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박재호 ˝박근혜는 실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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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박재호 ˝박근혜는 실체가 없다˝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5.2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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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저항의 도시, 희망의 도시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민주통합당 박재호 남구을 지역위원장이 지난 21일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부산 친노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현재는 (사)코리아 스픽스 원장과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12월 대선을 준비하면서 부산의 역할이 크다고 말한다. 정권교체를 이루는 전초기지로 부산을 꼽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40%대를 보인 것은 부산 민심이 변해가고 있고,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한때는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60%대를 넘어설 때도 있었다. 그러나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는 실체가 없는, 아버지의 후광에 의존한 지지율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그가 바라는 내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한 원칙과 상식이 실현되는 사회, 그리고 부산시민이 생활정치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다. 아울러 부산이 '야도'로 불렸던 때가 있었듯 변화의 물꼬를 트는 '저항의 도시'로 복원되기를 어느때보다 갈망하고 있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과의 인터뷰는 5월 25일에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21일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에 당선됐습니다. 연말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전략이 있습니까?

“부산의 전략은 소통을 통해서 내부의 단결을 우선해 외연확대를 꾀하는 것입니다. 비노니 친노니 사실은 의미가 없어요. 비노라는 말은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기도 하고, 소통이 안 되어서 그런 것이기도 해요. 부산이 이번 대선의 전초기지로서,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부산 정서에 맞는 정책이나 대안을 제시한다면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

민주통합당 박재호 부산시당 신임 위원장은 내부단결과 외연확대를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부산에서는 아직도 박근혜 위력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

“박근혜 위력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은 부산의 나이든 분들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때문인데, 실상은 박근혜 위원장의 실체는 정확히 모른다는 겁니다. 이번에 저희가 어쨌든 정당득표율 40.5%를 받았어요. 부산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여력이 있고, 생각보다 박근혜 위원장이 옛날처럼 60%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 위원장이 MB정권과 함께 집권당으로 있으면서 또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부산에 해준 것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대안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 위원장 리더십에 대해 어찌 봅니까.

“박근혜 위원장의 리더십이 검증이 됐습니까? 검증이 안 됐습니다. 어찌 보면 아버지 후광을 입었다는, 이런 정서가 더 강하지, 정확히 박 위원장이 확실한 정책을 내놔서 부산 사람들에게 어필이 된 것은 없습니다.”

- 지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했습니다. 부산시민들이 민주통합당의 정책 기조가 너무 강성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보완 대책은 있습니까.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바라보면서, 부산 사람들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산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는 민주당은 호남이고 빨갱이라고 하는데, 진보당의 경우는 완전히 빨갱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런 세력이 있는지 없는지 결정이 나지 않고 평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사이) 어쨌든 이번 사태를 통해서 곪아있던 부분이 오히려 잘 터진 것이기도 해요. 진보당을 지지하는 세력들 중에서 건전한 진보, 합리적인 진보 이런 세력들은 아마 충분히 저희들을 지지할 거라고 봅니다.”

- 지난 4월 총선에 이어 부산에서 3번 출마했다가 낙선했습니다. 자체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저희들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고 부산이란 곳이 참…, 아까 얘기했던 그런 정서적인 문제가 작용을 많이 한 것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가면 갈수록 저희들의 진실과 진심을 알아주고 있기 때문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정당득표율 40%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대단한 겁니다. 부산에서도 지역감정에 영향받지 않는 세대가 많이 생기고 있잖아요. 그리고 또 현 정권의 실정을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이대로는 살수가 없다는 이런 정서도 많아요. 그래서 부산 시민들이 볼 때는 좌냐 우냐, 진보냐 보수냐, 이런 것은 하나도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진짜로 생활정치를 통해 우리 생활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정치세력이 무엇이냐를 따지지 않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충분히 그러한 기대에 부합해준다면 부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비노, 친노라는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정당득표율 40%대까지 올라간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이번에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더 나았어요. 부산 인재들로 구성이 잘 됐고 새누리당 보다는 오히려 인물 면에서 낫다고 보는 시각들도 많고…,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겁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보자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겁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호남당이다, 빨갱이다, 그런 프레임에 많이 걸려 있지만, 그런 것이 이제 많이 바뀌고 있는 거에요.”

- 이해찬 상임고문은 얼마 전 김두관 경남지사 덕분에 정당득표율이 높게 나왔다고 언급했던데, 이 점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두관 도지사를 통해 경남이 바뀌는 모습이 있고, 그런 점 때문에 부산에서 볼 때도 대안세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고 봅니다. 박원순 시장이 되면서 서울시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잖아요. 사람 하나가 바뀜으로 인해서 서울시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게 되었잖아요? 이런 것을 부산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를 했다고 봐요.”

- 정당득표율 면에서 문재인 바람도 어느 정도 통했다고 보나요.

“문재인 바람도 있었죠. 문재인 선배의 도덕성이나 침착함이나 여러 가지의 공정함이나 이런 것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대안세력이라는 공감대도 있고요.”

- 부산 시민들이 현재 정치권에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이라고 판단하나요.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겁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부산에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새벽 5시에 나와서 희망 없이 그냥 하루를 연명하는 겁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희망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념의 프레임이나 이런 거 대신, 뭔가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는 겁니다. 오히려 권력욕이 없으면서도 세상을 바꿔줄 수 있는 그런 리더를요…. 그게 대표적으로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고문이죠.”

- 논문표절 물의를 일으킨 문대성 당선자라든지, 이런 쪽으로 부산시민들이 총선이후 실망을 했을 것 같은데요.

