을 뿐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우리는 영원히 선도국가가 아닌 추격자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념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진보입니다. 

조선이 낳은 최고의 천재였고, ‘거중기’를 만든 과학기술자였고, 세상을 바꿀 계획을 가슴에 품었던 다산 선생이었지만, 다산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 꿈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했고, 다산의 꿈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정치체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결국 정치가 바뀌지 않고,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꿈은 그저 꿈일 뿐입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교훈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갈 것이냐는 엄중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 함몰돼 냄비에서 천천히 삶아지는 개구리의 운명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실용과 과학기술의 정신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대전환을 이룰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다산 선생의 묘소 앞에서, 위대했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던 다산 선생의 꿈과 길을 돌아보고, 후대에서라도 어렵지만 그 꿈을 실현하는 길을 걸어보겠다고 다짐해 보았습니다.

관심을 끌었던 제1야당 전당대회가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성 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일 것입니다.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되었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제1야당에서 시작됐지만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할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섬으로써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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