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2년 전 ‘조국 검증’ 반복하지 않으려면?
[주간필담] 2년 전 ‘조국 검증’ 반복하지 않으려면?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7.03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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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검증’ 달라지려면, 도덕성·정책 검증 균형 이뤄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2년 전 정치권과 언론이 이뤄낸 ‘조국 검증’에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야만 한다.ⓒ시사오늘 김유종
2년 전 정치권과 언론이 이뤄낸 ‘조국 검증’에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야만 한다.ⓒ시사오늘 김유종

정치권이 또 한 번 인사(人士)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청와대는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만 25세 박성민 1급 청년비서관 임명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반면 야권에서는 차기 대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검증 문제가 대두됐다.

물론 장관급 인사 검증은 혹독해야 한다. 5년간 국가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도덕성 검증에 매몰돼, 국가 철학과 정책 검증 절차를 가려서는 안 된다. 2년 전 정치권과 언론이 이뤄낸 ‘조국 검증’에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야만 한다.

 

‘정책 2%’ 보도하던 2년 전 그때


5개 일간지의 조국 관련 기사 주제별 분류(2019년 8/9~9/4)ⓒ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갈무리
5개 일간지의 조국 관련 기사 주제별 분류(2019년 8/9~9/4)ⓒ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갈무리

2년 전 대한민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으로 과열됐다. 개각이 발표된 8월 9일부터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9월 2일까지 보도된 ‘조국 기사’는 총 8367건이다. 각종 의혹에 대한 단독 보도와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담은 칼럼으로 넘쳐났던 시기였다.

이 가운데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에 대한 철학과 정책 검증을 담은 기사는 얼마나 됐을까.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조국 관련 지면보도량을 분석한 결과, 정책 보도는 2.2%(24건)에 불과했다. 반면 각종 의혹을 담은 도덕성 보도는 55.6%(602건)에 달했다. 민언련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장관 후보자 가족에 대한 공세에 매몰된 과잉보도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위 결과는 당시 언론과 정치권이 △자녀 △사모펀드 △웅동학원 등 도덕성 검증에 얼마나 매몰됐었는지를 보여준다. 두 달 남짓한 조국 사태가 남긴 것은 정쟁(政爭)에 따른 깊은 감정의 골이었다. 이에 검찰개혁에 대한 장관의 철학과 추진하려는 정책은 공허한 울림이 됐다. 2년 전 그때의 교훈은 ‘도덕성 검증에만’ 매몰된 검증의 폐해였다.

 

뒤바뀐 공수…그때보다 나아가려면?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검증 과정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도덕성과 정책 검증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2년 뒤 여당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여야 인사 검증의 공수(攻守)가 뒤바뀐 것이다. 이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검증은 시작됐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부터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의혹, 장모 최씨의 ‘요양병원 불법 개설’ 혐의 등이 수면 위에 올랐다.

내용은 달라졌지만 형태는 2년 전으로부터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전히 ‘도덕성’ 검증이 앞서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의 말처럼 “대선 후보 배우자의 과거 직업이 어쨌다느니, 예명이 뭐였다느니, 과거 누구와 관계가 있었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대체 왜 들어야” 하는 걸까.

과거 여당이 겪었던 검증 과정의 폐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또 그들이 비판했던 야당과 검찰의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책으로 맞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상식’과 ‘법치’를 앞세운 윤 전 총장에게 물어야 할 정치 철학은 차고 넘친다. 차별금지법은 통과돼야 하는지, 성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노동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기본소득과 같은 내세울 복지 정책이 있는지, 남북 관계에 대한 가치관은 무엇인지, 일본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가상화폐를 규제할 것인지 등….

뒤바뀐 공수, 과거의 자유한국당(現 국민의힘)과 검찰보다 나아질 기회는 더불어민주당에 달렸다. 언론 역시 당장의 잘 팔리는 기사를 위해, 철학과 가치를 묻고 기사에 담아낼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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