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현대차 캐스퍼…경차시장·청년일자리 ‘구원투수’ vs 독과점·가격인상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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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현대차 캐스퍼…경차시장·청년일자리 ‘구원투수’ vs 독과점·가격인상 ‘부작용’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9.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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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형SUV ‘캐스퍼’, 사전계약 돌입 초읽기…쪼그라든 경차시장 기펴나
판매 부진 ‘모닝·스파크’ 존재감 희미…올해도 두자릿수 판매 감소 지속
캐스퍼 등장에 “시장 볼륨 확대” vs “판매간섭”…경차시장, 기대반 우려반
현대차 독과점, 경차시장서도 재현?…경차 선택권 축소·가격 인상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차가 올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캐스퍼의 외장 이미지.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올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캐스퍼의 외장 이미지. ⓒ 현대자동차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 경형SUV '캐스퍼'가 쇠퇴하는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경차 시장 수요 감소 상황 속 신차로의 판매 쏠림과 함께, 기존 모델들을 고사(枯死)시켜 독과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형SUV 캐스퍼, 사전계약 신청 접수 돌입…경차시장 신차 갈증 해소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중 경형SUV 캐스퍼의 얼리버드 사전예약 접수를 시작한다. 현대차는 오는 12일까지 캐스퍼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예약을 신청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별 안내를 취해, 캐스퍼 사전예약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캐스퍼는 기아 레이와 비슷한 차체 크기를 지녀 앙증맞으면서도, SUV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라인업 구성을 △1.0 MPI가 탑재된 기본 모델 △1.0 T-GDI가 탑재된 액티브 모델(터보 모델)로 이원화, 고객 선택권을 넓히기까지 했다.

현대차도 이번 신차 투입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캐스퍼 외장 디자인 공개와 함께 "새로운 차급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기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모델"이라며 "경차와 소형 SUV 사이의 균형 잡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경차 시장 재진출은 지난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의 일로, 브랜드 내 부재했던 엔트리 차급을 채우는 동시에 경차 시장 내 신차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 전망이다. 

 

경차시장 판매 위축 지속…차박 특수 누린 ‘레이’ 빼면 경쟁력 ‘빨간불’


올해 경차 시장 판매량은 8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6.3% 줄어든 6만365대를 기록 중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올해 경차 시장 판매량은 8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6.3% 줄어든 6만365대를 기록 중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경차 시장은 그간 기아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간의 3파전을 통해 성장해왔다. 다만 지난 2017년 연간 판매량이 13만8000대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진 이래 줄곧 수요 위축을 겪어왔고, 지난해엔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밑인 9만7071대에 그쳤다.

올해도 경차 시장 판매량은 8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6.3% 줄어든 6만365대를 기록 중이다. 기아 레이가 29.0%의 증가한 2만3657대를 판매하며 시장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모닝과 스파크의 감소세를 온전히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모닝은 17.3% 줄어든 2만2962대, 스파크는 25.1% 감소한 1만3746대에 머물렀다.

사실상 차박 트렌드에 따른 신규 고객 유입과 다마스·라보 단종에 따른 일부 경상용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기아 레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모델들은 경쟁 열위에 놓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스퍼 투입은 경차 시장의 부흥을 이끌 최적의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고객 니즈를 반영해 SUV 차급으로 나오는 첫 경형 모델인데다, 타겟 고객층인 젊은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인 100%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 경쟁력을 더한다. 

 

‘광주형 일자리’ 공헌 의미에도…현대차 독과점 심화 우려 어쩔 수 없어 


다만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캐스퍼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생산돼 지역경제와 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에 일조하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시장 차제적으로 현대차·기아의 독과점을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울타리 내에서도 최근 판매 확대세를 누리고 있는 기아 레이, 한 차급 위인 현대차 베뉴에 대한 판매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캐스퍼가 흥행에 성공하면 쇠퇴하는 경차 시장을 살릴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지만, 시장 전체 볼륨 증가 대신 기존 모델들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수익이 크기 않은 경차 시장에 신모델을 투입하고,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면서도 "다만 향후 예상할 수 있는 독과점 심화는 부진 모델들의 단종과 이에 따른 선택권 축소을 앞당기고, 엔트리 차급의 가격 인상과 고객 혜택 축소 등을 유발할 수 있기에 좋지 못한 그림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캐스퍼에 환호하고 몰릴 수 밖에 없는 지금의 경차 시장 상황에 대해 여타 완성차 업체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다양한 모델들이 경쟁하며 가격 상승을 견제하고, 상품성을 높여가는 건강한 구조로 흘러가야 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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