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장인라면’ 출시…‘20시간 육수’로 라면 고급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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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장인라면’ 출시…‘20시간 육수’로 라면 고급화 도전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10.1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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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맛 살린 액상 스프·낮은 칼로리로 차별화
높은 가격대는 후발주자로 불리하게 작용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진행된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참석, 장인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하림이 가정간편식(HMR) 사업 첫 번째 발판으로 라면 사업에 뛰어든다. 그동안 인스턴트 식품으로 저평가된 라면을 고급 요리로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하림은 기존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육수, 풍부한 고명, 건면을 활용한 낮은 칼로리 등으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1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The미식 장인라면'(이하 장인라면)을 론칭을 알리며 라면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장인라면의 캐치프라이즈는 ‘감히, 라면 주제에’다. 고급 라면 요리로서 시중 라면과는 비교·평가되길 거부한다는 뜻을 담았다. 인스턴트 라면의 단점으로 꼽히는 나트륨 양도 기존 라면(1650mg~1880mg) 보다 적은 1430mg으로 줄였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장인라면의 차별점으로는 직접 끓인 진한 육수를 꼽았다.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 재료와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넣고 20시간 끓인 스프를 담은 게 특징이다. 스프 형태도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을 선택했다. 기존 라면의 경우 분말스프를 만들기 위해 육수를 건조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훼손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석춘 하림 사장은 “분말 스프가 싸고 쉽게 만들 수 있어서 라면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라면이 밤에 먹기에 부담스럽고, 아이한테 주기 걱정스럽다는 인식이 분말에서 온 것”이라며 “장인정신으로 제대로 만들어서 라면을 요리로 격상하고, 상품화된 제품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브랜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도 장인라면 개발에 최적화했다. 실제로 육수를 만드는 전북 익산 하림 공장 부근에는 도계 농장이 있어 닭, 돼지, 소 등 신선한 재료 수급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하림은 설비 구축에만 약 50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출탱크에서 직접 원료를 추출하고 데칸타(이물질 제거), 원심분리기(지방 제거) 등 설비를 활용해 순수 육수를 만든다. 제1 퍼스트 키친에서는 육수와 HMR, 제2 퍼스트 키친에서는 라면을 만드는 라인을 구축해 효율성과 품질을 높였다.

면도 직접 만든 육수로 반죽해 풍미와 맛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고 하림은 부연했다. 면 종류 역시 제트노즐 공법 건조로 바람에 면을 말린 '건면'이다. 제트노즐은 짧은 시간에 평균 130℃의 강한 열풍으로 균일하게 건조한 후 저온으로 서서히 말려 면발 안에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형성시키는 방식의 공법이다.

윤 사장은 “대부분 국내 유탕면은 기름에 튀겨서 국물 배임성이 좋지만 기름의 포화지방, 칼로리 등이 다소 부담을 주고 있고, 건면의 경우 발포성이 떨어져 흡수가 약하고 국물과 면이 따로 노는 현상이 한계”라며 “면의 소스 흡수를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설비 발품을 팔았다. 제트 건조 방식으로 위, 아래 두 군데서 바람을 쐬어서 상하부가 균일 건조돼 면 전체가 발포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이 고급 요리 콘셉트로 출시된 라면인 만큼 가격이 시장 안착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장인라면 가격은 1봉지에 2200원. 오뚜기 진라면은 1봉지에 770원이고, 같은 건면 제품인 농심 신라면건면은 봉지당 1000원대다. 후발주자로서 다소 높은 가격이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은 “제조원가가 많이 들고 판가가 높아진다 해도 본질적인 맛 추구를 잊지 말자는 게 목표였고 기존 라면의 가격 패러다임도 깨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라면을 먹겠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든 걸 팔겠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향후 장인라면의 해외 수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더미식 브랜드 광고 모델로는 최근 ‘오징어게임’으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배우 이정재가 발탁됐다. 윤 사장은 “모델 발탁 전부터 이미 제품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우선은 국내 시장을 잡는 게 목표”라며 “해외는 좀 더 정교한 현지화가 필요한 만큼 선별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인라면은 봉지면 2종(얼큰한맛, 담백한맛)이 출시됐으며, 편의점과 할인점, 온라인을 중심으로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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