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쇄신 작업 속도…‘흑역사’ 청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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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쇄신 작업 속도…‘흑역사’ 청산 가능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7.07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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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공장 영업정지 모면…신뢰회복 사활
대리점 상생·경쟁사에 사과 등 적극 대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남양로고
남양 로고 ⓒ남양유업

갑질 논란에 이어 ‘불가리스’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이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주인이 바뀌고, 세종공장 영업정지를 면하면서 쇄신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소비자 불매운동이 자리잡은 상황이고, 새로운 주인으로 사모펀드가 왔기에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과대광고로 영업정지 사전 통보를 받은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처분은 영업정지가 아닌 과징금으로 결론났다. 과징금 규모는 8억2860만 원이다.

세종시는 앞서 지난 4월 남양유업에 대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시는 공장이 두 달 동안 영업이 정지될 경우 지역 낙농가와 대리점 등에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고려해 과징금 처분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한 셈이다. 세종공장은 발효유, 분유, 치즈 등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40% 가량을 책임지는 곳이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을 경우 실적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눈앞의 위기를 모면한 남양유업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이미지 쇄신 작업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5월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우선,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이사회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상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 사례가 지난해 도입한 협력이익공유제다. 남양유업은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최근 총 2억500여만 원의 협력 이익금을 전국 500여 개 대리점에 지급했다. 협력이익공유제란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사전 약정에 따라 나누는 제도다. 남양유업은 이 제도를 향후 5년간 시범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헌혈 운동, 소외이웃 돕기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밖에 과거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논란도 정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과거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한 행동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대상으로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우유 생산 목장 반경 4㎞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있다’는 등의 비방전을 펼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남양유업은 사과문을 통해 “객관적 근거 없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소비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잘못된 행위로 인해 심려 끼쳐 드린 매일유업과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새 출발을 위해 최근 눈에 띄게 적극적인 쇄신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과거 대리점 갑질, 황하나 씨 마약 사건, 경쟁사 비방 등 논란이 발생했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대처 방식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홍원식 전 회장 역시 앞선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공식석상에 나온 적이 없지만, 불가리스 사태 때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양유업에선 이제 위기감을 느끼고 이미지 제고에 나섰지만, 이미 불매운동이 오랜 시간 지속돼 자리잡은 만큼 연이은 사과가 제대로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자체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가운데 이번 일로 낙농가와 대리점들은 물론 많은 고객 분들과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한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해 고객 분들의 사랑을 받는 남양유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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