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이슈] ‘대우건설 M&A’에 대한 여론은…‘의혹’·‘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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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이슈] ‘대우건설 M&A’에 대한 여론은…‘의혹’·‘우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7.1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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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산업은행'·'중흥건설' 키워드로 SNS 반응 살펴보니
지난 5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이후 부정 연관어 급격히 확산
소셜 빅데이터 전망은…'졸속'·'특혜' 논란에 인수 불발 가능성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산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제품 평가, 소비 이력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추정하고, 사전 차단하는 데에 위치 정보를 활용 중이다. 또한 최근 국내외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치를 때 여론조사보다 빅데이터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빅데이터, 오늘날 우리 사회 전(全)부문에 걸쳐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특히 소셜 빅데이터 분석은 최근 가장 핫한 이슈와 사회적 키워드 흐름을 감지하는 데에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며, 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 소통 수단으로 활용된다. 나아가 해당 이슈가 향후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전망해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기도 한다. 〈시사오늘〉은 빅데이터·인공지능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썸트렌드를 이용해 주요 이슈에 대한 SNS 여론을 살피는 코너 '빅데이터로 본 이슈'를 약 한 달 간 연재한다. 썸트렌드는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유튜브 등 326억 건에 달하는 소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소셜 빅데이터가 말하는 대우건설 매각 이슈
'기대'와 '우려' 공존하다 재입찰 논란에 '부정' 일색

지난 6월 14일~7월 13일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등에서 썸트렌드가 수집한 소셜 빅데이터 자료를 살펴보니 대우건설에 대한 언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정점을 찍은 시기는 지난 7월 6일,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지난 6월 14일~7월 13일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등에서 썸트렌드가 수집한 소셜 빅데이터 자료를 살펴보니 대우건설에 대한 언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정점을 찍은 시기는 지난 7월 6일,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최근 재입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자리매김한 대우건설 매각 사안에 대한 SNS 여론은 어떨까. 이를 살피고자 썸트렌드를 통해 이번 사안 당사자인 '대우건설'(매물), '산업은행'(매도자, 인지도 낮은 KDB인베스트먼트 대신 산업은행 擇), '중흥건설'(매수 유력자) 등을 키워드로 최근 한 달 동안(지난 6월 14일~7월 13일)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소셜 빅데이터 자료를 들여다봤다.

우선, 대우건설 매각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기간 동안 SNS상에서 '대우건설'의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8.74%, '중흥건설'의 언급량은 무려 893.18% 각각 증가했다. 두 키워드 언급 횟수는 중흥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던 지난달 30일부터 늘기 시작했으며, KDB인베스트먼트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지난 5일)한 다음날인 지난 6일 정점을 찍었다.

당초 기대반 우려반이었던 여론의 흐름이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하게 우려 쪽으로 악화된 점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현상은 '대우건설', '산업은행', '중흥건설' 등 모든 키워드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됐다. 썸트렌드의 각 키워드에 대한 소셜 데이터상 긍정·부정 분석(이번 사안과 관계 없는 속성인 '향기', '풍경', '맛', '외모' 등 제외) 결과 지난 6월 3주차와 4주차만 하더라도 '기대', '합리적', '경쟁력', '많은 관심' 등 긍정 단어가 우세한 가운데 '우려', '논란' 등 부정 단어가 이따금 보였다. 하지만 재입찰 논란이 불거진 뒤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전후인 7월 1주차, 2주차에는 '의혹', '우려', '논란', '반발', '비판', '편법', '특혜' 등 부정 단어가 긍정 단어를 압도했다.

'산업은행'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추이. 매각 과정이 진행되면서 부정적 데이터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산업은행'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추이. 매각 과정이 진행되면서 부정적 데이터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키워드별로 살펴보면 '대우건설'에 대한 긍정·부정 추이는 지난 6월 29일 긍정 64건·부정 2건에서 지난 6일 긍정 65건·부정 129건·중립 4건으로 역전됐다. 특이한 점은 7월 1주차에 '안전'이라는 긍정 단어가 많이 거론된 것인데, 이는 당시 '대우건설의 안전보건 예산 집행액이 지난 2년 간 급감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용노동부의 안전감독 결과가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정 단어가 긍정으로 잘못 분류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6월 4주차~7월 1주차까지 '무료'라는 긍정 단어가 계속 상위권에 올랐다. 산업은행이 개최한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 입장이 무료라는 소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 퍼져나간 것이다. 그러나 7월 2주차에는 '의혹', '비판', '편법', '큰 타격', '우려', '졸속', '가격 인상', '논란' 등 부정 단어가 주를 이뤘다. 긍정·부정 추이는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30일 긍정 23건·부정 13건에서 지난 6일 긍정 3건·부정 52건으로 역전됐다.

