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남북관계 전환기 - 북핵(北核)이 관건
[이병도의 時代架橋] 남북관계 전환기 - 북핵(北核)이 관건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1.06.26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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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더 미적댈 시간 없다
北 식량난, 경제사정 한계 봉착
원전기술 해킹…북한 본색
北 딜레마, 행동으로 해결을
남북사무소 폭파 잊었나
비핵화 협상만이 살길이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에 따른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전망은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협상 기류와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어 크게 주목된다. 회담의 성사 여부가 북한 비핵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새로운 기회인 것만은 틀림없다.

대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북한 내외부의 전례없이 어려운 변수들이 그 어느때 보다 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열린 한·미,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가 북한에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올 것을 요청한 것도 그런 연유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면서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언급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김 총비서가 발신한 첫 대외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을 향한 비난을 절제하고 대결과 더불어 대화를 거론한 것이 주목된다.

북한은 김정은이 이미 자인했듯 빠듯한 식량 사정으로 당장 주민들의 굶주림부터 막기 어려운 처지다. 날로 커지는 내부 불만보다 김정은 정권에 위협적인 것은 없다. 대화를 요청한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된다. 방한 중인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 발언에 주목하며 북한이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 제안에 호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화를 배제하지 않은 북한이나 그런 북한에 맞장구를 친 미국 모두 일단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에 따른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 전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에 따른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 전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가장 큰 장애물 북한 이중성

그러나, 역시 양측의 장벽은 두터워 보인다. 미국측 대북특별대표도 조건 없는 만남을 강조하면서도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다며 견제구를 잊지 않았다. 대화에는 문을 열어 놓았지만, 북한의 의도대로만 휩쓸려가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를 겨냥, 북한도 '대화'와 '대결'을 미리 내걸었다.

북미가 다시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기까지는 잠재적인 장애물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보다 북한의 이중성이다. 

대화 논의와 별개로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대한 해킹 사건이 불거지는 등 북한의 도발이 엄연한 게 한반도 현실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북한의 해커조직에 뚫렸다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자료와 함께 폭로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하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전문 조직 ‘킴수키’로 추정되는 IP로 해킹당했다. 

국내 최고의 원자력 분야 국책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원은 원전과 핵연료의 핵심기술 등 국가보안과 직결된 기술정보를 갖고 있다. 이런 기관에 백신 관련 국내 제약사들을 공격했던 북한 해커조직이 안방처럼 드나들었다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국가 정보들을 적이 빼갔다면 국가급 기술 유출을 넘어 우리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한편, 국정원은 올 초 “북한이 코로나 백신, 치료제 관련 기술 탈취를 시도했다”고 했다. 한·미·영국 제약사들이 공격 대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 해커가 사용한 이메일 중 문정인 전 대통령 특보의 아이디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공격은 처음도 아니다. 사이버 무기와 이를 통한 도발은 핵·생화학 무기와 더불어 1990년대 이후 북한이 전력투구해온 이른바 3대 비대칭 전력이다. 

앞으로는 핵과 미사일을 드러내놓고 개발하면서 뒤로는 원전 해킹을 하는 게 북한의 이중적 실체다. 놀라운 것은 이 와중에도 “대북 식량 협력” “백신공급 협력 적극 추진” 운운하며 감싸고 매달리는 대한민국 정부다. 통일부 장관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까지 이러니 북한이 쉽게 변하겠는가.

혹독한 식량난…비핵화만이 살 길 

이중성이 역시 문제다. 북한이 염두에 둔 '남북관계 발전'이란 기본적으로 자기들이 개발한 핵은 놓아두고 남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분명한 것은 남북관계 경색의 근본 원인은 '북한 핵'이다. 북한이 핵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는 물론 제대로 된 남북관계의 발전 또한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은 자충수를 두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대미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에 유엔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85만8000t으로 추산하고 수입이나 원조가 없으면 8∼10월이 ‘혹독한 시기’가 될 것으로 경고한 판국이다. 핵무기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지만 않았다면 재앙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핵 포기로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지 않고는 식량난을 해결할 길이 없음을 김 위원장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 대화에 적극 호응해야

