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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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8.2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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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부동산 의혹으로 보는 정치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의혹을 둘러싼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을 의미하는 말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내가 받은 피해 정도와 동일하게 상대에게 내리는 법칙, 이를 탈리오 법칙이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더 잘 알려져 있다. 기원전 1750년 경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 실린 내용이니, 지금으로부터 3770년 전의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는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야기다.

 

민주당 12명 vs 국민의힘 12명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3월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전철협)가 ‘LH발 부동산적폐 청산, 부동산투기공화국 해체’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및 그 가족에 대한 부동산 검증은 지난 3월 LH 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서 비롯됐다. 권익위의 전수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대상 의혹자는 12명으로 동일하다.

민주당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업무상 비밀 의용 의혹 소지(김한정·서영석·임종성) △농지법 위반 의혹(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로, 총 12명이다. 이들 가운데 오직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 2명만이 제명 조치를 당했다. 이는 비례 의원의 경우 자진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출당 조치를 내린 것이다. 나머지 10명의 지역구 의원 중 그 누구도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농지법 위반 의혹 △토지보상법·건축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편법증여 등 세금탈루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총 12명이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이 제명 조치를 당했으며,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제안한 상태다. 반면 윤희숙 의원은 당에서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정했음에도 사퇴를 결정했다.

권익위 결정에 대한 당의 조치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힐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12명 중 절반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며 “우리 민주당은 우리 당의 시각으로 나누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면죄부는 그야말로 ‘윤희숙 이병, 송석준 일병 구하기’”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TV 토론회에 출연해 “일부 국민은 탈당하면 언젠가 복당할 것, 경제적 이익 환수 안 하냐는 분노가 있다”며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투기의 귀재 표현 그대로 돌려드린다”


ⓒ연합뉴스
양이원영 의원은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의혹에 “투기의 귀재라는 표현을 그대로 돌려드린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의혹은 앞서 양이원영 의원과 유사하다. 부동산이 본인 소유가 아니며, 본인이 아닌 부모님에 의해 불거진 의혹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양이 의원은 공직자 재산 신고서에 모친의 11개 필지 땅값을 최대 9분의 1로 축소 신고한 것이 문제됐다. 또한 모친이 3기 신도시 부지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윤 의원은 지난 3월 그를 향해 “신도시나 뉴타운 주변 등 돈 되는 땅을 지분 쪼개기 같은 방법으로 사 놓으신 투기 귀재”라 지적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나, 윤 의원의 부친의 농지 구입이 부동산 투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양이 의원은 “(투기의 귀재라는 표현을) 그대로 돌려드린다”며 “여든이 다 되신 고령의 부친께서 시가 8억 원 상당의 3천 평 농지를 농사를 짓기 위해 구매했다는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친이) 기획부동산에 그렇게 속아서 카드 대출, 보험 대출로 땅을 연이어 구매한 것도 모르는 불효녀 죄를 알아서 성실하게 조사받았다”며 “노동 없이 부동산 투자로 돈 버는 이들을 비난하면서 나만 깨끗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윤희숙도 조국처럼 수사하라”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치권 일각의 또 다른 요구는 바로 ‘조국 때처럼 수사하라’는 것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치권 일각의 또 다른 요구는 바로 ‘조국 때처럼 수사하라’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 내부에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희숙 의원의 사퇴에 수사가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남국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짙은데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사퇴로 의혹의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책임질 사안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할 사건”이라 지적했다. 또한 정청래 의원은 “사퇴 말고 수사”라고, 장경태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로 경찰, 공수처 수사부터 받으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도 반격에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민주당의 공세가 쏟아진 이유는 그동안 윤 의원이눈엣가시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인격 살인을 통해 완전히 매장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여당과 일부 언론이 마치 놀이를 하듯 허위 사실까지 만들어 한 사람을 마녀사냥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음해에 정면으로 맞서 나 자신을 고발한다”며 “나 자신을 발가벗겨 조사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라는 법적 사회적 방패를 내려놨으니 평범한 시민이 받는 수사를 받을 것”이라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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