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vs SK·LG, 누가 돈을 더 낼까?…TV 광고 수익 감소 여파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CJ ENM vs SK·LG, 누가 돈을 더 낼까?…TV 광고 수익 감소 여파는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9.08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세미나…IPTV "비싸" vs PP "제값"
TV 광고 수익 감소폭↑…플랫폼 업계, 콘텐츠 대가 지불 여력 떨어져
업계, "정부 지원 필요" 한 목소리…세액 공제 등 직간접적 혜택 요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8일 CJ ENM과 SK브로드밴드·LG헬로비전 등은 콘텐츠 값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상이한 입장을 피력했다. ⓒ유튜브 실시간 중계 캡쳐
8일 CJ ENM과 SK브로드밴드·LG헬로비전 등은 콘텐츠 값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상이한 입장을 피력했다. ⓒ유튜브 실시간 중계 캡쳐

OTT·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과 TV 광고의 몰락으로 미디어 소비 지형이 급변하면서, 유료방송(SO)·IPTV 등 플랫폼과 콘텐츠 공급자(PP) 사이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콘텐츠 사용료를 두고 CJ ENM(PP)과 LG유플러스(플랫폼)가 갈등 끝에 블랙아웃(송출 중단)과 소송까지 불사하자, 최근 업계는 콘텐츠 값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모았다. 다만 산정 방식과 추가 부담자에 대해서는 뜻이 갈리는 모양새다. 

 

플랫폼 “주연 몸값 등 비합리적” vs 콘텐츠社 “미국보다 적다”


8일 업계 관계자들은 콘텐츠 값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상이한 입장을 피력했다. 플랫폼 측은 콘텐츠 제작비가 급격히 상승한 원인으로 작가·배우 등의 몸값 상승이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규모의 제작비 상승분만을 플랫폼이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플랫폼본부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합리화 방안 세미나’를 통해 “최근 벌어진 콘텐츠 제작비 ‘제값 받기’ 흐름의 원인은 제작비의 급격한 상승에 있다”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점을 이해하지만, 작가와 주연배우 등의 급격한 몸값 상승분은 합리적인가. 또 다른 산업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콘텐츠 제작자 측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한국의 콘텐츠 제작비가 비싸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콘텐츠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투자를 더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장원 CJ ENM 전략지원실장은 “한국 콘텐츠는 미국 다음으로 영향력이 크지만, 미국의 5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세계경쟁력 대비 제작비가 비싸지 않다”며 “이는 제작비를 충당할 만한 재원 구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는 매출 10억 원당 1.6명의 고용을 유발하는 반면, 콘텐츠는 10명이 넘는다. 청년 고용 측면에서 창출력이 뛰어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

왜 이렇게 됐을까?…“사람들은 이제 TV광고를 보지 않는다”


최근 디지털 매체의 다변화로 방송 광고가 대거 디지털 광고로 이동하면서, 방송사(플랫폼)가 콘텐츠 제작비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진 것.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 분석과 제언 PPT
최근 디지털 매체의 다변화로 방송 광고가 대거 디지털 광고로 이동하면서, 방송사(플랫폼)가 콘텐츠 제작비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진 것.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 분석과 제언 PPT(김용희)

갈등은 최근 TV를 둘러싼 플랫폼 광고 수익 하락세와 맞물려서 부각됐다. 지금까진 SO와 IPTV 사업자들이 광고에서 매출을 견인해 콘텐츠 사업자에게 전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매체의 다변화로 방송 광고가 디지털 광고로 이동하면서, 방송사(플랫폼)가 콘텐츠 제작비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진 것.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방송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지상파 광고 매출은 지난 2015년 대비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본부장과 서장원 CJ ENM 실장도 “광고 수익에 의존했던 방송 산업이 ‘디지털 임팩트’로 광고 재원이 줄었고, OTT 등에 의해 실시간 시청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플랫폼 사업자는 콘텐츠 제작비 인상에 따른 대가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해당 상승분을 △SO가 더 지불하느냐 △IPTV가 더 지불하느냐 △콘텐츠에 따라 개별 지급하느냐 △대가 산정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 등 세부 방식을 두고 사업자간 맞붙게 된 것. 

전 세계 광고시장 규모. TV 광고 재원의 감소는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 됐다. ⓒ김용희 PPT
전 세계 광고시장 규모. TV 광고 재원의 감소는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 됐다. ⓒ김용희 PPT

다만 업계는 이날 상생을 위해선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김용희 위원은 "올해 기준으로 넷플릭스는 약 20조 원(K-콘텐츠 5500억 원), 디즈니는 약 15조 원 이상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반면, 국내 지상파3사와 PP의 규모는 약 2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수준"이라며 "국내 기업에 해외 제작비를 포함한 세액공제율 확대 시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도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 정부는 콘텐츠 투자를 잘한 PP에 세액 공제 등 리워드를 줘야 한다"며 "동시에 프로그램 사용료 가이드라인을 잘 지킨 플랫폼 사업자에도 세제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업계가 제도를 따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