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뉴스] 사망사고 여전한데 최고 책임자는 승진…허울뿐인 책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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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뉴스] 사망사고 여전한데 최고 책임자는 승진…허울뿐인 책임경영?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10.14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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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부회장 승진…3년간 11명 근로자 사망 vs IPO 성과 ‘명과 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 현대중공업그룹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고자 지난 12일 임원 인사를 전격 단행했습니다.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3개 핵심 사업부문을 맡아 온 사장단 인물들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겁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손동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이 그 대상입니다.

하지만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운 이번 임원 인사가 성과와 미래 비전에만 매몰돼,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뒷전에 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단적으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의 부회장 승진만 봐도 그렇습니다.

한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을 맡은 지난 3년 동안에만 11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2019년 3명이던 재해 사망자수는 지난해 4명으로 늘었고, 올해 역시 10월 현재까지도 4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으며 그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때문에 이례적인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과 산재 청문회 증인 출석 등이 이뤄졌습니다. 

다른 기업이라면 최고 책임자가 옷을 벗어야 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지만,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 없이 부회장 승진이라는 면죄부를 내려줬습니다. 이번 인사의 목적이 책임경영 강화였음을 상기하면, 오히려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입니다.

끊이질 않는 사망 사고 속,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거뒀는지도 의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사고 사망자 수 수치만 보더라도 제자리 수준이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를 반추해 볼 때, 현장 전문가를 강조한 한영석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려워집니다.

노조의 불만도 거셉니다. 임단협 갈등을 지나며 노사간 신뢰를 잃은데다, 중대재해로 인해 안전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14일 민주항해 소식지를 통해 "안전이 최우선이라 떠들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작업자의 불완전한 행동이 사고 원이라 말하는 게 회사 대표"라며 "책임있는 자세로 반성하고, 원인을 명백히 밝혀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한영석 부회장이 지난 2018년 11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업계 불황을 견디며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온 점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현대중공업 상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룹 내 높은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사람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 사람 목숨값은 그 어떤 성과, 공로와도 감히 비교할 수 없기에 이를 외면한 부회장 승진이 그리 달가울 수 만은 없네요. 정기선 사장 단 한 사람을 위한 3세 경영 보필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1만여 근로자들을 위한 근본적 안전대책을 제고해주길 기대해봅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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