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잇따른 인수에 부서 이동까지…구현모 밑그림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KT, 잇따른 인수에 부서 이동까지…구현모 밑그림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9.13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 엡실론 1700억·밀리의서재 464억 인수…"AI와 결합할 것"
KT AI부서, 新송파빌딩으로 이동…"송파사옥은 미래형 AI타워"
구현모, 취임부터 강조한 AI·DX 등 '탈통신' 디지코KT 페달 밟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탈통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미디어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고 AI 사업 확장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완공된 KT송파빌딩에 AI와 DX 사업부를 이주시킨 것. ⓒKT
구현모 KT 대표가 '탈통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미디어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고 AI 사업 확장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완공된 KT송파빌딩에 AI와 DX 사업부를 이주시킨 것. ⓒKT

KT가 최근 이례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기업 ‘엡실론’과 국내 전자책 기업 ‘밀리의서재’ 등을 연이어 인수하고, 일부 부서만 송파구 신사옥으로 이전해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발표한 것. 이같은 행보에는 구현모 회장이 내세우는 ‘디지코(DIGICO) KT’ 비전이 담겨져 있다. AI와 DX를 중심으로 KT의 탈통신 가속화 페달을 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T, 엡실론&밀리의 서재 인수 배경엔…“신사업 AI 키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연이어 두 기업을 인수하고 데이터와 AI 관련 사업 확장 청사진을 밝혔다. 

KT가 인수한 기업은 말레이시아 재벌기업 쿠옥그룹의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엡실론)과 국내 전자책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밀리의서재)이다. 각각 1억4500만 달러(한화 1700억 원)와 464억 원을 투입해 지분 100%, 38.6%를 확보했다. 이틀 연속 인수합병(M&A)에만 총 2164억 원을 쓴 셈이다. 이는 분기별 영업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엡실론은 런던·뉴욕·싱가포르 3개 도시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고,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통신사와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KT는 엡실론 인수를 통해 자사 글로벌데이터 사업 영역(B2B)을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엡실론으로 글로벌데이터를 인수하고, 이를 자사 AI 서비스 ‘기가지니’와 로봇(AI호텔·서빙로봇) 등 DX 사업에 결합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KT 관계자는 “엡실론의 네트워크·영업 거점·기술력과 KT의 ICT·세일즈 역량과 B2B 기반을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가 그룹사 ‘지니뮤직’을 통해 1대 주주로 등극한 밀리의서재 역시 AI 성장 전략이 깔려 있다. 

KT는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10만 권의 전자책 IP들에 자사 AI 기술을 덧입혀 오디오북으로 만들 계획이다. 지니뮤직은 이를 통해 음원·오디오북·오디오예능 등을 통합하는 ‘AI 오디오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 KT 관계자는 “KT의 AI 기술은 밀리의서재 오디오북 제작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 밀리의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AI 음악 플랫폼 ‘지니’를 통해 점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파빌딩에 B2B&AI/DX 사업부만 이동한 이유…“탈통신 전진기지”


이날 닻을 올린 KT의 신사옥, 일명 ‘송파빌딩’은 KT의 탈통신 의지에 정점을 찍는다. 

KT는 엔터프라이즈(B2B)부문과 AI/DX융합사업부문만을 최근 완공된 송파구 사옥으로 이전시켰다. 스타트업·벤처 본거지인 판교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건물에서 탈통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판교와 지리적으로 인접하다는 것은 B2B 시장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사업 가속화에 있어 최적의 전진기지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파빌딩은 에너지·실내공기·보안·안전과 같은 빌딩관리부터 사원증·우편배송· 좌석예약·헬스케어 등 업무 영역까지 △AI △로봇 △미디어 △블록체인 등 KT의 신기술이 집약돼 전시된다. 직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KT만의 ‘미래형 AI 타워’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구현모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빅데이터·AI·DX 부문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인수와 일부 사업부 이동 등 행보가 구 대표의 비전과 직결된 만큼, 구 대표의 탈통신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하자마자 미래가치태스크포스(TF)를 신설, AI·DX 신사업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해당 TF는 신설 1년만에 미래가치추진실로 지위가 격상됐으며, 기존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이 담당하던 M&A 재량권도 위임 받았다. 미래가치추진실의 사령탑은 구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형욱 전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이다. KT는 구 대표 취임 1년 동안 로봇·핀테크·미디어 등 탈통신 신사업 부문에만 81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있다. 

한편, 구현모 대표는 이날 KT송파빌딩 출범식에서 “송파빌딩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 가속화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B2B와 AI/DX 사업 성과로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