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건설 매각 관련자, 국정감사 소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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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우건설 매각 관련자, 국정감사 소환해야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6.1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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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해도 너무 급한 매각작업…각종 의혹 해소·후폭풍 최소화 위해 이동걸·이대현·정항기·김형 등 증인 채택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가 또다시 대우건설 매각에 액셀을 밟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 M&A컨설팅실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 옛 BoA메릴린치)는 오는 25일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본입찰을 실시하고, 오는 7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말 예비입찰, 오는 7월 예비후보 선정과 실사, 오는 8월 본입찰'이라는 당초 알려진 계획보다 수개월 빨라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두 차례나 인수합병에 실패한 과거가 있음에도 급해도 너무 급하게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가치를 높여 팔겠다는 방침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대우건설의 경영상황이 개선됐고 해외부실도 정리돼 우려가 불식됐으며, 잠재 부실도 개선되고 주가 역시 시장 평가가 반영돼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대로면 좀 더 주가가 무르익은 시점에 매각에 나서는 게 합당한 게 아닌가. 

때문에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차기 대선 전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하려는 윗선의 입김이 작용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정권교체 후 인사이동을 염두에 두고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밀실협상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졌다' 등 온갖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돈다. 대우건설 주주들과 이사회가 지난 7일 승인한 각자대표 체제 구축에 따른 전사 기구조직 일부 개편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산업은행의 추천을 받아 CFO로 부임한 정항기 매각작업 관리대표에게 재무관리본부와 조달본부에 이어 미래전략본부까지 맡겨서다. 'CEO-CFO-미래전략본부'라는 대우건설의 '3두 경영체제'가 '1두 경영체제'로 바뀐 셈이다. 아울러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이번 매각작업을 '밀실매각', '졸속매각'으로 규정하고 총력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대우건설 본사 앞에는 '매각 인센티브에 눈이 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성하라',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졸속매각, 대우건설은 왜 제물이 돼야 하는가' 등 노조가 내건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향후 대우건설 매각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든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이는 대목들이다. 긴 호흡을 갖고 초단위, 분단위로 돌려야 할 대우건설 매각 시곗바늘을 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가 시단위로 조급하게 돌리고 있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생각이다.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 조급증에 대한 모든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내고 의혹을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 시곗바늘을 빨리 돌리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는지, 불순한 의도는 없었는지, 이권이 개입했었는지 등 여부를 오는 9~10월께 열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정항기 대우건설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 등 핵심 인사는 물론, 매각작업 실무진, 곧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 그리고 여기에 관여한 인물들을 모두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해 국감장에 불러 세워야 할 것이다.

온갖 우여곡절과 어려운 경영환경 가운데에도 늘 바다 너머로 시선을 향해 국위선양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건설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온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 일이다. 대우건설을 위한 매각이 아닌, 매각만을 위한 매각을 추진하고자 장난질을 하는 건 국익을 저해하는 모리배들이나 하는 짓과 다름이 없다. 정말 그런 모리배들이 존재한다는 건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일이리라. 부디 국감을 통해 대우건설 매각작업에 있어 모리배들은 없었다고 밝혀지길 바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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