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씨네 땅사랑①] 신현주, 농심 땅 사고팔아 19억 시세차익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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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씨네 땅사랑①] 신현주, 농심 땅 사고팔아 19억 시세차익 올렸지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6.3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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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현주, 대관령 횡계리 회사 보유 토지
74억 주고 농심서 사서 93억에 되팔아
강원도 평창올림픽 앞두고 매입
관광시설 조성 계획 발표 후 매각
산현주 부회장의 투자 성공? 실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농심그룹 오너일가인 신(辛)씨네 땅 사랑이 유별나 보인다. 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장녀인 신현주 부회장이 회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토지들을 매매하며 여러 의혹들을 낳고 있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임, 편법적 탈세, 농지법 위반 등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말도 들린다. 본지는 '신(辛)씨네 땅사랑'을 통해 이를 짚어본다. 이번 편에서는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이 농심으로부터 강원 대관령 땅을 매입하고 다시 농심에 매각한 사연을 다룬다.

辛현주, 회사 보유 토지 74억 주고 매입해 93억에 되팔아
평창올림픽 앞두고 매입, 관광시설 조성 계획 발표 후 매각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은 2014년 10월 당시 농심이 소유하고 있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소재 토지와 건물(172-1, 172-7 등)을 74억5540만 원을 투입해 사들였다.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은 2014년 10월 당시 농심이 소유하고 있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소재 토지와 건물(172-1, 172-7 등)을 74억5540만 원을 투입해 사들였다.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법원 인터넷등기소 등 자료를 종합하면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소재 농심 대관령감자연구소 인근에 위치한 8만8000여 ㎡ 규모 토지(172-1, 172-7, 172-14, 173-1 등)와 건물(172-7 소재)을 2014년 10월 농심으로부터 매입했다. 등기부등본(매매목록 2014-727)을 살펴보면 신 부회장이 해당 땅을 사들이는 데에 쓴 비용은 74억5540만 원이었다. 필지 4개 가운데 가장 비싸고 넓은 곳은 172-1(48억7519만 원, 당시 7만8003㎡)로 실거래가가 조회된다. 

그때 평창군은 평창올림픽을 앞둔 시점인 만큼, 전국 부동산시장에서 '뜨거운 감자' 중 하나로 급부상한 지역이었다. 지리적 특성상 땅값이 크게 오르진 않았지만 미래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제1금융권에 속한 한 시중은행은 2015년 상반기 VIP 고객 수십여 명을 초청해 평창군 부동산 탐방을 진행하고 "올림픽 개최 호재에도 땅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제2영동고속도로와 원주~강릉 복선철도 건설이 이뤄져 향후 관광객 등 인구 유입이 기대된다"며 부동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부회장이 농심으로부터 매입한 토지들이 있는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는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본격화된 2000년 이후 투기 바람이 일면서 여러 재벌 대기업 오너일가들이 땅을 사들인 지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횡계리와 용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재벌닷컴이 2012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그의 자녀인 호텔롯데 장선윤 전무, 장재영씨 등은 2005~2006년께 횡계리와 맞닿은 지역인 용산리에 위치한 임야·전답을 매입했으며,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지용씨도 2002년 횡계리 소재 전답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림픽 수혜는 그리 길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R-ONE 부동산통계를 살펴보면 평창군 지가 상승률은 2016년 2.201%에서 평창올림픽 직전인 2017년 3.928%로 치솟으며 전국 평균, 수도권 평균보다 높았으나 그 이후에는 2018년 3.157%, 2019년 2.477%, 2020년 2.196% 등으로 위축됐다. 횡계리가 위치한 대관령면 지가 상승률도 2016년 1.620%에서 2017년 3.713%로 2배 이상 뛰었지만 2019년 다시 1%대(1.981%)로 주저앉았다. 강원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유독 대관령면의 경우에는 2020년 다시 2%대(2.019)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지 매매도 그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횡계리발(發) 효과였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횡계리에서 이뤄진 토지 매매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해 6월 10건, 7월 22건, 8월 7건, 9월 18건, 10월 19건, 11월 63건, 12월 38건 등으로 집계됐다. 7월을 기점으로 반등, 잠시 계절적 비수기를 거친 뒤 연말에 거래량이 폭발한 것이다.

