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이슈] 홍남기 담화 일주일…친여 등돌리고, 친문은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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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이슈] 홍남기 담화 일주일…친여 등돌리고, 친문은 결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8.0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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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산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제품 평가, 소비 이력 등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경로를 추정하고, 사전 차단하는 데에 위치 정보를 활용 중이다. 또한 최근 국내외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치를 때 여론조사보다 빅데이터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빅데이터, 오늘날 우리 사회 전(全)부문에 걸쳐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특히 소셜 빅데이터 분석은 최근 가장 핫한 이슈와 사회적 키워드 흐름을 감지하는 데에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며, 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 소통 수단으로 활용된다. 나아가 해당 이슈가 향후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전망해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기도 한다. 〈시사오늘〉은 빅데이터·인공지능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썸트렌드를 이용해 주요 이슈에 대한 SNS 여론을 살피는 코너 '빅데이터로 본 이슈'를 연재한다. 썸트렌드는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유튜브 등 326억 건에 달하는 소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다.

소셜 빅데이터가 말하는 홍남기 부동산 대국민 담화
발언 전후 여론 살펴보니…화제성 잃고 국민 분노만 키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부동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추진 노력에도 부동산시장 안정 기조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 △주택 수급 요인은 시장 불안정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 아니다 △지나친 기대심리와 불법·편법거래, 시장교란행위가 부동산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조만

'홍남기'를 키워드로 설정해 썸트렌드에서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 중 '언급량' 부분 캡처 ⓒ 시사오늘
'홍남기'를 키워드로 설정해 썸트렌드에서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 중 '언급량' 부분 캡처 ⓒ 시사오늘

간 주택가격 조정이 온다 △부동산시장은 정부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하나돼 해결해야 할 과제다 등 발언을 늘어놨다. 알맹이도 없었고, 반성도 없었으며, '탓'만 있었다. 자연스레 '맹탕 담화'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경찰청장까지 대동한 그의 모습에 '공포 마케팅'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SNS 여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썸트렌드에서 '홍남기'를 키워드로 설정해서 최근 일주일 동안(지난 7월 26일~8월 2일)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등(여론 확인 목적이기에 '뉴스' 제외)에서 수집된 소셜 빅데이터 자료를 살펴본 결과 해당 기간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은 총 5107건으로 집계됐다.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대국민 담화 당일(1072건)이었으며, 이튿날이 990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전(全)국민 재난지원금 문제 관련 '홍남기' 언급량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홍 부총리가 재난지원금 '80% 지급'을 고수하면서 해임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더불어민주당과 갈등을 빚었던 지난달 14일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은 1만5784건을 기록했으며, 재난지원금이 반영된 2차 추경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던 같은 달 24일에도 2698건으로 나타났다. 명색이 한 나라 경제부총리의 대국민 담화인데 전혀 화제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그야말로 '맹탕'이었다.

'맹탕 담화'를 향한 비판 여론은 거셌다. '홍남기' 키워드의 SNS상 긍·부정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달 26일 긍정 80건-부정 119건-중립 2건, 27일 긍정 261건-부정 72건-중립 19건 등으로 홍 부총리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소셜 네트워크 여론은 대국민 담화 당일인 28일 긍정 141건-부정 438건-중립 9건, 29일 긍정 289건-부정 395건-중립 11건 등으로 부정이 긍정을 압도했다. 이후 현재까지 긍정이 부정을 다시 역전한 날은 한 번도 없는 실정이다. 부정 단어에 '지랄', 'X지랄' 등과 같은 욕설이 표출될 정도다. 썸트렌드 분석센터에서 특정 키워드에 이 같은 표현이 수집되는 건 이례적이다. 화제성은 잃고 국민 분노만 키운 것이다.

