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벌벌 떠는 완성車…9월 내수 판매량, 올해 첫 10만 대 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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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에 벌벌 떠는 완성車…9월 내수 판매량, 올해 첫 10만 대 선 ‘붕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10.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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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실적 반토막에 현대차·기아도 30% 낙폭 기록…올해 내수 반등 기대 어려울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인해 내수시장 판매량이 급감, 불운한 9월을 보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인해 내수시장 판매량이 급감, 불운한 9월을 보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인해 내수시장 판매량이 급감, 불운한 9월을 보냈다. 특히 완성차 5개사 월 내수 합산 판매량은 올해 처음으로 10만 대 선마저 크게 밑돌며 극심한 부진을 드러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9월 내수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3.7% 감소한 9만1790대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이자, 감소 폭이 최다치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높인다.

이에 대해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부품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더불어 추석 연휴 조업 일수 감소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 내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

각 사별로는 쌍용차의 판매 낙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된다. 쌍용차는 지난 9월 내수시장에서 3859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53.0%의 급감세를 보인 것. 쌍용차 자체적으로도 올해 월 판매 감소세 중 최다치에 속한다. 

쌍용차는 렉스턴과 코란도의 부진이 뼈아팠다. 코란도는 70.1% 감소한 536대에 그쳤고, 렉스턴은 80.7% 줄어든 291대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해온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는 31.3% 감소한 2061대를 판매, 그나마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의 미출고 물량만 4000대에 달하지만, 부품 수급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의 모습. ⓒ 한국지엠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의 모습. ⓒ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경우에는 지난 9월 내수시장에서 3872대를 판매하며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감소세는 36.5%다. 한국지엠 역시 반도체 수급난에 시달리며 생산 차질을 겪은 탓이 컸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러이저와 콜로라도의 선전에 힘입어 판매 낙폭을 그나마 줄일 수 있었다. 트레일블러이저는 지난달 0.7% 감소한 1582대가 판매되며 내수실적을 이끌었다. 수입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는 물량 확보에 성공하며 366.9% 증가한 579대의 판매고를 이루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볼륨모델인 스파크는 반토막난 1287대 판매로 좀처럼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도 반도체 수급난 앞에 무사할 수는 없었다. 올해 들어 첫 30%대 낙폭(-34.6%)을 기록하며 판매량이 4만3857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5만대 밑으로 떨어진 것도 올해 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모델 별 판매량은 쏘나타가 승용 부문에서 유일한 판매 확대를 이뤘다. 9.0% 증가한 5003대를 기록했다. 반면 아반떼와 그랜저는 각각 42.9% 감소한 5217대, 72.3% 급감한 3216대에 그쳤다. RV 부문에서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두배 오른 939대를 판매하며 유일한 실적 상승을 보였다.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기존 주력 모델들은 감산 여파로 전반적 부진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서민의 발로 불황을 타지 않는 상용차 포터마저 45.3% 줄어든 4915대를 판매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고공성장을 이뤘던 제네시스 역시 출고 적체로 브랜드 판매량이 25.8% 줄어든 7633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20일 준중형 SUV 모델인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 기아
기아 신형 스포티지. ⓒ 기아

기아 역시 9월 내수 판매량이 30.1% 감소한 3만5801대에 그쳤다. 지난 6월 17.9%의 낙폭을 보인 이래 올해 최대 감소치다. 기아는 주력 RV 부문의 감소세가 30.6%에 달하면서 반도체 수급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고무적인 점은 스포티지가 247.3% 증가한 438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신차효과를 과시했다는 데 있다. 스포티지는 2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경차 시장 내 홀로 역주행을 이루며 인기를 끌고 있는 레이도 판매량이 3030대에 달하며 기아 실적에 크게 일조했다.

완성차 업체들 중에서는 르노삼성의 낙폭이 가장 적었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25.8% 감소한 4401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 르노삼성이 그나마 타 업체들 대비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볼륨모델 QM6의 선전이 자리한다.

QM6는 7.6% 감소한 2833대의 견조한 실적을 올리며 전체 실적 낙폭을 상쇄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QM6가 올 한 해 꾸준한 판매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국내 유일 LPG 중형 SUV인 QM6 LPe 모델이 QM6 전체 판매량의 64%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완성차 업계의 내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해당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 9월은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된데다 추석연휴로 인한 근무일수 축소로 판매량이 더 감소했다"며 "이에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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