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김경욱 “개항 20년 넘어 세계 항공산업의 새로운 역사와 이정표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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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김경욱 “개항 20년 넘어 세계 항공산업의 새로운 역사와 이정표 되겠다”
  • 진행 윤명철 기자/정리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9.13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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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MRO 사업 예상 수출액, 1조원…사천시와 윈윈(Win-win) 할 것”
“2024년까지 유명 미술관 유치…문화·예술, 공항 발전 가능성 커”
“채용은 장기적 투자…코로나 적자 8600억에도 고용 65명 유지”
“코로나 공존 모색…‘위드 코로나’에 따른 백신 여권 대비할 것”
“인국공 사태 1년…서두를 문제 아냐, 공감대 형성 후 추진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진행 윤명철 기자/정리 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경욱 사장과의 인터뷰는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가졌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세계 최고’, 인천국제공항 앞에 붙는 수식어다. 세계 최고 공항의 책임자는 정상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을 짊어져야 했다.

그 무거운 왕관을 쓴 사람은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 사장이다. 어느덧 20주년을 맞은 인천공항의 아홉 번째 리더로, 지난 2월 취임식을 가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적자의 항공 산업을 지켜내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살아남기 위한 그의 구상은 무엇일까.

김경욱 사장과의 인터뷰는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1위 공항의 멈추지 않는 발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명실공히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공항이다.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2005~2016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제정한 명예의 전당에 세계 최초로 오르기도 했다. 또한 2019년 기준 국제 여객 실적 세계 5위, 화물 처리 실적 세계 3위 공항이다. ‘세계 1위 공항’의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한 김경욱 사장의 계획부터 물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경욱 사장은 “MRO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인천공항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최고 수준의 서비스 평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동시에 여객 5위, 화물 3위를 1위로 양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다만 외국과 비교했을 때, 공항과 연계된 산업이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연관 산업과 함께 공항의 전체적인 도약을 이뤄내고 싶다.”

- 공항과 연계된 대표적인 산업은 무엇인가.

“MRO(항공정비사업)나 문화·예술, 전시나 공연, 레저, 컨벤션 산업 등이 있다.”

- 추진 중인 MRO 사업을 설명해 달라. 그리고 이 사업이 인천공항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나.

“MRO는 항공기를 수리, 정비, 개조하는 사업이다. 항공뿐만 아니라 모든 운송 기기는 정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항공 MRO 사업이 약한 국가다. 국내 항공사만 하더라도 정비 수요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국부 유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거꾸로 허브 공항의 입지를 살려 외국 항공사의 정비를 인천공항으로 끌어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5월 이스라엘의 IAI사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을 체결했다. 이러한 화물기 개조 및 중정비 사업에 따른 총 수출액은 2040년까지 누적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 일자리 또한 2천 개 이상 창출될 것이다. 지난 7월에는 미국의 아틀라스 항공 직영 정비 시설 유치를 체결했다.”

- MRO 사업을 두고 사천시와 갈등이 있는데.

“인천공항이 MRO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기존에 사업을 하던 경남 사천은 ‘국내’ 항공의 부품 제조를 담당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외국’의 대형 항공기를 정비, 개조해 수출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따라서 윈윈(Win-win) 게임인 셈이다. 기존의 국내 항공 MRO 산업과 동반 성장을 추진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

- 문화·예술 산업에도 적극적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인천공항의 새로운 비전은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공항 연계 산업 중 발전할 여지가 큰 분야가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까지 세계 유명 미술관의 분관을 공항에 유치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은 개항 20주년을 맞아 ‘비전 2030+’을 선포했다. 지금껏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2030년까지 미래 공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MRO 사업을 추진하고, 문화·예술을 강조하는 것 역시 세계 1위 공항에서 한 발 더 나아가려는 맥락이다.

 

코로나 적자에도 멈추지 않는 투자, ‘사람’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 사장은 “직원 채용은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채용을 유지해 고용 안정을 이루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항공 부분에 발생한 적자는 어느 정도인가.

“올해 예측하는 당기순손실은 약 8600억 원이다. 여객 급감으로 2019년 대비 매출은 2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근본적인 해결은 코로나 극복돼야 가능하다.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최대한 억제해서 긴축 운영 중이다. 그러나 4단계 확장 건설이나 MRO 사업과 같은 중장기적인 사업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투자하고 있다. 2025년까지 부채비율 130% 이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대부분의 공기업이 채용을 줄이고 있다. 인천공항에게 고용은 어떤 사업으로 분류되나.

