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Li-view] 원희룡, ‘가치주’ 넘어 대권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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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Li-view] 원희룡, ‘가치주’ 넘어 대권 잡을 수 있을까?
  • 정치라이뷰팀
  • 승인 2021.10.24 21: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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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원희룡은 왜 차차기로만 거론될까?
보수 정당에서 선출되기 어려운 배경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1. 차차기 타이틀


‘만년 차차기 설(說) ’

만년 차차기로 불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당 대표 선출에 이어 2등을 차지한 이가 있습니다. 원희룡 최고위원이었습니다. 40대 기수론을 이끌던 그는 ‘젊은 희망’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차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며 대중의 눈에 들었습니다. 2007년 당 대선 경선을 보겠습니다. ‘이명박-박근혜’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때도 붙여진 타이틀이 있습니다. 역시나 ‘차차기’입니다. ‘다음엔 뜨겠지.’ 어느덧 50대가 됐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20여 년 가까이 ‘차차기 대선주자’로 꼽혀오고 있습니다.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합니다. 일찍이 발가락 장애와 가난한 환경에도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그입니다. 전국 학력고사 수석, 서울대 법학 수석, 사법고시 수석이라는 3관왕을 석권했습니다. 공부만 잘한 게 아니라 민주화 운동가로도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검사 시절을 거쳐 정치권 입문 후에는 ‘남경필·정병국’과 함께 소장파를 주도했습니다. 총선과 지방선거 다섯 번 모두 연전연승을 거뒀습니다. 이런 그라, ‘만년 차차기’라는 말 앞에 표정이 어두워질 수도요. 

 

2. 내년 대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어떨까요. ‘원희룡’이라는 이름 석 자가 뜨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당 경선 TV 토론회 주자 중 날카로운 정책 위주의 질문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습니다. 자타 공인 괄목할만한 언변을 자랑하는 중입니다. ‘대장동 일타강사’로는 또 어떻습니까. ‘이재명 저격수’로 부상해 있습니다. 최근 트위터, 뉴스,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야권 대선주자별 트렌드 검색량만 봐도 존재감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열’ 다음으로 높은 빈도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경쟁자들인 ‘윤석열·홍준표·유승민’을 위협하는 중이지요. 

하지만 보수당인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선출될 가능성 보다는 또다시  ‘차차기’ 가능성만 들려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크게 2가지 때문입니다. 

 

3. 보수당 승리 공식 


첫째는 당의 토양적 체질 문제입니다. 

우선 이 점을 보겠습니다. 보수당 불패의 성공 공식 말입니다. 돌아보면 보수당은 중도 유형의 보수를 앞세웠을 때 승리를 거둬왔습니다. 87 체제 이후 개혁보수였던 YS(김영삼)가 나섰으니 승리할 수 있던 것이지요. 

수구 보수로 평가받는 민정계와 손잡았던 이회창 후보 때를 보겠습니다. 연거푸 패하고 말았습니다. 보수의 잃어버린 10년이 펼쳐졌습니다. 97년 대선에서 ‘이인제·박찬종’ 등 중도보수 주자들이 나섰다면 어땠을까요. 역사란 만약이 없다지만, 승산이 있었을 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이후를 보겠습니다. 중도 이미지의 MB(이명박) 때는 손쉽게 이겼습니다. 박근혜 후보 때는 어땠습니까. 중도좌클릭을 했음에도, 수구 이미지가 워낙 강해 어렵사리 이겼습니다. 

장미 대선 때는요? 탄핵 정국 탓도 있지만, 강경한 느낌의 홍준표 후보가 나와 패하고 말았습니다. 대선이 아니더라도,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선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중도 색채의 오세훈 후보가 여유롭게 이겼잖습니까. 

 

4. 토양적 문제 


어떻게 보면 보수당은 전략적으로 이기기 위해 중도보수를 내세워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정권을 잡고 나면 다시 당은 강경보수 토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YS 당선 후 이회창 후보가 뜬 것도, MB가 된 후 박근혜 후보가 주도권을 잡은 것도 그래서 아닙니까? 

원희룡 전 지사가 차기가 아닌 차차기로 머무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수당은 ‘원희룡’ 같은 중도보수 유형을 선거 때마다 활용해 왔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강성 보수가 주류인 형태라 체질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준석 당대표 선출 등 변화가 감지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심은 여전히 강경보수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구 지향적인 토양적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어렵다는 것이지요. 

 

5 영남 패권론


두 번째는 지역주의에 의한 영남 패권론 문제입니다. 

망국적 지역감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영남 패권론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현실은 어떻습니까. 해마다 등장하는 후보를 봅시다. 영남 출신들입니다. 좌우 막론 영남 후보가 대세를 차지해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DJ(김대중)를 제외하면 영남 주자만이 권좌(대권)에 올랐니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모두 영남 후보입니다. 현 이재명 대선후보도 영남이 고향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서 안 됐잖습니까. 결국, 영남 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전통적 분석이 파다합니다.

국민의힘은 어떻습니까. 이회창 후보 때를 제외하면 영남 후보들이 독식해왔습니다. 민주당이야 전통 기반인 호남에서 전략적 판단으로 영남 후보를 내민 거라지만, 국민의힘은 고질적 답습만 거듭할 뿐입니다. 비영남 주자를 밀어 스펙트럼을 넓혀 이기려는 셈법이 필요한데도 말입니다. 

이번에 ‘윤석열(서울·충청)’ 혹은 ‘원희룡(제주)’ 등 비영남주자에서 후보가 된다면 그 자체로 변화일 것입니다.

 

6. 인물론 면에서


왜 가치주로만 머무는가. 한계론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수석 이미지가 갖는 한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회창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엘리트 이미지가 컸던 그는 ‘김대중·노무현’과 같은 고졸 출신의 대중정치인에게 패했습니다.

원 전 지사와 이회창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정치권의 대표 수재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습니다. 가뜩이나 수재들이 넘쳐나는 보수 야권입니다. 기존 이미지로 국민을 사로잡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이재명식 기본시리즈’ 등 프레임에 강한 여권과 달리 대중에 확 어필될 어젠다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7. 가치주 넘어 대권을 잡으려면?


원 전 지사가 가치주에 머물지 않고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되려면, 그가 직접 나서서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 후 적자 정치인임을 표방해야 합니다. 

왜 원 전 지사만이 그게 가능할까요? 원 전 지사는 중도보수이자 개혁을 상징하는 정치인입니다. 앞서 얘기한 국민의힘 승리공식에 다가선 정치인입니다. 또한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인사입니다. 당 내부적으로는 탄핵에 자유로운 그입니다. 통합의 적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보수 진영을 대변할 정치인으로 부각 될 가능성, 있을까요?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들의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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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21-10-24 22:44:41
기사 내용에 300%  공감합니다. 원희룡은 정치인생 21년동안 탈 지역주의+탈 계파주의+탈 팬덤정치 노선을 일관되게 걸어왔습니다. 반세기 이상 지속된 한국정치의 병폐현상을 근절하고, 진짜로 '새정치' 하려면 '개혁보수' 차량을 실제로 운전할 역량과 자질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한데요. 현 야권에서는 원희룡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유승민은 결국 '개혁보수' 차량을 운전할 역량, 자질이 안 됬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원희룡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대통령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전북도민 2021-10-24 22:37:45
오랜만에 좋은 분석 기사 잘 보고 갑니다
되기만 하면 원희룡이 제일 잘할 것 같은데

정치도사 2021-10-24 22:11:37
원희룡이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된다는 건 당의 체질과 지역주의가 극복되는 것으로 백년 집권이 가능하다는 뜻이다.