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경만 “학교와 시장의 괴리 해소한 전문학교…취업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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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경만 “학교와 시장의 괴리 해소한 전문학교…취업률 높아”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7.28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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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만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이사장
“반려동물 학과 인기…협력 병원 10곳서 실습 가능”
“교육부 없애고 시장에 맡겨 대학도 경쟁해야 발전”
“공부가 전부 아냐…꿈을 펼칠 더 넓은 세상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임경만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27일 마포구에서 가졌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상 최대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청년들은 그럴수록 양 손 가득 어학 책과 전공 서적을 무겁게 짊어졌다. 그러나 두꺼운 책에서도 답을 찾기란 어려웠고, 긴 학업이 끝나도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임경만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이하 서연전) 이사장은 1991년부터 직업 능력을 개발하는 전문학교를 운영해왔다. 늘 책상에 엎드려있던 학생들이 이곳에서는 고개를 들고 눈을 반짝였다. 선생님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던 학생들이 이곳에서는 자신만의 재능으로 빛을 발했다. 그렇게 서연전을 만난 수많은 학생들이 꿈을 좇아 사회로 나갔다.

30년째 학생들과 함께 해온 임경만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27일 마포구에서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임 이사장은 “학교와 시장의 괴리를 해소해, 졸업 후 곧바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전문학교는 어떤 곳인가.

“직업 능력 개발 훈련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실무와 실습 위주로 강의가 진행된다. 일반 대학과 똑같이 일정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중간·기말고사와 방학이 있으며, 졸업하면 학위를 받는다. 하지만 취업률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이론 교육 위주인 일반 대학과 달리, 전문학교는 학교와 시장의 괴리를 해소해 졸업 후 곧바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만의 특색이 있다면.

“소수 정예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일대일 교육도 많다. 그래서 재학생 만족도가 높아 이탈률이 낮다. 무엇보다도 현직에서 활동하는 교수진이 교육해, 취직하면 바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장점이 있다.”

- △반려동물 △호텔조리식음료 △실용음악 △식품조리학 4가지 계열 중 가장 인기 있는 학과는 무엇인가.

“반려동물 계열 학과다.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아이 대신 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늘었다. 특히 올해 동물보건사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으로 변경되면서,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한다는 요건이 추가됐다. 서연전 반려동물 학과 학생들은 10여 개의 협력 병원으로부터 실습할 수 있다.”

- 코로나 여파로 대학가의 비대면 수업이 늘었다. 서연전은 강의가 어떻게 진행되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학교 특성 상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이기 때문에, 대면 강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 학생 수 감소에 대한 이사장으로서의 고민이 있다면.

“서울·경기는 큰 문제가 없다. 지방이 문제다. 학생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서울·경기권은 아직까지 괜찮은 편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임 이사장은 ‘대학 경쟁력 부족’을 한국 교육의 문제점으로 꼽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하나 꼽자면.

“대학 경쟁력 부족이다. 이는 규제에서 비롯된 문제다.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하려면 교육부가 폐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허가제 아닌 신고제로 규제를 풀어주면, 경쟁을 통해 맛집에 사람들이 몰리게 돼있다.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부를 없애고 시장에 맡겨 자유롭게 경쟁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인 대학이 탄생하고, 각 대학마다 전문성을 갖추고 특색 있는 학과가 나올 것이다. 지금은 발전 없이 너무 고여 있다.”

-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다.

“과학고, 외고 등 명문고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을 가면 3분의 2가 엎드려 있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에서는 잠을 자는 거다. 공부를 잘하는 몇 명만 대학 합격률을 위해 챙기고, 나머지는 챙기지 않는다. 매일 꾸중으로 위축돼있거나, 주체적이지 못했던 학생들이 서연전에 와서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공부에 뜻이 생겨 3학년에 명문대로 편입을 하거나, 꿈을 찾고 본인만의 사업을 차리는 경우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편견이 있다.

“4년제 일반 대학은 이론 교육을 위주로 하고, 취업을 책임지지 않는다. 대학은 이제 연구나 학문의 뜻이 있는 학생이 가야 한다. 예를 들어 요리의 경우에도 일반 4년제 대학에서는 이론 수업이 더 많아, 별도로 실습을 위해 학원을 다닌다. 돈 낭비, 시간 낭비인 셈이다. 하지만 사설 학원에서는 장비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등 기술을 취득하기가 어렵다. 현장 투입 시 바로 장비를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는 전문학교의 실무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일반 직장의 경우 40~50대가 되면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퇴직을 한다. 하지만 전문 기술이 있는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역량과 가치가 올라간다. 공부한 사람은 공부한 대로, 그 외 기술을 갖춘 사람은 갖춘 대로 뜻을 좇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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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이사장은 “사람은 누구든 자기만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끝으로 취업으로 힘들어하거나, 꿈이 없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은 누구든 자기만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현 교육 시스템에서는 그것을 찾아 살리기란 쉽지 않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가 전부인 줄 알지만, 사회에 나오면 그게 아니다. 얼마든지 이후의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돈을 잘 버는 사람 역시 별개다. 과거에는 직업이 다양하지 않아 앉아서 공부를 해야만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직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학과 공부에 흥미가 없어도 얼마든지 사회에서 큰 인물이 될 수 있고, 돈을 잘 벌 수 있다. 시야를 넓히고 도전해서 공부 말고도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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