“직원 채용도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보고 있다. 예년에 70명 정도를 뽑았는데, 올해도 계획대로 65명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인천공항은 채용을 유지해 고용 안정을 이루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존의 재무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를 기업 경영 평가에 반영하자는 흐름이다.

- ESG 경영이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공항의 ESG 경영 방향은 무엇인가.

“지난 6월 인천공항도 ESG 경영혁신 선포식을 개최했다. E(환경)를 위해서 2040년까지 공항에서 쓰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바꾸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른바 에너지 자립 공항을 꿈꾸고 있다. 공항에 투입되는 각종 장비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사업부터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S(사회)의 경우 2030년까지 신규 일자리 12만 명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G(지배구조)의 경우에는 기업 투명성을 위해 노동 이사제의 전 단계인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도입 중에 있다.”

- 어느 수준의 지배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나.

“국내 공기업 중 지배 경영에서만큼은 가장 앞서는 기업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경영의 투명성과 둘째 참여 촉진이 필요하다. 기업, NGO, 지역 주민 대표들의 참여를 수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생명, 공정,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다.”

-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영향을 준 건가.

“국토부에서 30년 가량 근무하면서 첨예한 사회 문제를 많이 다뤘다. 그때 노조와 협상하고, NGO 단체를 상대해본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 비상임이사 경력이 노동 이사제 추진에, 녹색성장위원회 근무 경험이 에너지 자립 공항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코로나를 넘어 미래를 향하는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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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인국공 사태에 대해 “대화를 통해 공감대 형성 후 추진할 예정”이라 밝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임기 중 코로나19가 종식될 경우도 대비하고 있나.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보다는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여객 증가에 대비해 스마트패스와 출국 절차 수속 예약 서비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 백신 여권이 인천공항에 도입될 것으로 보는가.

“백신 여권은 방역 수준이 뛰어난 국가 간 제한적 여행 재개 시 활용될 수단이다. 공항은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지나는 곳으로, 백신 여권이 인천공항에서 이용될 수 있도록 공항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일부 비정규직을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우리 사회에 공정성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그중에서도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의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문제됐다.

김경욱 사장은 취임 첫 날부터 인국공 사태와 마주했다.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의해 취임식이 지연되기도 했다. 취임 시작을 함께 한 인국공 사태는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물었다.

- 인국공 사태 발생 후 1년이 지났다. 보안검색요원의 정규직 전환이 어느 정도 이뤄졌나.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문 후 파악한 인천공항 용역 직원은 총 9785명이었다. 이들은 아웃소싱하던 민간 회사 소속이었는데, 현재는 전원 정규직화가 완료됐다. 일부는 본사 소속으로, 일부는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이 돼 고용 안정이 이뤄졌다.

다만 1902명의 보안검색요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의 폭이 크다. 요원들 중에서도 소속을 본사로 할지 자회사로 할지 입장이 갈리고 있다. 여기에 본사 직원들의 입장, 더 나아가 취업 준비생들의 입장도 있다. 이 문제는 서두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공감대 형성 후 추진할 예정이다.”

 

그가 꿈꾸는 세상과 마지막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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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현재 맡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경욱 사장이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그만둔 것은 21대 총선 출마 때문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충북 충주에 출마한 바 있다. 정치인으로서 그가 꿈꾸는 세상에 대해 물었다.

- 지난 총선에서 충북 충주에 출마했다. 고향인 충주는 어떤 곳인가.

“전형적인 지방 중소도시다. 지방 중소도시는 굉장히 정체돼있다. 수십 년 전과 똑같다. 이에 지방 도시를 발전시키는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출마의 가장 큰 이유였다.”

- 지방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도권과의 접근성이다. 지방도시가 고립돼 자생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수도권이라는 큰 경제권과의 연계를 위한 교통망이 중요하다. 교통망이 구축 이후엔 일류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 유치는 기업이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종사자가 이전하는 것이다. 핵심 인력이 이전하기 위해서는 생활 권역을 만들어줘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소득을 얻는 직장뿐만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만 지방도시가 발전할 수 있다.”

끝으로 김경욱 사장은 “고향 충주에 대한 애정으로 중소도시 발전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히 있다”며 “현재 맡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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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김종진 2021-09-15 12:14:41
고향 충주를 대한민국 중심 도시로 확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획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