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원희룡 “대장동 사건 본질 훤히 보여…이재명에 대한민국 맡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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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원희룡 “대장동 사건 본질 훤히 보여…이재명에 대한민국 맡길 수 없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0.25 16:2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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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대선경선후보 (국민의힘)
“‘화천대유 1타 강사’ 영상, 대장동 비리 알리기 위해 찍은 것”
“이재명 비리 밝히고 정권 교체 길 닦는 ‘일타 해결사’ 되겠다”
“이재명,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 가능…저는 빈말 하지 않는 사람”
“토론 때마다 지지율 상승…‘도장깨기 레전드 드라마’ 보여줄 것”
“당원들도 ‘믿을 수 있는 리더’로 인식 시작…‘떡상’할 일만 남아”
“이번 대선, ‘부패와의 전쟁’ 될 것…깨끗한 원희룡이 필승카드”
“집값 절반 국가가 투자하는 ‘반반주택’으로 주택 문제 해결 가능”
“국가 찬스, ‘부모 찬스’ 없는 국민들에게 국가가 기회 주자는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학력고사 수석으로 유명한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만, 그는 ‘꽃길’ 대신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학력고사 수석으로 유명한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만, 그는 ‘꽃길’ 대신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는 힘든 길만 걸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학력고사 수석을 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경찰 수배 대상이 됐다. 2년 만에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면서 ‘꽃길’을 가나 했더니, 검사 임관 후 폭력 조직과 마약 사범을 상대하며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사투를 벌였다.

법복을 벗고 한나라당에 입당, 정치에 발을 들인 뒤에는 ‘보수 개혁’을 외치다가 ‘비주류’ 꼬리표를 달았다. 제주도지사로 당선된 이후에도 중국 자본의 무분별한 유입에 제동을 걸어 중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는 항상 눈앞에 놓인 탄탄대로 대신, 지난(至難)하지만 스스로 옳다고 믿는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 경선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지지율 높은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네거티브(negative)전이 한창이지만, 그는 우직하게 “다른 경선 후보들의 치부를 드러내 정치적 이익을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원들은 누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작은 승리’를 위한 네거티브보다는 ‘정권 교체의 길을 닦는 일타 해결사’를 자임한 그는 치열한 당내 경선에서 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5전 5승’을 기록한 ‘선거의 달인’은 어떤 전략으로 대선에 임하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악당들이 판치는 세상, 강한 리더십 보여줄 것”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원희룡 후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원희룡 후보다. 10월 4일 유튜브 채널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에 업로드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강 영상이 ‘대박’을 친 후, 원희룡 후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10월 18일과 2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참석한 국정감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팩트체크’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열어 젊은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희룡 후보에게 유튜브 방송을 하게 된 동기부터 물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친 유튜브 영상으로 ‘화천대유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왜 그 영상을 찍게 됐나.

“대장동 사건은 ‘부패 완판’이 현실화된 사건이다. 이 문제를 제쳐놓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런데 당장 우리 팀원들부터가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상황 때문에 내용을 헷갈려하더라. 우리 캠프에서부터 이걸 정리해 보자고 의견을 모으고, 자장면을 먹어가며 제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5000만 국민 중에 2000만 명에게만 대장동 비리에 대해 제대로 알리자는 마음으로 영상을 찍었다. 이재명 후보의 가면을 벗겨서 사퇴시키고, 정권 교체의 탄탄대로를 닦기 위한 해결사로 나선 거다.”

원희룡 후보는 이 영상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간의 ‘수익 몰아주기’ 사업구조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역할 △이재명 후보 부부와 친형인 고(故) 이재선 씨의 통화 내용 △권순일·김만배 재판거래 의혹 △이재명 후보 관련 소송들에 대한 변호사 비용 출처와 재산신고 의혹 등을 ‘다섯 가지 의혹의 점’이라 칭하며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과제로 꼽았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수 79만 회를 기록하는 등 ‘히트 상품’이 됐다.