2019년 평창군은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이 농심으로부터 매입한 대관령면 172-1, 172-7 등 일대를 관광휴양단지로 조성하는 '대관령 농심지구 개발 사업 계획'을 본격 추진했다. 사진은 그해 1월 평창군수가 평창군의회에 관련 사업 계획에 대한 군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보낸 의견청취안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2019년 평창군은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이 농심으로부터 매입한 대관령면 172-1, 172-7 등 일대를 관광휴양단지로 조성하는 '대관령 농심지구 개발 사업 계획'을 본격 추진했다. 사진은 그해 1월 평창군수가 평창군의회에 관련 사업 계획에 대한 군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보낸 의견청취안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2019년 7월 평창군은 '평창고랭지지구 군관리계획(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변경결정(안)'을 열람공고했다. 이 안에는 횡계리에 위치한 일부 '생산관리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대관령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개발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평창군은 이듬해 4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용도지역 변경결정을 고시하고, 그해 9월 횡계리 일대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것이 거래량 증가의 원인이었다. 계획관리지역은 개발이 현실화될 공산이 큰 지역인 데다, 다른 관리지역에 비해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고 건폐율·용적률도 높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용도변경으로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해당 계획의 중심에 위치한 필지는 신 부회장이 농심으로부터 2014년 매입한 172-1, 172-7이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기존 생산관리지역이었던 172-1은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돼 숙박시설인 파머스 빌리지를 비롯해 전시·체험관과 농원식당, 텃밭정원 등으로 개발된다. 농심 대관령감자연구소가 위치한 172-7도 농원식당으로 꾸며지게 된다. 172-7은 이전부터 계획관리지역으로 분류됐는데, 위치상 172-1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땅이어서 수혜를 입게 됐다.

위가 기존 용도지역, 아래가 변경된 지구단위계획구역.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계획관리지역'이다. 172-1 일대 부지가 대거 생산관리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됐다 ⓒ 시사오늘
위가 기존 용도지역, 아래가 변경된 지구단위계획구역.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계획관리지역'이다. 172-1 일대 부지가 대거 생산관리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으로 용도변경됐다 ⓒ 시사오늘

이처럼 172-1, 172-7 등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최종 선정된지 3개월 후 신 부회장은 이 땅들을 다시 농심에게 되팔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농심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서 '이해관계자와의 거래내용' 항목을 살펴보면 농심은 2020년 12월 29일 신 부회장, 그리고 계열회사인 평창고랭지와 횡계리 172-1, 172-7 등 일대 토지와 건물을 각각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는 총 93억1275만 원(신현주 172-1 등 46억2201만 원, 평창고랭지 172-7 등 46억9074만 원)이다.

표면적으로는 신 부회장은 농심과의 토지 거래를 통해 6년 만에 18억5735만 원이라는 시세차익을 올렸고, 농심은 그만큼 손해를 본 셈이다. 때문에 이를 두고 한 언론에서는 사익편취와 배임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이나 농심, 혹은 양측 모두가 땅값이 오를 걸 알고도, 또는 용도변경이 있을 거라고 인지 혹은 전망하고 있음에도 농심이 신 부회장에게 이들 토지를 팔았다면 충분히 해당 혐의들이 적용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辛현주, 투자 성공? 실패?

신현주 부회장은 172-1, 172-7 등 농심으로부터 산 땅 외에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에서 산 임야 필지 20개 가량을 2014년 총 28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왼쪽). 그리고 2020년 농심에게 172-7을 매각할 때 이들 필지 대부분을 묶어서 팔았다(오른쪽) ⓒ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신현주 부회장은 172-1, 172-7 등 농심으로부터 산 땅 외에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에서 산 임야 필지 20개 가량을 2014년 총 28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왼쪽). 그리고 2020년 농심에게 172-7을 매각할 때 이들 필지 대부분을 묶어서 팔았다(오른쪽) ⓒ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사뭇 다르다. 2014년 신 부회장이 농심에게 172-1을 샀을 당시 해당 토지 매매가는 48억7519만 원(7만8003㎡), 1㎡당 가격은 6만2500원이다. 그런데 신 부회장이 이를 농심에 되팔았을 때 받은 금액은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 45억7571만 원(매각 당시 면적이 토지 분할 등으로 6만9329㎡로 축소), 1㎡당 매매가는 6만6000원 수준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신 부회장이 172-1로 거둔 차익은 산술적으로 2억4000만 원 정도다. 최소한 172-1에 있어서는 시간, 세금 등 각종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신 부회장이 손해를 봤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172-7도 마찬가지다. 등기부등본과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신 부회장은 농심으로부터 매입한 땅 외에도 2014년 총 28억 원을 들여 산140, 산140-3~20 등 횡계리 일대에 위치한 약 3만 ㎡ 규모 토지를 샀다. 그런데 이들 중 대부분은 지난해 12월 신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평창고랭지가 농심에 172-7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매목록에 함께 묶여 소유권이 농심으로 넘어갔다. 이 거래로 신 부회장이 농심에게 받은 금액은 46억9074만 원, 여기서 172-7 소재 건축물(제2근린생활시설, 연구시설 등) 매매가는 26억5410만 원으로 실거래가가 조회된다. 172-7 외 토지 매매로는 신 부회장이 최소 8억 원 이상 손해를 본 것이다.

신 부회장은 여러 가지 의심과 오해를 살 수밖에 없는 농심 보유 땅을 왜 매매했으며, 왜 표면적으로 손해를 보는 거래를 했을까. 이 과정에서 등장한 평창고랭지는 어떤 업체인가. 신 부회장의 농심 땅에 대한 사고팔기 투자는 과연 성공한 걸까, 실패한 걸까. '辛씨네 땅사랑②'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유추할 수 있는 정황들을 소개하며, 여기서 파생된 관련 의혹들을 짚어보고, 농심의 입장도 들어본다. 〈계속〉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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