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어민은 잡고 수협직원은 ‘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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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어민은 잡고 수협직원은 ‘슬쩍’…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6.01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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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거나 수협에 꽃게 맡기거나 같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어민들이 잡아 팔아달라고 위판장에 맡긴 수산물이 자꾸 없어져 수협 조사를 해 보니 수협직원이 빼돌리고 있다. 수협 직원의 범죄가 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한데 이를 확인한 수협의 태도가 어이 없어 일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충남 보령앞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꽃게잡이 어민들이 꽃게잡이를 시작됐다.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지난 달 1~9일의 바다수온이 예년(최근 10년간 평균 8.1℃)보다 2.5℃ 낮은 6.6℃(수산관리소 자료)며 윤달로 꽃게잡이가 예년보다 보름쯤 늦게 시작됐다.

▲ 한창 제철인 꽃게, 하지만 어민들이 잡은 꽃게를 수협 직원이 훔쳐 어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뉴시스

꽃게 어획량은 바다수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아 4달부터 지난 달 9일까지 어획량(보령수협 위판장 기준)은 13t으로 5년 평균 30t보다 57% 줄었다. 하지만 보령지역 꽃게어획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는 보령시와 어민들이 꽃게 치어 방류사업을 꾸준히 벌이기 때문이다.

이런 어민들과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민의 수익을 갉아먹는 일 이 발생했다. 충남 보령수협 직원과 중매인은 팔려고 어민들이 수협에 맡긴 꽃게를 훔쳤다.

지난 31일 KBS 뉴스에 따르면 꽃게 빼돌리기는 경매 시작 직전인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수산물이 자꾸 없어지는 걸 수상하게 여긴 중매인들이 CCTV를 확인해 절도 행각을 밝혀 냈다.

어민들은 이들이 상습적으로 수산물을 훔쳐 엄청난 수익을 챙겨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보령수협 중매인은 "하루 30만 원씩 훔치면, 한 달이면 천만 원이고, 1년이면 1억 원이고, 그렇게 벌 수 있는 거죠"라며 울분을 더했다.

하지만 수협은 직원 3명의 범행으로 확인했으면서도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보령수협 직원은 "(직원들이) 아침에 밥을 못 먹고 오니까 몇 마리씩 꺼내서 끓여 먹었다"며 변명을 해 어이없게 했다.

경찰은 수협 직원의 이 같은 절도 행위가 전국적으로 만연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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