원희룡 후보는 유튜버 ‘크로커다일’과의 협업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며 젊은층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유튜버 ‘크로커다일’과의 협업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며 젊은층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계속해서 유튜버 ‘크로커다일’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처음에는 조회수가 많은 보수 유튜버들과 접촉을 해봤다. 그런데 우리와 콜라보(collaboration)를 하자고 제안을 하면 피식 피식 비웃고, 겨우 한 번 불러서 50분 이야기하고 끝내는 식이었다. 하지만 크로커다일은 제가 손을 내밀었을 때 저를 인정하고,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까지 설명해가며 진심을 보여줬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위해서 충성한다. 저 역시 크로커다일이 저를 알아봐줬기 때문에 계속 같이 가는 거다.”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는 헤비메탈 로커 최일환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만 21만 명이 넘는다. 크로커다일은 9월 28일 “당신이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원희룡이 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원희룡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이미지였는데, ‘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게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제가 셀프 홍보에는 약한 편이지만,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부분에는 누구보다도 강경하고 치열하게 맞서는 전투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재명 후보와 화천대유 세력이 대한민국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저도 제주지사를 해봤기 때문에 제 눈에는 대장동 사태의 본질이 뭔지, 어떤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서 특정 업체에 부를 몰아줬는지가 훤히 다 보인다. 이런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지 않나.”

원희룡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연관성을 밝혀낼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연관성을 밝혀낼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재명 후보와의 연관성이 밝혀지리라고 보나.

“모든 게 다 드러날 거다.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종국에는 진실이 다 밝혀지게 돼 있다. 다만 영화에서도 본편에서 진실이 다 드러나는 경우가 있고, 속편까지 봐야 되는 경우가 있다. 본편 안에서 마무리를 하려면,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하는 수밖에 없다. 본인이 직접 돈을 받았다거나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본인의 행위가 있었다거나 하는 걸 밝혀내기에는 시간도 짧고, 이재명 후보를 포위함과 동시에 보호하고 있는 부패 세력과 민주당 세력을 뚫기가 어렵다.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해서 처벌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 저는 절대 빈말을 하지 않는다. 제가 장담하겠다.”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우면서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지지율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순회 경선 토론과 유승민 후보와의 맞수 토론을 거치면서 제가 3위로 올라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토론이 진행될 때마다 각 후보들을 추월하는 ‘도장깨기 레전드(legend) 드라마’를 보여드리겠다.”

-지지율 제고를 위한 향후 경선 전략은 무엇인가.

“민주당이 후보를 확정했기 때문에 이제 국민들은 누가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격파할 수 있을지를 평가할 텐데, 그에 대해서 가장 확실하게 준비가 돼 있는 후보가 저라는 사실을 증명하겠다. 화천대유 1타 강사 원희룡이 이재명 후보와 대장동 비리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밝혀내는 원톱 공격수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게 첫 번째 전략이다.

또한 이번 대선은 사상 유례없는 네거티브 선거, 부패와의 전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은 부패를 청소할 깨끗함을 원하실 거고, 자연스럽게 저 원희룡을 발견하시게 될 거다.”

-비주류 개혁 보수 이미지가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당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당원들이 정통 보수층인 건 사실이다. 이분들은 소장 개혁파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는 정통 보수인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제가 당 사무총장까지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신뢰는 있고, 아군(我軍)이라는 점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이 필요 없는 믿음직한 우리 편으로 각인된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정통 보수라든지, 특정 지역 출신이라든지, 문재인 정부와 강하게 싸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밀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원희룡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원희룡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하지만 선거에서 정통 보수가 유리하냐 확장성 있는 개혁 보수가 유리하냐에 대해 당원들이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비주류 개혁 보수 이미지는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은 건 정말 믿고 갈 수 있는 리더인지를 보여주는 일인데, 이건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악당들이 판을 치는, 점잖은 모범생으로는 싸워나가기 어려운 이 난세(亂世)에 ‘믿을 수 있는 강한 지도자’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제가 이재명 후보와 싸우는 동안 하루가 다르게 당원들의 인식 전환이 일어나고 있으니, 앞으로 ‘떡상(어떤 수치 등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할 일만 남았다고 본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의뢰하고 <여론조사공정(주)>이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해 19일 발표한 차기 대선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 따르면, 원희룡 후보는 39.9%를 얻어 38.8%에 그친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후보가 이재명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스마트하고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만 있었던 원희룡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보수층이 원하는 ‘강한 리더’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중도층을 잡으면서 정통 보수의 지지도 얻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있다면.