“많이 느끼죠. 우는 분들도 있고요. 문대성 논문표절, 유재중 성추행, 하물며 서용교 같은 경우는 과중금 400만원 내고 TV 토론을 거부했잖아요? 이런 후보가 있다는 것 자체가 주민들을 농락하는 것이죠. 그걸 주민들이 서서히 알아야 하는데 언론의 역할이 그런 것을 못하고 있기도 하죠.

예를 들면 KBS 경우도 그래요. 선거 중반에 KBS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문재인하고 조경태 말고는 (여야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20%차이가 난다고 막 발표를 해버려요. 그러면 우리를 찍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헷갈릴 수 있지 않겠어요? 이십 몇 프로나 차이나면 가망성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체념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KBS가 무슨 근거로, 어떤 여론조사로 샘플을 얼마큼 했는지 몰라도 이런 표 차이가 난다고 발표할 수 있는 겁니까? 막상 선거 결과는 어땠습니까? 여론조사와는 달리 5프로, 10프로 정도밖에 안 난 거 아닙니까? 이것은 선거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겁니다. 제가 좀 있으면 검토를 제대로 해서 문제제기 할 생각도 갖고 있어요.”

- 대표적 친노인사로 분류됩니다. 더불어 문재인 상임고문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내 다른 계파 쪽에서 견제가 심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시당위원장이 되었기 때문에 경선 과정은 중립을 지켜야 돼요. 마땅히 시당위원장의 직무이죠. 문재인 선배는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분이에요. 그래서 그분이 잘못하고 못한 것을 고쳐서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돼요.”

- 문재인 고문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해서 나은 부분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낫다 안 낫다는 모르겠어요. 다만, 본인 스스로가 노무현 정부의 성과와 과오를 너무 잘 아니까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고, 잘한 것은 계승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우리가 노무현 프레임에 걸려서도 안 되니까 이것을 뛰어넘어야죠.”

- 민주통합당 주류는 친노세력이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실제 그렇다고 봅니까.

“친노 비노라는 뜻 자체가 없는데...어찌 보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죠. 그런데 우리 당에서 비노가 있습니까? 당 선거에 나가는 사람들 모두 노무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선거 때 보면, 노무현 사진 올리고...선거 끝나고 나면, 자신과 소통이 안 되었다고 ‘나는 비노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친문이냐, 비문이냐 이리 나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 부산 출신의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안 원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안 원장도 훌륭한 인물이고, 지지 또한 많이 받는 인물이죠. 이번에 당대표가 되시는 분이 역할을 잘 하셔서 저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안철수 원장이 새누리당에 가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정서상, 그쪽 정서하고는 안 맞잖아요. 거기는 경제지상주의고, 감세하고, 복지보다는 사람간의 경쟁만 부추기는 정치 세력 아닙니까? 그것보다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안 원장도 이런 점에 동의하는 분이고요…, 우리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어떤 프레임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는 생각을 해봐야겠지요.”

- 김두관 경남지사도 PK 대망론을 이끄는 한 축이다. 김 지사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김두관 지사도 참 훌륭한 분입니다. 자질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잘하는 분으로 생각하고요. 그분이랑 의논도 많이 해야 되겠죠.”

- 비PK출신 대권주자에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대표적인데요.

“손학규 선배도 훌륭한 분입니다. 우리 쪽에 오실 때 참 많은 고심도 하셨고, 오셔서는 정말 많은 역할도 하셨고요. 기득권세력에서 바라보는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잠식시키는데 기여한 분입니다. 그분도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할 거라 봅니다.”

- 부산 지역에 민주통합당 성향의 정치 신인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이들을 발굴할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지구당 위원장들이 좋은 분들이 오셨으니까 그분들과 논의해서 7월부터는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좋은 인재들을 모시고 와야죠. 그분들한테 새로운 역할을 맡기고, 뜻을 도모해서 부산을 바꿔나야죠.”

- 노무현 3주기 추도식을 끝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원칙과 상식에 대해 방점을 찍어준다면요.

“누구나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입니다. 상식이 통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사람도 아, 저분은 저래서 성공했구나 하면서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사회를 보면, 불공정하고 원칙이 없는 이런 것이 많잖아요. 사각지대도 많고 법이 뒷받침해주지도 못하고요. 원칙과 상식이 있는 사회로 가야죠. 그래서 저희가 더욱 더 노력해야 하고요.”

- 끝으로 부산시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부산 시민들은 한쪽만 보고 왔어요. 근 20년 동안. 근데 옛날에는 부산이 참으로 야도였습니다. 부산부터 시작해서 독재정권이 바뀌었어요.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향이 부산이었는데, 어느 날 (사이) 삼당합당을 한 것까지는 이해를 해요. 어쨌든 군정종식을 시켰지요.

그런 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이회창 총재가 당 총재가 되면서 이게 민정당화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부산 자체도 민정당화 되었고, 이것이 기득권화 되면서 안주하게 돼버렸지요. 이게 20년이 오니까. 누가 이것은 불의다,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기득권세력이 빨갱이로 몰고, 왕따를 시키는 도시가 된 거죠.

한나라당 아니면 아무것도 안 되는 그런 모습으로 변해버렸어요. 부산이 오히려 저항심이 완전히 없어져버린 도시가 되어버렸어요. 이렇게 변하도록 조중동이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번 선거가 다른 생각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생각이 있다는 것을 더욱 더 많이 알려서 부산을 변화시킬 생각입니다. 어쨌든 양쪽 축이 있어야 부산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지 않겠어요? 진짜 이대로 가면 저항심 없는 상태로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밖에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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