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한진重, M&A 막바지 이르자…“‘해모로→센트레빌’ 개명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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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한진重, M&A 막바지 이르자…“‘해모로→센트레빌’ 개명 안 되나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7.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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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해모로 단지 입주예정자들 단지명 교체 검토…"그래야 아파트 가치 높아져"
센트레빌-해모로 시너지 기대하는 동부건설, 센트레빌 브랜드 사용승낙거부 가능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부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NH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의 한진중공업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최근 공급한 단지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단지명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진중공업의 아파트 브랜드 '해모로' 대신 동부건설의 '센트레빌'을 써야 아파트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한진중공업에 대한 기업실사를 끝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도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4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주무관청 승인, 잔금 지급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조만간 M&A를 완료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모든 인수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의 M&A가 막바지에 이르자 일부 '해모로' 단지에서는 아파트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대전 해모로 더 센트라', '수성 해모로 하이엔, '대구 해모로스퀘어 웨스트·이스트' 등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지난해와 올해 '해모로'를 앞세워 분양해 오는 2022~2023년 준공 예정인 단지들이다. 해당 단지 입주예정자들은 M&A 완료 시 아파트 도색 공정 돌입 전에 동부건설에 '센트레빌' 브랜드 사용 동의를 구하는 안에 대해 논의 중으로 전해진다.

단지명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아파트 가치 제고다. 한 해모로 단지 입주예정자는 "인지도 측면에서 해모로보다 센트레빌이 낫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차원에서 검토 단계에 있고, 입주 전에 이뤄지지 않으면 입주 후 회의를 통해 단지명을 반드시 바꿀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해모로 단지 입주예정자는 "해모로는 아무래도 곧 자연스럽게 사라질 브랜드라고 본다. 전국에 지속적으로 세워질 센트레빌로 단지명을 교체해야 아파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부터) 동부건설 센트레빌 BI, 한진중공업 해모로 BI ⓒ 각 사(社) 제공
(위부터) 동부건설 센트레빌 BI, 한진중공업 해모로 BI ⓒ 각 사(社) 제공

하지만 이들의 뜻대로 아파트 개명이 성사될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동부건설에서 해모로 브랜드 유지를 시사한 바 있어서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연말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진중공업과 사업 시너지 통해 동반성장 꾀하겠다.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지만 각자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어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한진중공업의 해모로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동부건설의 센트레빌은 수도권에서 익히 알려져 있다. 수주 네트워크 등 영업활동 등에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설사 입주예정자·입주민들이 센트레빌 브랜드 사용 승낙을 요청하더라도 동부건설이 이를 거절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진중공업이 공급한 해모로 단지들을 센트레빌로 바꾸는 게 기존 구성원들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각에선 동부건설이 향후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부지에서 아파트 개발을 추진할 경우 지역 반발을 최소화하고자 해모로를 앞세울 공산이 있다는 측면에서도 단지명 변경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건설 대주주들이 사석에서 수년 후 영도조선소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지인들에게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는 걸로 안다. 아마 동부건설이 직접 나서지 않고 한진중공업을 앞세워 여론을 만들 거다. 해모로를 당장 어떻게 할 리가 없다"며 "입주민들의 요청도 받아주지 않을 여지가 상당하다. 합병 초기부터 한진중공업 임직원들과 척을 질 계기를 동부건설이 스스로 만들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본지는 동부건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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