식량난 때문에 김 총비서가 주민 생활고 해결을 위한 특별명령을 내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국내 민생 대처에도 북한은 버거운 상황이다. 한미가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가 관건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코로나 등 보건의료와 식량·비료 등 민생 분야 협력 등을 들어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북한은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면 더는 이를 무시하지 말고 호응하는 것이 좋겠다. 국제 대북제재 체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교류와 협력에 힘쓰는 것은 남북 간 기존 합의에 부합하는 최선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결의를 초래할 도발의 유혹을 계속 멀리하면서, 지속해서 전진하는 대화의 길로 서둘러 들어서야 한다.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북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창의적 대안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한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호기로 키워가기 위한 모든 당사국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다. 중국의 반응도 북미의 유연성 발휘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유연한 대북 정책과 김 총비서의 대미 대화 의지를 거론하며 미국 대표의 방한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매체는 북미 회담이 4자회담이나 6자회담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도 전했다. 다자회담 재개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해온 것으로 재추진 여부를 떠나 유사시 대비해야 할 협상 틀 중 하나다.

한미일 수석대표 對북한 전략 

그런 관점에서 이번 한미, 한미일 수석대표 대면 협의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교착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반도 정세가 변화의 새 갈림길에 선 듯한 형국이다. 장기간 침묵한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의 입을 통해 대미 비난은 일절 하지 않고 대결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둔 것 자체만으로도 태세 전환의 조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남북 및 북·미 대화는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이후 거의 단절됐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6월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그 사이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이어지면서 북한 문제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올 1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새 외교안보 진영을 갖췄고, 대북정책도 최근 입안했다. 이제야 한반도 안보를 포함한 북한 비핵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상간 톱다운 대화방식이 아닌 실무급 회담 방식으로 전환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외교 중심'의 해결책을 선호한다. 대화 실패 시 군사적 해법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있었던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일단 유화적으로 비친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협상 원칙 역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의미있는 행동이 있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키를 쥔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해법 원칙은 '외교와 단호한 억지(抑止)'이며, 트럼프식 정상외교를 통한 일괄타결이 아닌 실무외교를 통한 단계적·실용적 해결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 리더십의 귀환을 알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의 공동성명이 대북 제재 유지와 북핵 폐기를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다.

북한, 경제 심각속 강한 대화의지 

그렇다면, 북한 실정은 어떤 상황인가.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우선 북한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핵무기를 계속 생산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4일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이 올해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40∼50개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10개가량 늘었다고 한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50∼100개라고 평가했다. 

북핵 위협이 점차 가중되는 추세속에서도 북한 경제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유엔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북·중 국경폐쇄로 경제 사정이 엉망이다. 설상가상 북한은 지난해 수해 여파로 식량도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군량미를 풀어 주민에게 나눠준다는 보도까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비서의 최근 '대화' 언급이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을 상세히 분석한 대응”이라고 명시했다. 국내 사정이 급박함을 시사하면서도 대화 의지를 강하게 던졌다.

한마디로 김 총비서의 말은 한ㆍ미에 대해 대화에 나설 의향을 꽤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김 총비서는 대화와 대결을 말하면서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대화가 어그러질 경우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이라고 보는 게 맞다. 김 총비서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CVIA)’를 요구했음에도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 등을 거론한 것 역시 대화 의향을 반영한 것으로 비친다.

상호 유연성 발휘로 다가서야 

북한의 유연한 입장은 최근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새로 조율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일단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공동선언’과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 등 기존 남·북·미 간 약속을 향후 대화의 출발점으로 확인한 것이 적어도 북한에 유연성을 발휘할 공간을 마련해 준 셈이 됐다.

북미 모두 상호 유연성 발휘로 조금씩 다가서지 않으면 장애물이 쉽게 치워지지 않는다. 현재로선 서로 조건을 내걸지 말고 일단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 정부의 중간 역할도 여전히 유효하다. 남북, 북미 대화가 선순환 구조에 든 3년 전 경험을 되살려 변화한 국면에 상응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건 불문가지다.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당장 모든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건 불가능하나 코로나19 방역을 비롯한 보건의료 분야를 신호탄으로 식량, 비료 등 북한이 원하는 민생분야 협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인민이 바라는 절실한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시행조치를 취하려는 것이 이번 전원회의의 핵심 사항”이라고 특별명령서까지 발령한 김 위원장이다. 대결은 결코 인민이 바라는 절실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파국을 부른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대화의 절박성'을 알린다.

북, 국제 대결구도 악용 우려

대화를 실현키 위해서는 여전한 과제도 풀어야 한다. 북한에 대해 밀착 행보를 보이는 중국이 북핵 협상 재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하는 문제도 관건이다. 북한과 중국 간에는 20년 만에 조중(북중) 우호협력조약 갱신이 이뤄지는 7월 11일 전후 양국 고위급 회동이 예상된다고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가 드러나는 만큼 기민하게 움직여야 할 때다.

