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넨 물량? 우린 기술’…삼성전자, TSMC 저격할 파운드리 로드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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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넨 물량? 우린 기술’…삼성전자, TSMC 저격할 파운드리 로드맵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10.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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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업계 최초 2나노 공정 계획안 발표…GAA 독자기술로 승부수
구글·페이스북·MS 등 대형 수주戰 앞두고…삼성, TSMC에 기술력 강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3나노(10억분의 3m)’ 공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3나노(10억분의 3m)’ 공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 갈무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3나노(10억분의 3m)’ 공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 최초 3나노급 미세 공정과 독자 신기술 ‘GAA(게이트올어라운드)’를 내세워,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기술력으로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진 글로벌 시장에서 큰 격차로 2위에 머물러 있는 삼성이 애플·테슬라·MS 등 글로벌 IT 고객사를 향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2년 만에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하고 2025년까지의 파운드리 로드맵을 발표했다.  

포럼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 GAA 기술 3나노 양산 △2023년 3나노 2세대 △2025년 GAA 기반 2나노 공정 양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1위인 TSMC보다 한 발 앞서 3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2나노급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특히 TSMC가 사용하고 있는 ‘핀펫(FinFET)’ 기술보다 상위 기술로 평가받는 GAA를 공정에 도입한 것이 승부수로 평가된다. GAA는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반도체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한 차세대 기술이다.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이 4개로 늘어나,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력 효율이 높다. 

파운드리의 핵심은 미세공정에 있다. 한정된 웨이퍼 면적 내 반도체 회로의 선폭(나노미터 단위)을 줄여 많은 소자를 구현하면,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어 공정 효율성이 높아진다. 더 작은 선폭의 기술을 구현할수록, 생산 효율성이 높아져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승부수는 업계 1위 TSMC를 비롯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 갈무리
삼성전자의 이번 승부수는 업계 1위 TSMC를 비롯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 갈무리

삼성전자의 이번 승부수는 업계 1위 TSMC를 비롯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7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양사는 올해 초 5나노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누가 먼저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할 것인지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업계는 TSMC가 다음해 하반기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삼성전자는 하반기 GAA 기술 최초 도입으로 대응할 것이라 전망했다. 대만연합보 등 대만 현지 외신들은 “TSMC는 이미 3나노급 반도체를 완성했으며, 이르면 내년 여름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은 업계의 예상을 깨고 3나노 공정과 GAA 도입을 동시에 내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점유율은 TSMC에 뒤쳐졌지만, 기술력에서는 선두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삼성전자 발표에 따르면 3나노 공정 기준으로는 수개월, GAA 기술 기준으로는 1년 이상 삼성이 앞서고 있다.

최근 IT 업계에선 인공지능(AI) 등 처리 데이터 용량이 많아지면서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초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게 되면, 고객사의 수주 물량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 

미국 MS(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하면서, 해당 AP칩 파운드리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올해 1072억 달러(한화 127조 6430억 원)에서 오는 2025년 1512억 달러(180조 338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GAA 등 첨단 미세공정 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고객사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칩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기술∙라인운영∙파운드리 서비스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빠르게 성장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3나노 공정의 경우, 현재 안정적인 생산 수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양산을 위한 준비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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