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신 못차리는 고가 수입차…광복절 앞두고 버젓이 ‘일본해·리앙쿠르 암초’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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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신 못차리는 고가 수입차…광복절 앞두고 버젓이 ‘일본해·리앙쿠르 암초’ 표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8.13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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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벤틀리, 공식사이트서 독도와 동해 일본식 표현 쓴 지도 제공
람보르기니, 애국심 자극한 한정판 모델 출시에도 리앙쿠르 암초로 엇박자
판매 호황 속 법인 슈퍼카 논란까지 겹악재 부담…현지화 작업 개선 시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이 공식사이트 상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지도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역대급 판매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소홀한 현지화 작업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본지가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의 공식사이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롤스로이스(수입사 BMW그룹코리아) △람보르기니(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벤틀리(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 고가 수입차 3개 브랜드다.

벤틀리 서울은 공식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총 3개 위치 지도 중 서울 서비스센터 안내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 벤틀리 서울 공식사이트 갈무리
벤틀리 서울은 공식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총 3개 위치 지도 중 서울 서비스센터 안내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 벤틀리 서울 공식사이트 갈무리

벤틀리의 경우에는 벤틀리 서울 공식사이트에 적용된 3개 지도 중 서울 서비스센터의 위치 안내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일본해 표기는 지도를 확대해야만 '일본해(동해)'로 병행 표출된다. 

벤틀리는 서울 전시장과 대구 부티크의 안내 지도에는 동해와 독도를 올바르게 표기한 지도를 사용했다. 벤틀리 서울의 3개 지도는 모두 구글이 지도 서비스를, SK텔레콤이 데이터를 제공하는 지도로써 'ⓒ2021 Google, SK telecom'이라는 동일한 표기가 이뤄져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서울 서비스센터 지도만 벤틀리모터스 본사 차원의 지도 서비스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실제로 벤틀리모터스 글로벌 공식사이트를 살펴보면 한국 딜러 위치 안내 지도에 독도를 'Liancourt Rocks',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서울 쇼룸 위치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다. 동해 등의 해역 표기 명칭은 그나마 생략돼 있었다. ⓒ 람보르기니 공식사이트 갈무리
람보르기니는 서울 쇼룸 위치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다. 동해 등의 해역 표기 명칭은 그나마 생략돼 있었다. ⓒ 람보르기니 공식사이트 갈무리

국내 전용 사이트 없이 글로벌 공식사이트를 사용하는 람보르기니는 서울 쇼룸 위치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했다.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국제사회에서 한일간 중립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며 퍼뜨린 용어다. 동해 등의 해역 표기 명칭은 그나마 생략됐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12일 한국 고객들을 위한 한정판 모델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 코리안 스페셜 시리즈'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중적 행보마저 보인다. 한국의 민족 정신인 백의 민족을 상징하는 컬러와 한국인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자극하는 태극기 건곤감리 문양을 딴 디자인을 강조했음에도, 정작 홈페이지에서는 리앙쿠르 암초를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은 공식사이트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동해)'로 표기한 지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 공식사이트 갈무리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은 공식사이트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동해)'로 표기한 지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 공식사이트 갈무리

BMW그룹 소속의 롤스로이스 역시 공식 딜러인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의 공식사이트를 통해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동해)'로 표기한 지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BMW코리아와 MINI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네이버 지도를 사용, 올바른 표기를 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독도와 동해를 오기한 고가 수입차 브랜드 3개사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태도를 내비치고 있음에도 판매량 만큼은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3개사의 국내 합산 판매량은 7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43.2% 증가한 613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수입차 시장 호황 속 일부 브랜드들의 미숙한 현지화 작업이 전반적인 수입차 이미지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서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은 물론, 최근 불거진 법인 슈퍼카 논란까지 겹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일찍이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 표기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아직까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며 "아무리 수입차 브랜드라 할지라도 특정 국가에서 장사를 하려면 현지의 문화, 정서, 이념 등을 이해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 역시 대한민국 고객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현지화 작업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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