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 특수관계자 ‘자금대여’ 급증…‘오너리스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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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건설, 특수관계자 ‘자금대여’ 급증…‘오너리스크’ 우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7.13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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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2021년 대방건설이 선보인 새 CI ⓒ 대방건설
2021년 대방건설이 선보인 새 CI ⓒ 대방건설

대방건설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 분양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나,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가 우려된다는 말과 함께 대방건설 계열사·자회사들이 금융권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빌릴 여력이 있음에도 고금리로 대방건설의 자금을 대여하는 데에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대방건설이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인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공시한 '특수관계인에대한자금대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대방건설이 계열사·자회사에 대여한 금액은 1171억6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대방건설은 지난 5월 디비건설에 빌려준 157억 원을 시작으로, 엘리움 154억5300만 원, 디아이하우징, 95억 원, 대방산업개발 425억 원, 대방이엔씨 100억1000만 원, 그리고 지난 7월 12일 노블랜드 239억9900만 원 등 계열사·자회사에 운영자금을 대여했다. 금리는 모두 법인세법에 규정된 당좌대출이자율 4.6%다. 이중 일부 차입금을 갚은 디아이하우징과 대방산업개발의 현재 대여금 잔액은 각각 29억 원, 135억 원이다.

대방건설의 특수관계자 자금대여는 최근 증가세다. 최근 4년 간 대방건설의 특수관계자(종속회사+기타특수관계자)에 대한 장단기대여금은 2017년 2027억7971만 원, 2018년 2076억8301만 원, 2019년 2600억1257만 원에서 2020년 2858억5303만 원으로 늘었다.

이는 분양사업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대방건설그룹은 지난해와 올해 경기 고양, 김포, 동탄, 양주, 파주, 대구, 세종 등 전국 곳곳에서 자체사업 등을 활발히 펼친 바 있다. 대방건설그룹은 여러 시행사들을 활용해 사업 부지를 따내고, 대방건설, 대방산업개발 등이 시공을 맡은 후 이를 다시 골조공사 등을 수행하는 자회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성장한 건설사다. 내부거래만큼 자금거래도 잦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주주 등이 계열사·자회사에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건 일정 절차만 거친다면 문제 소지가 없다. 다만, 부실 업체에 지속적으로 자금대여를 하거나,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가 과도하게 많을 시 잠재적인 재무 리스크, 또는 오너 리스크로 부각되기도 한다. 대방건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방건설의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한 신한회계법인은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서 "이용자(대방건설 등)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매입 등 거래가 발생했으며, 현재 장단기대여금 등 채권 잔액이 있음에 주의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방건설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자금대여가 증가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 오너리스크가 우려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방건설그룹은 동일인(총수)인 구교운 회장의 아들 구찬우 사장과 딸 구수진씨, 사위인 윤대인 대표, 그리고 구 회장의 인척인 김보희씨가 그룹 양축인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의 모든 지분을 보유하는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으며, 이를 통해 오너일가가 그 아래 약 40여 개 계열사·자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각 계열사·자회사 곳곳에는 오너일가의 친인척들이 포진돼 있다.

대방하우징은 구 회장과 인척3촌 관계인 김지현씨가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며, 대방주택에는 혈족3촌인 안형준씨가 사내이사로 있다. 대방토건과 선남대방씨씨에는 인척3촌인 윤영옥씨가 김지현씨가 각각 사내이사로 있고, 디아이개발의 대표이사는 인척3촌인 정화영씨다. 이밖에 혈족3촌인 구현주씨는 지유인터내셔날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인척3촌인 박문석씨도 같은 회사 사내이사로 있다. 입주민과의 갈등, 내부거래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거듭 섰던 경비용역·건물관리업체인 대덕하우징씨스템의 경우 구 회장과 혈족2~4촌 관계인 구현우, 구충남, 구영미, 구현주, 인척4촌 조호씨 등이 각각 지분 20%를 갖고 경영 중이다. 엘리움도 지난 5일 대표이사를 구 회장의 사위인 윤대인 대표로 변경했다.

대방건설이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로 인해 불필요한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이사 ⓒ 대방건설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이사 ⓒ 대방건설

이와 함께 자금대여 자체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존재하는 모양새다. 시중은행 등에서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여력이 충분한 업체임에도 굳이 4.6%라는 비교적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특수관계자 대여금으로 운영자금을 융통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대주주와 오너일가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대방건설로부터 운영자금을 빌린 디비건설은 금융권에서 2~3%대 이자율로 대출을 실행한 바 있으며, 엘리움과 대방이엔씨도 각각 2~4%대, 3%대 금리로 시중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관계자와의 자금거래로 얻은 수익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의구심을 더하는 눈치다. 대방건설이 종속회사와 기타특수관계자로부터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2019년 127억9780만 원, 2020년 160억6544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구찬우 사장이 대방건설에 운영자금을 대여해 금리 4.6%라는 쏠쏠한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방건설이 구 사장으로부터 빌린 장단기차입금은 2016년 40억 원을 시발점으로 지난해 말 기준 74억9798만 원까지 확대됐다. 해당 기간 동안 대방건설이 구 사장에게 이자비용 명목으로 지불한 금액은 2016년 1억6285만 원, 2017년 1억8171만 원, 2018년 4억2282만 원, 2019년 3억3479만 원, 2020년 3억6390만 원 등 14억6608만 원에 이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시의무가 생긴 만큼, 대방건설이 특수관계자들과의 내부거래, 자금거래 등에 이전보다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며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느냐, 마느냐가 걸린 시기인데 오해를 살 만한 행위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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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2021-07-16 09:50:13
에고...오래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