“우선 제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걸 인정받아야 한다. 전략적인 선택을 받아서 함께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 그 다음에 해야 하는 일은 정통 보수의 존재와 자존심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분들의 주장 중에도 진짜 애국심에서 나오는 것, 보다 강한 대여 투쟁에 대한 요구에서 나오는 것들이 있다. 그 충정과 마음을 알아줘야 한다.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과 방법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당신이 나쁘고 어리석고 시대에 뒤떨어져서 그렇다’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원래 사람은 저마다 성격도 가치관도 다른 존재니까,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 어떤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최소한의 존중과 함께 ‘우리는 큰 틀에서의 동지다’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존중과 배려를 기본으로 하고, 그 이상의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중도층도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저 인기를 얻으려고 이때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저때는 저런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저는 그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아서 앞뒤가 다른 변신은 못 한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그런 거짓말에는 속지 않을 거다.”

 

“국가 찬스, 돈이 아닌 기회를 뿌리는 정책”


원희룡 후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켜주기 위한 방안으로 ‘반반주택’을 제안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켜주기 위한 방안으로 ‘반반주택’을 제안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2021년 대한민국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캄캄한 동굴과도 같다. 청년 실업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일자리가 없으니 혼인율과 출산율 하락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어렵사리 취업을 해도, 하늘을 뚫은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은 말 그대로 꿈에 그친다.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 이 어두운 현실을, 원희룡 후보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지 궁금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뭐라고 보나.

“세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벼랑 끝에서 고통 받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회복을 돕고, 그들의 생존 기반을 유지시켜줘야 한다. 또 집 없는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그 어떤 정부도 풀지 못했던 난제인데, 특별한 해결 방안이 있나.

“‘반반주택’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올해의 히트 상품, 최고의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 대표 공약이다. 반반주택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개인이 주택을 구매할 때 국가에서 집값의 반을 대주겠다는 거다. 물론 돈을 그냥 주겠다는 뜻은 아니고, 국가가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다. 만약에 그 집에서 계속 살고 싶으면 평생 거주해도 되고, 돈을 모아서 국가 지분을 인수하면 완전한 자기 주택으로 만들 수도 있다. 집을 팔아서 투자하고 싶으면 재테크의 수단으로 써도 된다.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

원희룡 후보가 내세우는 ‘반반주택’은 주택 구매 시 국가가 집값의 반을 투자해주겠다는 정책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가 내세우는 ‘반반주택’은 주택 구매 시 국가가 집값의 반을 투자해주겠다는 정책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른 주택 공약들은 전부 집을 새로 지어서 나눠주겠다는 거다. 언제 어디에 집을 지을 것이며, 또 돈은 얼마나 많이 드나. 반반주택은 집값의 절반만 자부담을 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데다, 어느 지역에 있는 어떤 주택을 언제 살지에 대한 모든 선택권을 국민이 갖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처럼 직장에서 두세 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 정해진 형태의 주택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가가 집값의 반을 대주는 건 재정적으로 너무 큰 부담 아닌가.

“국가가 1년에 7조 원을 기금으로 넣고 주택 담보로 장기 국채를 발행하면 21조 원을 확보할 수 있다. 21조 원을 2억 원씩 나눠주면 10만 가구에 혜택이 돌아간다. 4억 원짜리 집을 구매하는 10만 가구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거다. 1년에 7조 원이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신도시를 하나 건설하고 임대주택을 짓는 데 몇 십조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그 중에서 7조 원만 반반주택 정책에 쓰면 된다.”

-반반주택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나.

“반반주택은 집값을 잡는 목적이 아니다. 부동산값은 수요와 공급 원리로 잡을 수밖에 없다. 주택 공급을 늘려 시장 전체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병행하면서, 한편으로 집값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무주택자가 집을 살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게 반반주택 공약이다. 지금까지 모든 정권이 집값을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성공한 정권은 한 번도 없었다. 경제 현상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택 공급 확충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 반반주택 정책의 목적이다.”