소셜 빅데이터 살펴보니 흥미로운 홍남기 부동산 대국민 담화
친여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마저 들끓는데…친문 지지층은 결집 효과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인터넷 커뮤니티 내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 대국민 담화날 유독 높다. 자료 출처 썸트렌드 ⓒ 시사오늘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인터넷 커뮤니티 내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 대국민 담화날 유독 높다. 자료 출처 썸트렌드 ⓒ 시사오늘

흥미로운 점은 저조했던 홍 부총리 대국민 담화 관련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이 유독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대국민 담화 당일인 지난달 28일 인터넷 커뮤니티상 '홍남기' 키워드 언급량은 197건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재난지원금 문제로 여당과 충돌했던 지난달 14일(182건)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이는 홍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자신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퍼나른' 누리꾼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남기' 키워드에 대한 긍정 단어로 가장 많이 언급된 '신중하다'도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부정 단어에 가까웠다. '신중하다'가 긍정 단어로 꼽힌 건 대국민 담화 당일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공유된 홍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 관련 기사 때문이었다. 해당 게시글을 살펴보면 '더 오른다는 얘기네요. 정부 부동산 정책은 반대로 받아들이면 정확함'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으며, '(집값) 조정 되기 전에 정권이 먼저 바뀔 거 같은데요. 부동산시장에서 나서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큰폭으로 내리면 최근에 집 산 사람들은 다 죽어나는데요. 노무현 정부가 왜 부동산 연착륙을 이야기했는지 이해도 못 했나봅니다' 등 댓글도 호응을 얻었다.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 '친여'(親與)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클리앙도 들끓었다. 대국민 담화 당일 클리앙 이용자들은 '정부는 다들 집을 급하게 사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홍남기 부동산 국민탓·겁주기 대국민 담화', '부동산 담화 뭐하러 하나 싶네요' 등 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지를 얻은 주요 댓글은 '한마디로 지들은 문제 없이 제대로 해왔고, 모든 문제는 투기꾼 잘못이라고 핑계만 대는군요. 실체 없는 투기꾼 구실로 여전히 가렴주구 하겠다는 얘기', '주머니에 있는 강력한 부동산 정책은 도대체 언제 내놓을지', '홍남기는 안 끼는 데가 없군요' 등이었다.

심지어 정부여당을 옹호하는 내용의 게시글에도 부정적인 댓글이 주로 달렸다. '곧 다주택자 항복선언 나오겠네요'라는 제목의 글에 클리앙 유저들은 '비아냥인가요. 정부 욕하라고 판깔이 그만하고 욕하고 싶은 걸 욕하세요', '현실감각을 좀 키우세요', '저랑 같은 내용 보신 게 맞나요? 도대체 담화하는 의미가 뭔지 모를 정도로 의미 없는 내용 같은데요' 등 댓글로 대응했다. '맹탕 담화'에 친여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지난 2일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옹호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에 공격적인 트윗을 날리고 있다. 트위터,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지난 2일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옹호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에 공격적인 트윗을 날리고 있다. 트위터, 썸트렌드 캡처 ⓒ 시사오늘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오히려 홍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를 기점으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대선정국에 돌입한 영향으로 보인다. 대국민 담화 약 일주일 뒤인 지난 2일 '홍남기' 키워드에 대한 '힘내다' ,'배려' 등 긍정 단어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친문 성향 누리꾼들이 트위터에서 '홍남기 부총리님 힘내세요', '(평택 서해선 복선전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세심한 배려에 감탄하고 감동합니다' 등 홍 부총리를 응원하는 트윗을 리트윗한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당, 그리고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판하는 트윗도 함께 리트윗했다. 이는 '홍남기' 키워드에 대한 부정 단어 상위권에 위치한 '땡깡', '끔찍하다' 등에서 유추 가능하다. 이들은 '홍남기 부총리 악마화 시키는 이재명과 추종자들 정말 끔찍하군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문프(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말) 지지율이 레임덕 수준이었다면 대통령님 탈당하라고 난리를 쳤을 게 지금의 송영길 민주당. 그래서 꾸준히 레임덕 생산하려 땡깡 부리고 홍남기 흔들고 있는데 문프 개인기에 힘을 못 쓴 것', '홍남기 부총리가 국가 부채를 막아야 신용도가 유지된다는 발언을 했고, 이재명 지사가 이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했다. 이거 생각해야 한다. 재전건전성과 국가신용도가 뒷받침돼야 주식시장도 안정적' 등 트윗이 대표적이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7일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로 출국하기 전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이번 대국민 담화문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시는 홍 부총리가 청와대로부터 부동산 관련 대책에 대한 주문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에 홍 부총리는 마땅히 꺼낼 대책이 없어 대국민 담화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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