북한의 진정한 대화 자세 이면에는 우려할 대목도 적지 않다. 김정은이 은근슬쩍 ‘대화’를 꺼내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무엇보다 대외 단절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대내적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은 전원회의 첫날부터 빠듯한 식량사정을 공개적으로 시인하고, 코로나19 저지를 위한 국경폐쇄 같은 극단적 방역조치가 그 한계에 달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미 대화의 핵심인 비핵화를 놓고선 밀고 당기기로 시간을 벌면서 당장의 식량난 해결과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대형 도발 가능성을 협박하면서 몸값을 높이고 미중 갈등이라는 국제정치적 대결구도 또한 이용하려 들지 모른다.

그러나, 요란한 대결과 극적인 전환, 결국 환멸의 쇼로 끝난 3년 전의 북-미 대화 과정을 충분히 들여다본 바이든 행정부다. 도발과 협상을 오가는 김정은의 상투적 수법도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북-미 대화 성사위해 상호 양보를

통상적이라면 미국 말대로 양측이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아 서로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러나 2년 전 ‘하노이 노 딜’ 트라우마가 있는 북한으로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곧바로 대화에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적어도 3년 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관련해 미국이 가시적인 이행 의지라도 보여줘야 대화에 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성명 중 북한은 미군 실종자 유골 반환 약속을 지켰지만 ‘새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북한의 요구사항과 관련한 진전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아울러 비핵화 진척에 따른 미국의 단계적 대북 제재 완화 방침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라도 액션플랜이 제시돼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보다 뚜렷한 대화 유인책을 내놓도록 꾸준히 설득해야 한다.

북한도 ‘적대시 정책을 다 포기하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포괄적인 대화 재개 조건을 고집해선 안 된다. 미국의 싱가포르 성명 이행 의지나 단계적 제재 완화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대화에 응해야 한다. 상호 유연성 발휘가 중요하다. 일단, 대화 부터 열고 봐야 한다. 북한이 더 달라져야 하겠지만, 우리로서도 최소한의 대화 카드는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얼마나 신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설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화에 응하기 위한 뚜렷한 명분을 확보해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도 만만치 않은 변수다. 한미 훈련에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내서다. 몇몇 전례에서 경험했듯이 한미 연합훈련의 시기나 방법 조정도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는 카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경제난을 겪는 북한에 크게 유용할 경제적, 인도적 지원과 코로나19 방역 협력 카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 핵포기하고 국제사회 일원돼야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화 메시지를 내면서 한반도 정세가 변화의 새 갈림길에 접어든 형국임을 감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 간 밀착 행보가 우려스러운 대목임을 거듭 강조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2주년을 맞아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최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북·중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는 걸 재차 상기하고 북·중 친선의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해 나가자”고 했다. 

20년 만에 북·중우호협력조약 갱신이 이뤄지는 7월11일 전후 양국 고위급 회동도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 의존 기류속에서 나타날 북한의 대미관계 태도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 요체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 핵능력만 키워 주었다는 비판적 시각이 깔려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처럼 북·미 대결구도에 이은 접촉과 성과 없는 회담 등을 되풀이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식량난을 언급한 것은 북한 경제사정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살 수 있는 길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미측의 요구에 응답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북한, 최고의 기회…한·미, 대화 유인책 성공을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와 대북 공동인식 및 긴밀한 대북공조로 북핵 포기 유도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현재 미·중 구도는 단순한 갈등 문제가 아니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큰 판이 부딪히는 국면이다. 그 경계에 대한민국이 있다. 각별한 외교적 지혜가 요구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전략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일관된 정책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국가 안보다. 지금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력을 더 키워야 할 때다. 이런 토대 위에서 경제, 복지 등 과제들을 생산적으로 해결하면서 對중국 관계등에도 내실을 다져 나가는 것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일이다.

북한에겐 지금이 최고의 기회다. 미국이 연 대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 사정은 현재 너무 취약하다. 이젠 한·미·일이 내민 손에 북한이 화답해야 할 때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 한·미도 머리를 맞대 북한과 대화의 끈을 이어나가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한미 훈련, 식량, 방역은 현재 북한에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한미는 북한의 대화 유인책에 중점을 두고 협의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 발신을 통해 민생 살리기가 우선인 북한의 대화 의지를 자극하길 바란다. 이번 움직임이 북핵과 관련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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