'중흥건설'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워드맵.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중흥건설'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워드맵.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재미있는 건 '중흥건설'의 긍정·부정 추이다. 지난달 30일 긍정 5건·부정 6건, 지난 1일 긍정 4건·부정 37건·중립 1건, 지난 6일 긍정 41건·부정 96건 등으로 단 한 차례도 긍정이 부정을 넘긴 바 없었다. 6월 4주차에는 '탐나다', '관심 끌다' 등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노리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긍정 단어들이 몇몇 목격됐으나, 7월 1주차에는 '비싸다', '우려', '부작용', '부담 느끼다', '격분' 등 부정 단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해당 시기는 중흥건설이 KDB인베스트먼트에 본입찰에서 너무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이유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때다. 이후 재입찰이 이뤄진 7월 2주차에는 '의혹', '우려', '반발', '불법', '논란', '회의적' 등 부정 단어가 주를 이뤘다.

소셜 빅데이터가 전망하는 대우건설 매각 이슈
'특혜'·'졸속' 시비…과거 M&A 불발 때와 비슷한 흐름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데이터'에 불과하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도 이를 분석에 미래를 내다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예측은 많은 변수들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격언처럼 과거의 데이터 흐름이 미래에 또다시 관측될 공산은 비교적 크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와 비슷한 이슈'라는 전제가 깔려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대우건설 매각 이슈의 경우에는 비슷한, 아니 너무나 똑같은 이슈가 불과 수년 전에 있었다. 바로 호반건설과의 M&A다. 썸트렌드의 빅데이터 수집·분석 기간을 2017년 12월~2018년 3월로 설정한 후 '대우건설', '산업은행', '호반건설'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해 보니, 이번과 매우 흡사한 데이터 흐름이 감지됐다.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호반건설'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단어 순위. 이번 대우건설 매각 이슈와 흡사한 데이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호반건설'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긍정·부정 단어 순위. 이번 대우건설 매각 이슈와 흡사한 데이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해당 기간 동안 '대우건설'의 긍정·부정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12월에는 '많은 관심', '기대' 등 긍정 단어가 주를 이뤘다.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듬해 1월 2주차, 3주차 들어서는 대우건설이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조합원에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품', '혐의', '불법', '의혹' 등 부정 단어가 긍정 단어를 압도했다. 마치 최근 고용노동부의 안전감독 결과 발표로 '안전'이라는 사실상 부정 단어가 많이 노출된 것과 같은 흐름이다. 또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인 2월부터는 '특혜', '졸속', '의혹', '우려', '논란' 등 부정 단어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역시 지금과 같은 흐름이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 '호반건설'에 대한 긍정·부정 추이도 유사했다. '산업은행'은 2017년 12월 긍정 156건·부정 202건에서 2018년 1월 긍정 221건·부정 319건, 2월 긍정 334건·부정 1839건·중립 44건으로, '호반건설'은 2017년 12월 긍정 70건·부정 29건·중립 4건, 2018년 1월 긍정 123건·부정 133건·중립 12건, 2월 긍정 196건·부정 1516건·중립 43건 등으로 부정적인 SNS 여론이 빠르게 형성됐다. 주요 부정 단어는 두 키워드 모두 '의혹', '졸속', '특혜' 등이었다. 이번 사안과 비슷한 빅데이터가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우건설 매각 이슈의 미래를 감히 예측하면 과거 M&A 불발 때와 흡사한 데이터 흐름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매각이 불발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다만, 2018년 사례는 대우건설의 해외부실 문제가 갑자기 불거지면서 매수자가 인수를 포기한 것이고, 2021년의 경우에는 매도자의 재입찰 결정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측면에서 전개의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한 자리에서 '대우건설 매각이 졸속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관리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 우리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같은 날 대우건설 노조는 보도자료를 내고 "부정한 매각 절차를 진행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에 대해 감사원 감사청구, 청와대 탄원서 제출, 국회 국정감사 요구, 관련 법 검토 후 위법한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매각을 빌미로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있는 대주주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총파업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아울러 우선협상대상자인 중흥건설그룹의 정창선 회장은 14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은 뛰어난 기술력과 훌륭한 인재가 있으나 그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다. 회사를 살리고자 인수를 결심했으며 세계적 건설 기업으로 키울 생각"이라며 대우건설 인수를 끝까지 추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다만, 재입찰 논란에 대해서는 "KDB인베스트먼트와 상호 비공개 합의가 있기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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