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이어 SM도…산업은행 주도 M&A 나선 호남업체들
중흥 이어 SM도…산업은행 주도 M&A 나선 호남업체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8.0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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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근거 없는 정치권 개입 의혹 제기되지만…"억측 삼가야" 반응 지배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최근 KDB산업은행이 사실상 이끄는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를 노리는 중흥건설그룹에 이어, SM그룹도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갑자기 뛰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치권 개입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2일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수도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전량(지분율 50.75%)이다. 양해각서 주요 내용은 △향후 실사 진행 예정 △매수인에 대한 독점적 협상권 부여 △상호 비밀 유지 의무 등이다.

대우건설 측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 후 실사·구체적인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통해 주식양수도 계약의 최종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여부는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KDB인베스트먼트도 양해각서 체결 사실을 밝히면서 "향후 매각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 대우건설의 경영 안정화를 조속히 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그룹은 대우건설 M&A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들이 스스로 야기한 재입찰 논란, 총파업 예고 등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강력한 반발, 국회 국정감사 소환 전망 등 온갖 잡음으로 인해 심화된 불투명성을 M&A 강행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사모펀드운용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설립된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3월 온라인 구조조정 설명회에서 "구조조정이 시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현재 주요 플레이어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구조조정 시장이 성숙한 단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플레이어를 추가해 인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구조조정 시장을 원활하게 만들고자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물론, 일각에선 산은이 국가계약법을 회피하기 위해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흥건설그룹과 더불어 호남 지역 대표 기업으로 통하는 SM그룹 역시 최근 KDB산업은행이 사실상 주도하는 M&A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SM그룹 외에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는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 카디널원모터스, 전기차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스쿠터업체 케이팝모터스 등 총 9곳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SM그룹-카디널원모터스-에디슨모터스의 삼파전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건 단연 인수전 막판에 도전장을 던진 SM그룹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들 중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춰서다. 실제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근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수 자금을 100% 자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 회장은 〈이데일리〉를 통해 "쌍용차 인수에 외부 자금은 일절 쓰지 않겠다. 자체 자금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쌍용차가 SM그룹 품에 들어가는 걸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자금력에 물음표가 붙는 업체가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KDB산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 과정에 있다. 인수의향자가 있어야 결론이 난다.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 유치와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 잠재적인 인수후보자는 다수 거론되나, 진정한 후보자는 매우 귀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진정한 후보자'로 평가될 만한 SM그룹이 인수전에 등장한 것이다.

중흥건설그룹, 에스엠그룹 등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최근 케이디비산업은행이 사실상 주도하는 M&A에 도전장을 던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시사오늘
중흥건설그룹, 에스엠그룹 등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최근 케이디비산업은행이 사실상 주도하는 M&A에 도전장을 던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시사오늘

중흥건설그룹과 SM그룹이 M&A에 나선 이유는 흡사하다. 중흥건설그룹은 지난달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규모 부동산 개발 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인적자원을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 세계 최고 수준 부동산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은 쌍용차를 품에 안고 2005년 인수한 전기배터리업체 벡셀, 2006년 인수한 자동차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 등을 앞세워 전기차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 모두 인수합병으로 기존 역량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 오너의 이번 M&A에 대한 소신도 비슷하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지난달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을 살리고자 인수를 결심했다. 세계적인 건설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내세웠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쌍용차를 좋은 회사로 만드는 게 꿈이다.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도록 쌍용차를 새로운 스타일로 바꾸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해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흥건설그룹과 SM그룹이 M&A 출사표를 던진 배경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여럿 존재하는 실정이다. 양사 모두 M&A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이유에서다. 중흥건설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로 부동산 개발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나, 대우건설은 이미 2019년부터 종합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대규모 자체 개발사업 역량을 축적한 건설사로, '벌떼 입찰'로 알려진 중흥건설그룹의 개발 역량과 유기적 결합이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또한 최근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이직 릴레이, 노조의 반발을 감안하면 중흥건설그룹이 기대하는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과 인적자원 확보도 힘들어 보인다.

SM그룹의 경우 쌍용차를 인수함으로써 전기차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쌍용차는 디젤 기반 내연기관차를 주력으로 하는 완성차업체로 최근에서야 준중형 SUV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설비, 부품 등 문제로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우선 오는 10월 중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일 예정이며, 국내 시장 출시는 오는 2022년 상반기께로 예상되는 상태다. 시너지를 내야 할 남선알미늄의 자동차사업부문 실적이 최근 악화됐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남선알미늄의 자동차사업부문 매출은 2019년 1364억9036만 원에서 2020년 1023억7963만 원으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54억578만 원에서 -56억8204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때문에 정재계 일각에서는 중흥건설그룹과 SM그룹이 M&A에 나선 이유가 다른 데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 정치권 개입 의혹까지 여의도 일대에서 떠도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그룹에 유리하게 입찰을 진행한 것, SM그룹이 갑자기 쌍용차 인수전에 나온 것을 두고 여의도 일대에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맞다. 하지만 아직까진 낭설에 불과하다"며 "그들이 양사 오너, KDB산업은행 관계자 등과 접점이 있긴 하나, 그 정도 정치인들이라면 재계나 금융권 인사들과 스킨십이 없다는 게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이다. 억측은 삼가야 한다"며 "정치권 영향이 작용한 게 만약 사실이라면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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