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가 미래다➁] 미래차 시장 커지는데…“이대로 있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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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가 미래다➁] 미래차 시장 커지는데…“이대로 있을 순 없다”
  • 장대한 기자,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7.0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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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품귀현상, 올해 연말 끝날 가능성 높아져
완성차 업계, 하반기 종료 예상…일각서 반복 우려도
자율차·전기차로 車반도체 수요↑…"정부 지원 필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장대한 기자 한설희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시적 품귀 현상을 따라잡겠다고 당장 캐파를 늘리는 것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시적 품귀 현상을 따라잡겠다고 당장 캐파를 늘리는 것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낮은 수익성과 까다로운 생산 조건으로 외면 받아온 차량용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품귀 현상 덕분에 ‘귀한 몸’으로 떠올랐다. 철저한 갑을 관계였던 완성차와 차반도체 기업의 권력 구조는 역전될 수 있을까. 반도체 업계는 왜 ‘가성비’가 떨어지는 차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할까. 업계 움직임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국내 업계, 아직까진 ‘시큰둥’…“얼마나 가겠나” 의구심 높아


“품귀현상? 얼마 못 간다. 멈췄던 완성차 공장들 전부 가동 시작했다. 올해 연말이면 끝날 현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 

국내 업계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갑을 관계 역전을 체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이번 품귀 현상은 길어야 1년 미만인데, 일시적 수요를 따라잡겠다고 당장 캐파(생산능력)를 늘리는 것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점유율이 올해 상반기 기준 2.3%에 불과하다는 점도 차 반도체 수급난 해소 추세와 맞물린 투자에 대한 회의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수요처인 자동차 업계도 ‘이제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어느 정도 빠져나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까지 XM3 수출 물량 확대를 뒷받침하는 데 지장은 없다. 부산공장도 정상 가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도 “4월 차 반도체 수급난 때는 셧다운, 감산 등의 조치가 이어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개선됐다”고 거들었다. 

물론 국내 자동차 산업이 차 반도체 소요량의 98%를 수입하고 있는 만큼, 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 일환으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MCU 등 주요품목의 국내 공급망 부재를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언제든지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반도체가 점차 전략 물자로 바뀌고 있는 만큼 자체 핵심 기술 개발과 자국생산이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점차 공급이 풀리고 있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반도체는 ‘미래 먹거리’…업계·전문가 "정부가 주도해야"


낮은 수익성과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반도체 사업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 성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뉴시스
낮은 수익성과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반도체 사업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 성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뉴시스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는 차반도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 성장성을 간과할 수 없어서다.

가솔린·디젤 등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한 반면, 전기차에는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글로벌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일반 차량에 평균 400달러 규모의 반도체 부품이 필요한 데 비해, 테슬라 모델3 전기차에 1697달러의 반도체 부품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향후 ADAS·자율주행 등 신기술 도입 역시 가속화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 380억 달러에서 오는 2026년 676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퀄컴·애플·엔비디아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자율주행과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위탁생산, 인수합병 등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장사업이 고도화되면서 관련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지금 당장 돈이 안 된다고 손 떼고 있을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몇 년 안에 시장이 커질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회사도 당장은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하고 있지만, 차반도체 비중을 키우고 메모리와 시스템간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업체 주력 생산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국내 반도체 기술력을 시스템반도체로 분산시켜, 기울어진 반도체 산업의 운동장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은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발과 생산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도 “정부가 최근 차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선 현대모비스에겐 펩리스 역할을, 삼성전자에겐 파운드리 역할을 배분하는 등 매개체로 나서야 한다”며 “그렇게 차반도체 국산화 수준을 현 3%에서 10%까지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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