-집값 안정에 필요한 주택 공급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국민들의 ‘내 집에 살고 싶은 욕구’를 투기로 몰아서 수요를 억제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대참사 수준의 실패로 결론났다. 제가 생각하는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법은 정상적인 금융과 세제 하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우선 안전진단 기준과 최소 30년으로 설정된 재건축 연한을 폐지하고, 재개발을 막는 노후도 기준을 없애 전국적으로 100만 호를 공급하겠다. 그리고 3기 신도시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서 공공택지 125만 호를 공급하고,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신규택지를 발굴해 25만 호를 추가적으로 마련할 거다. 그래야 수도권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

원희룡 후보는 국가 찬스를 통해 ‘부모 찬스’를 갖지 못한 국민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국가 찬스를 통해 ‘부모 찬스’를 갖지 못한 국민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계속 확대할 생각인가.

“당연히 계속 늘려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방법이 잘못됐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 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동탄 임대아파트의 공실률이 지금 30%를 넘는다. 왜 그럴까. 출퇴근에 두세 시간씩 걸리는 곳에 입대주택을 지어놓고 들어가서 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있는 곳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사람들이 들어가 살면서 새벽에 버스라도 타고 출근하는 거지, 일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네에 베드타운을 만들어놓으면 누가 들어가 살겠나.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임대아파트는 오히려 서울 시내에 지어야 한다. 먼 외곽에 임대주택을 지어서 이주시키는 과거 신도시 방식 임대주택 도시 개발은 전면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반반주택을 비롯한 ‘국가 찬스’ 공약이 보수적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국가 찬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대표되는 ‘부모 찬스’, ‘기득권 찬스’를 갖지 못한 국민들에게 국가가 나서서 기회를 드리겠다는 거다.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기회를 뿌리자는 정책이다. 저는 국가가 쓸데없이 시장과 싸우고 기업을 규제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정부만능주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있는 격차와 불공정을 해소하고,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힘을 보태줘야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결과물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도전할 기회를 주면서, 열심히 배우고 일하고 가정을 꾸려 국가 전체 총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건 국가의 역할이다.”

원희룡 후보는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 꼽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희룡 후보는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 꼽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일각에는 원희룡 후보가 제주도에 중국 자본을 끌어들인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이에 대해 해명한다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불을 끈 소방수에게 불 냈다고 하는 꼴이다. 제 전임 도지사 시절이었던 2010년에 외국인 투자 유인책으로 ‘부동산 투자 이민제’가 도입됐는데, 이게 중국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됐다. 그런데 제가 취임하고 나서 보니까, 그 부작용도 상당하더라.

그래서 2014년에 제주지사가 된 직후 우선 ‘땅을 파는 건 안 된다’고 제한을 걸었다. 중국 기업이 짓겠다던, 이미 허가된 56층짜리 건물도 못 짓게 하고 38층으로 낮췄다. 제가 도지사로 취임하기 전에는 연 500명에게 발행되던 투자영주권도 2020년에는 단 두 건으로 줄였다. 사실상 거의 제로를 만든 거다. 오죽하면 중국의 관영 신문인 ‘환구시보’가 ‘제주에 새로 부임한 원희룡 지사는 반(反)중국분자, 원희룡의 정책은 변검(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는 가면술)’이라고 비판했겠나.”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이며, 왜 원희룡이 그에 적합한지 듣고 싶다.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성숙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리더십은 결국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다. 이재명 후보처럼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억압하고 말살하려고 하는 리더십은 우리나라의 재앙이 될 거다. 저는 도의회의 절대 다수가 민주당 출신인 제주도에서 존중할 부분은 존중하되, 꼭 해야 하는 일은 분명한 이유와 방안을 갖고 토론해서 설득해왔다.

또한 망가진 대한민국을 하루빨리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준비된 리더십도 필요하다. 저는 입법, 사법, 행정을 두루 경험했고, 제주도에서는 탄소중립 실현, 제주 상권 활성화, 인공지능활용 스마트학습사업, ‘제주도 온 코딩’ 같은 혁신을 이뤄낸 성과도 있다. 국민 통합의 리더십, 미래를 준비할 비전과 능력을 모두 갖춘 준비된 저 원희룡이 차기 대통령 적임자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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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2021-10-25 18:30:59
너나 잘하세요.

오등봉 산불지킴이 2021-10-26 23:34:08
오등봉민간사업도 설명 좀 잘해주세요~~좀있으면 4강 매치때 나올것 같은데요~

김용주 2021-10-26 15:49:08
방송에서 소리를 너무 지르시는 모습에 좀 놀랐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분노를 느끼게 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