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때문에…위기에 빠진 홈쇼핑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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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때문에…위기에 빠진 홈쇼핑업계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08.1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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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Q 매출·취급고 증가에도 영업이익 하락
수수료 부담 전가 시 중소기업·소비자 피해 우려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2분기 홈쇼핑업계의 저조한 실적 배경에는 '높은 송출 수수료'가 있었다. ⓒ시사오늘 김유종
2분기 홈쇼핑업계의 저조한 실적 배경에는 '높은 송출 수수료'가 있었다. ⓒ시사오늘 김유종

홈쇼핑업계가 올해 2분기 취급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위기에 놓인 모양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각 업체가 공시한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홈쇼핑은 2021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730억 원, 영업이익 31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취급고는 1조3524억 원으로 4.6% 늘었다.

GS홈쇼핑도 올해 2분기 매출과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증가한 3170억 원, 3.8% 늘은 1조1772억 원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23.6% 감소한 31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의 경우 취급고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1조384억 원을 기록한 반면,  매출은 2648억 원, 영업이익은 306억 원으로, 각각 1.9%, 30.5% 줄었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 CJ온스타일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이 3574억 원, 영업이익은 2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40% 각각 줄었고, 취급고도 2.3% 감소한 9493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홈쇼핑업계가 매출과 취급고는 괜찮은데 영업이익만 저조하거나 전체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높은 송출 수수료' 때문으로 보인다. 매년 취급고가 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송출 수수료 부담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사, T커머스 등 12개 기업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 수수료는 2조234억 원이다. 이는 해당 업체들 평균 매출의 53.1%에 해당한다. 올해 송출 수수료 인상률은 20%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통신사는 높은 송출 수수료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KT에 대해 "KT가 기대보다 좋았던 성과를 얻었던 건 5G 효과, 'IPTV 홈쇼핑 송출 수수료' 반영, 유선전화 매출 감소 등의 변수에 기인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LG유플러스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임단협이 3·4분기에 마무리되지만, 분기별 비용 반영이 돼 있어 부담은 없고 반면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 결과가 반영될 수 있어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실정으로 인해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홈쇼핑업계에 적용되는 높은 송출 수수료는 소비자와 중소기업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홈쇼핑사(社)가 중소기업에게 부담을 전가하면, 제품의 품질 저하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TV 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을 70% 정도 취급하고 있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지난 7월 인터넷TV(IP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유료방송업계와 콘텐츠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 수수료 등을 논의하고 각 사안에 대해 주요 기준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과기부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대해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 간 협상 시기를 2단계로 구분하는 안을 검토하고 협상 방법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수년간 고질 병으로 자리 잡은 송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엔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민간사업자 간의 협상에 개입하는 과기부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또 다른 입장은 중소기업 편성 비율을 책임지고 있는 홈쇼핑업계의 사정도 고려해 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업계가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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